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 원문 보기 ↗

[목대균의 글로벌 인사이트] '대답' 잘하는 AI는 기본 … 이젠 업무 '위임' 받는 AI로 승부

매일경제-증권 · 2026-10-07 17:15 · #반도체

이 기사를 내 블로그에 포스팅하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아직 AI 요약이 생성되지 않았습니다.

포스팅 원고

없음

📄 원문 전문
쇼핑·결제 AI가 처리 검색→클릭 시대 끝나 기술보다 신뢰가 중요 검색→클릭 시대 끝나 기술보다 신뢰가 중요 생성형 AI는 질문에 답했다. 에이전틱 AI는 한 걸음 더 간다. 목표를 이해하고 일을 쪼갠 뒤 여러 서비스를 오가며 직접 처리하고, 중요한 결정 앞에서는 사용자의 승인을 다시 받는다. 상거래에서 변화는 더 선명하다. 월마트의 쇼핑 에이전트 '스파키'를 쓰는 고객은 평균 주문 금액이 약 40% 높다. 네이버 AI 쇼핑 에이전트도 3월 베타 출시 후 반년 새 이용자가 약 5배, 거래액이 약 4배로 늘었다. 그 중 40%는 사양을 따져야 하는 디지털·가전이었다. 더 큰 변화는 인터넷 경제의 구조에 있다. 지금까지 소비자는 검색창에 단어를 넣고 광고와 상품 목록을 하나하나 눌러본 뒤 결제했다. 에이전트가 끼어들면 "내일까지 도착하는 15만원 이하 러닝화를 찾아줘"라는 한마디로 비교와 구매가 끝난다. 돈은 방문자를 많이 모은 쪽보다 소비자의 속내를 먼저 읽는 쪽으로 몰린다. 아마존과 쇼피파이는 정반대 길을 택했다. 아마존은 뮤즈의 접속을 막았고, 쇼피파이는 뮤즈 안에서 결제까지 끝낼 수 있게 했다. 고객이 AI 안에서 고르고 사면 아마존은 검색기록도 광고 수익도 잃은 채 납품처로 밀려날 수 있다. 손님을 직접 끌기 어려운 쇼피파이 판매자에게 AI는 새 판로다. 승부는 소비자가 쇼핑 앱과 AI 중 무엇을 먼저 여느냐에 달렸다. 광고는 사라지지 않고 무대를 옮긴다. 검색창 맨 위를 다투던 경쟁은 AI 추천 목록에 이름을 올리려는 경쟁이 된다. 검색엔진이 걷던 통행료를 이제는 AI가 추천 노출비와 거래 수수료라는 이름으로 걷는다. 물론 속도는 거래마다 다르다. 생필품은 빠르고, 취향을 타는 옷이나 실수의 대가가 큰 여행은 느리다. 장보기와 신혼여행 예약을 AI에 맡기는 일은 같지 않다. 월가에서는 미국 소비지출 가운데 에이전트가 먼저 파고들 영역을 약 2조6000억달러로 추산한다. 기술은 빨라도 습관은 느리다. 병목은 '능력'보다 '신뢰'다. 챗봇은 틀리면 다시 물으면 되지만, AI가 엉뚱한 상품을 사거나 잘못된 계좌로 돈을 보내면 손실이 생긴다. 보안 질문도 "기계인가"에서 "사용자가 권한을 준 기계인가"로 바뀐다. 비자와 마스터카드가 신원을 검증하는 인프라를 서둘러 까는 이유다. AI 투자의 손익계산서도 에이전트에 달려 있다. 요즘 투자자들을 만나면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데이터센터로 얼마를 버느냐다. 월가의 한 계산에 따르면 미국 6대 하이퍼스케일러가 2026~2027년 투자한 AI 설비로 연 15%의 수익률을 내려면 2028~2030년 누적 약 1조4200억달러의 매출이 필요하다. 에이전트는 두 갈래로 이 매출을 만든다. 여러 단계로 일하는 에이전트는 챗봇보다 연산을 훨씬 많이 쓰고, 그만큼 데이터센터 사용료가 쌓인다. 여기에 물건이 팔릴 때마다 거래 수수료가 붙는다. 국내 움직임도 빨라졌다. 삼성전자는 지난 9월 30일 AI 포럼에서 에이전틱 AI와 피지컬 AI를 전면에 올렸다. 카카오페이는 AI가 정해진 한도 안에서 스스로 결제하는 기술을 실증했고, 네이버는 연내 쇼핑 에이전트에 결제 기능을 시범 도입한다. 경험 많은 투자자라면 모델의 크기보다 소비자의 주문이 어디에서 시작되고 결제가 어디에서 끝나는지를 먼저 본다. 인터넷의 희소 자원은 오랫동안 '클릭'이었다. 에이전틱 AI 시대의 희소 자원은 '위임'이다. 사용자가 "이 일을 대신해도 된다"고 권한을 넘기는 순간, AI는 경제활동의 대리인이 된다. 다음 AI 경쟁의 승부처는 누가 더 그럴듯한 답을 내놓느냐에만 있지 않다. 누가 소비자의 의도를 이해하고 신뢰를 얻어 마지막 행동까지 완결하느냐에 있다. [목대균 KCGI자산운용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