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8만 외국인 지갑 잡아라…카뱅, ‘5분 통장’으로 승부수
매일경제-경제 · 2026-10-12 10:55
· #금융
아직 AI 요약이 생성되지 않았습니다.
포스팅 원고
없음
체크카드·해외송금까지 앱 하나로
내년 예적금·대출비교 확대키로
카카오뱅크가 국내 거주 외국인을 대상으로 비대면 계좌 개설부터 체크카드 발급, 해외송금까지 이용할 수 있는 종합 금융서비스를 출시했다. 영업점 방문 없이 모바일에서 약 5분 만에 통장을 개설할 수 있도록 하고, 국내 고객에게 제공하던 금융 혜택도 외국인으로 확대한다. 국내 체류 외국인이 278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인터넷전문은행의 고객 확보 경쟁도 외국인 시장으로 확대되는 모습이다.
카카오뱅크는 12일 ‘외국인 서비스 프레스톡’을 열고 외국인통장과 프렌즈 체크카드, 해외송금, 다국어 금융서비스 등을 선보였다고 밝혔다. 약 2800만명에 달하는 기존 국내 고객에게 제공해 온 비대면 금융서비스를 외국인 고객의 이용 환경에 맞춰 확장한 것이 특징이다.
외국인 금융시장은 국내 체류 인구 증가와 함께 빠르게 커지고 있다.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국내 체류 외국인은 278만3247명으로 전년보다 5.0% 증가했다. 이 가운데 90일을 초과해 머무는 장기체류 외국인은 215만9052명에 달한다. 국내 외국인 유학생도 30만8838명으로 전년 대비 17.1% 늘었다. 외국인 근로자와 유학생을 중심으로 계좌 개설과 급여 관리, 본국 송금 등 일상적인 금융 수요가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카카오뱅크의 외국인통장은 중국과 베트남 등 전 세계 200여 개 국적의 만 19세 이상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다. 계좌 개설 전 과정을 챗봇 방식으로 구현해 추가 심사가 필요하지 않으면 약 5분 만에 통장을 만들 수 있다. 재직증명서와 급여명세서 등 필요한 서류도 앱에서 제출할 수 있도록 했다.
본인 확인에는 외국인 전용 셀카 인증과 공공 마이데이터를 활용한다. 이름과 국적, 주소 등 정보를 입력하는 절차를 간소화하고 해외납세의무 확인이나 추가 심사가 필요한 경우에도 앱에서 진행 상황을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모든 외국인이 5분 안에 계좌를 개설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신원 확인과 심사 결과에 따라 개설 시간이 달라질 수 있다.
금융 혜택은 국내 고객과 동일하게 제공한다. 이체와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이용 수수료를 조건 없이 면제하고, 모임통장과 파킹통장인 세이프박스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외국인통장은 1인당 최대 2개까지 개설할 수 있다. 비자 연장 등에 필요한 잔액증명서와 거래내역서도 모바일에서 발급받을 수 있으며, 원화 잔액을 9개 외국 통화로 환산해 보여주는 기능도 제공한다.
외국인 고객에게는 프렌즈 체크카드도 발급한다. 우선 국내 전용 카드로 서비스를 시작하고 연말에는 해외 결제가 가능한 체크카드를 추가할 계획이다. 기존 국내 고객과 동일한 캐시백 혜택을 제공하고 신한카드와 제휴한 신용카드 신청 및 신용카드 혜택 비교 서비스도 지원한다.
해외송금은 핀테크 업체 한패스와 제휴했다. 약 200개국, 50여 개 통화로 송금할 수 있으며 미국과 중국 등 주요 국가의 송금 수수료는 무료다. 고객은 별도 앱으로 이동하지 않고 카카오뱅크 앱 안에서 한패스 회원가입 등을 거쳐 해외송금을 이용할 수 있다. 해외에서 송금받는 경우에는 카카오뱅크가 직접 서비스를 제공하며 수취수수료를 전액 면제한다.
언어 장벽도 낮췄다. 앱의 상품 가입과 고객 문의 화면 등에 인공지능(AI) 번역을 적용해 영어와 중국어, 베트남어를 지원한다. 영어 상담과 외국인 전용 안면인증, 체류기간 관리 기능도 마련했다. 카카오뱅크 AI를 활용한 검색과 이체, 스미싱 문자 확인 및 명의도용 예방 서비스도 외국인 고객이 이용할 수 있다.
은행권의 외국인 고객 확보 경쟁은 이미 본격화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외국인 전용 모바일뱅킹 앱 ‘SOL 글로벌’을 개편해 16개 언어를 지원하고 계좌 개설과 대출 등 비대면 금융 기능을 강화했다. 하나은행도 외국인 전용 앱 ‘하나EZ’를 금융·생활 통합 플랫폼으로 개편한 데 이어 올해 해외송금과 각종 증명서 발급, 공과금 납부 등의 기능을 확대했다.
카카오뱅크는 별도 외국인 전용 앱 대신 기존 앱에서 계좌와 카드, 해외송금, AI 서비스 등을 연계해 이용 편의성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외국인 고객을 대상으로 한 금융상품도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내년에는 예적금과 오픈뱅킹, 대출비교 서비스를 추가하고 지원 언어를 7개로 늘릴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방한 외국인과 재외국민까지 고객군을 확대할 방침이다.
배정호 카카오뱅크 외국인고객캠프장은 “국내 고객이 누려온 편리한 금융과 혜택을 외국인 고객에게도 동일하게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며 “앞으로도 상품 포트폴리오를 꾸준히 확장하며 외국인이 가장 많이 찾는 금융 플랫폼이 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