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어질 만큼 떨어졌죠? 주워보겠습니다”…14조 팔고 돌아온 개미들
매일경제-증권 · 2026-10-08 06:10
· #반도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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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주 매수 종료 공백 메울지 주목
서학개미도 반도체주 중심 매수세
지난달 국내 증시에서 거센 매도세를 이어가던 개인투자자들이 최근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순매수세로 돌아설 조짐이다. 반도체 기업 실적 공개 시즌을 앞두고 실적 기대감에 기반해 투자심리가 되살아날지 관심이 쏠린다. 서학개미들 역시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주식 매수세를 강화하는 모습이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이 이달 들어 코스피에서 1052억원어치를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까지 순매수 규모는 미미하지만 지난달 총 14조1970억원을 팔아치운 것과 대비할 때 변화 조짐이 엿보인다.
반도체 ‘팔자’ 행진도 일단 숨 고르기에 들어간 양상이다. 같은 기간 개인은 삼성전자를 5376억원어치 팔아치웠다.
하지만 분기 배당 기준일을 앞두고 9월 마지막 주에 유입됐던 3조원대 순매수 자금 중 상당 금액이 배당락 이후에도 투자 잔류한 것으로 분석된다. SK하이닉스는 최근 일주일 새 1396억원 순매수에 나섰다.
서학개미 역시 반도체 섹터를 중심으로 미국 증시 귀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6일까지 미국 증시에는 서학개미 자금 7억2385만달러(약 9700억원)가 순유입됐다. 지난 9월 한 달 전체 순유입액인 10억127만달러의 70%가 넘는 자금이 일주일도 안 돼 들어온 것이다.
뉴욕 증시의 신고가 랠리 속에 국내 투자자의 미 주식 보유액도 4개월 만에 2000억달러를 재돌파했다. 지난 5일 기준 미국 주식 보관 금액은 2002억257만달러(약 268조3000억원)로 집계됐다.
서학개미의 미 주식 보유 금액이 2000억달러 선을 회복한 것은 지난 6월 초 이후 처음이다. 올 2분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쏠림 속 주춤했던 미 증시 투자가 되살아난 가운데 기술주 중심의 주가 상승이 더해진 영향이다.
이달 서학개미들의 미 증시 귀환과 함께 반도체 매수 전환도 돋보였다. 특히 고공행진 중인 인공지능(AI) 가속기 관련주보다는 낙폭이 컸던 메모리 반도체로의 저가 매수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달 1~6일 국내 투자자들은 낸드 플래시 전문 기업 샌디스크를 4309만달러(약 580억원)어치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1억839만달러를 순매도하며 차익 실현에 나섰던 것과 대비되는 흐름이다. 지난달 말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발표한 마이크론 역시 전달 1189만달러 순매도에서 이달 일주일 새 2168만달러 순매수로 돌아섰다.
같은 기간 서학개미들은 인텔 또한 2577만달러어치 사들이며 매수세로 전환했다. 브로드컴은 일주일 새 1037만달러어치 순매수하며 전달 대비 자금 유입세가 빨라졌다.
반면 연일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우며 독주한 AI 가속기 대장주 엔비디아에는 차익 실현 매물이 집중됐다. 국내 투자자들은 엔비디아 주식을 이달 들어서만 2580만달러어치 순매도하며 지난달에 이어 매도세를 유지했다.
반도체 투자심리가 일부 되살아난 배경에는 AI 인프라스트럭처 투자 지속에 대한 안도감이 있다. 9월 지속된 고금리 장기화 우려 속에서도 빅테크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설비투자(CAPEX) 축소 조짐이 나타나지 않으면서다.
이에 최근 엔비디아와 AMD 등 AI 가속기 팹리스 양강을 필두로 가파른 안도 랠리가 전개되면서 뉴욕 증시 신고가 경신 행렬이 이어졌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10월 중순으로 예상되는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 종료 후 국내 증시에 수급 공백 우려가 있지만 현실화될 가능성은 낮다”며 “최근 국내 물가 상승률을 감안할 때 예금의 절대적인 매력이 높지 않고 원화가치가 견고해 해외 주식형에 대한 선호도가 약해질 가능성도 있는 만큼 국내 주식 자산에 대한 매력이 남아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