[인포스탁데일리=박상철 기자] 12일 국내 증시는 오전장에서 대외 변수와 정책·산업 모멘텀에 따라 테마별 차별화 장세를 보이고 있다. 인프라 조기 투자 기대감과 지정학적 공급망 반사이익이 부각된 섹터가 상승세를 주도하는 반면, 글로벌 빅테크 실적 논란에 따른 AI 과열 우려와 위성 통신의 시장 잠식 우려가 겹친 업종은 하락세를 면치 못하며 테마 간 명암이 교차하고 있다.
상승세를 주도하는 대표적인 테마는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속도전 강조에 반응한 시멘트, 레미콘, 중소형 건설주 및 지역 기반 기업들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9일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및 SK하이닉스 경영진과 광주 군공항 현장을 찾아 부지 여건과 전력·용수 등 기반시설 준비 상황을 점검했다. 팹이 들어설 군공항 내 탄약고 이전 부지를 확인한 최 회장은 "가장 빠른 속도로 최대한 짓겠다"며 용수와 전력이 늦어지더라도 타이밍을 맞출 수 있다면 먼저 착공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아울러 "땅이 더 있고 수요가 더 있다면 이쪽이 더 커질 것도 충분히 예상한다"며 향후 수요에 따른 규모 확대 가능성도 강조했다. 최 회장은 11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제38회 상하이시 시장 국제기업가 자문회의에서도 공격적 증설 필요성을 재차 피력했다. 이에 서산, 강동씨앤엘, 금호건설, 남화토건, HC보광산업, 삼표시멘트 등 시멘트·레미콘 및 건설 중소형주가 상승했고, 광주·전남 지역 기업인 금호전기와 광주신세계도 동반 상승세를 나타냈다.
해운 테마 역시 중동발 불안에 따른 고운임 장기화 전망 속에 강세를 기록 중이다. 대신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호르무즈 해협이 전장화되며 물류 기능을 상실한 가운데 원유는 공급망 다변화가 가장 취약한 에너지원이라고 짚었다. 글로벌 원유 물동량은 이전 수준을 회복하고 있으나, 아덴만과 바브엘만데브 통행 차질로 오만만 환적 수요가 늘면서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운임은 분쟁 초기보다 가파르게 상승해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중동 불안이 미국과 브라질 등 대체 공급망의 수출 증가와 톤마일 확대로 이어져 탱커 운임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진단했다. 특히 VLCC 숏티지로 높은 운임의 장기계약을 체결하고 신규 인도 선박 2척의 계약 성사가 기대되는 팬오션을 최선호주로 유지했다. 아울러 AI 산업화에 따른 에너지 수요 급증, 기존 공급 부족, 지정학적 쇼크가 맞물려 해운업이 '빅 사이클' 초입에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이에 증권정보기업 인포스탁에 따르면 오전 11시 20분 기준 STX그린로지스, 팬오션, HMM, 흥아해운, 대한해운 등이 포함된 해운 테마 지수는 4.77%의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반면 하락 테마의 중심에는 AI 과열론이 부각된 반도체 및 부품주가 자리 잡았다. 오픈AI의 연환산매출(ARR)이 알려진 것보다 200억 달러 적은 500억 달러(약 67조 1,000억 원)로 전해지며 과열 우려가 확산됐다. 지난 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는 오픈AI 내부 문서를 인용해 지난달 말 기준 ARR가 시장 예상치인 700억 달러보다 29% 낮은 500억 달러 수준이라고 보도했고 엔비디아(-2.9%) 등 주요 기술주가 하락했다. 9일 블룸버그통신이 올 연말 700억 달러 달성 전망을 전하며 불안감이 일부 완화되기는 했으나 과열 논란을 잠재우지는 못했다.
여기에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가 11일(현지시간) SNS 글을 통해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신뢰 체계를 재검토해야 할 때"라며 AI 통제 시스템 구축과 정보 제공·통제권 분리를 제안한 점도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이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심텍, 리노공업, LG이노텍, 삼성전기, 한미반도체 등이 하락세를 기록 중이다. 증권정보기업 인포스탁에 따르면 오전 11시 20분 기준 반도체 기판 테마 지수는 -4.29%, 시스템 반도체 테마 지수는 -4.00%, HBM 테마 지수는 -3.81%, 반도체 장비 테마 지수는 -3.24%를 기록하고 있다. 관세청이 발표한 10월 1~10일 수출 통계에서 반도체 수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70.9% 급증한 121억 9,800만 달러를 기록하고 수출 비중도 46.7%로 상승했음에도 글로벌 기술주 조정세를 거스르지 못했다.
통신 테마도 미국발 통신주 급락의 여파로 약세를 보였다. 스페이스X가 미국 투자회사 그레인매니지먼트로부터 800MHz 대역 전국 저대역 무선 주파수 면허 전체를 인수하며 일상 무선 통신 시장 침범 우려가 커진 영향이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인수 대금은 80억 달러(약 10조 8,000억 원)에 달한다. 이에 미국 증시에서 AT&T(-9.81%)와 버라이즌(-8.75%)이 급락했고, 국내 시장에서도 SK텔레콤과 KT가 5~6% 내외로 하락하는 등 통신주가 하방 압력을 받았다.
박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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