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포스탁데일리=박상철 기자] 6일 오전 국내 주식시장에서 글로벌 인공지능(AI) 산업 확산에 따른 반도체 설비 대규모 증설 기대감이 커지며, 관련 소재·부품·장비(소부장) 및 외주반도체패키지테스트(OSAT), 인쇄회로기판(PCB) 업종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집중되고 있다. 이 같은 테마 형성과 투자 심리 개선은 지난밤 미국 증시에서 확인된 기술주 중심의 강세 흐름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현지시간 5일 미국 증시에서 AI 랠리를 주도하는 대장주 엔비디아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12% 상승한 238.90달러를 기록해 사흘 연속 사상 최고 종가를 경신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가 1.05%,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0.27% 각각 오르며 글로벌 반도체 생태계 전반의 긍정적 기류가 국내 시장에도 전달된 모습이다.
국내외 주요 반도체 제조사들의 대대적인 인프라 투자가 점차 가시화되면서 반도체 장비 시장의 중장기 성장 전망치 역시 상향 조정되는 국면이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의 2027년 상반기 자본적 지출(CapEx) 규모는 약 250억 달러 수준으로 예상된다. 이는 2026년 연간 투자 추정액인 274억 달러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이를 연간 기준으로 환산하면 2027년 한 해에만 500억 달러를 초과하는 대규모 자금 집행이 이뤄지는 셈이다. 하나증권은 이처럼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의 생산 라인 증설 경쟁이 본격화함에 따라, 2027년 장비 시장의 전반적인 전망치 역시 꾸준히 상향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국내 주요 메모리 업체들 또한 신규 공장 건립과 투자를 본격화할 예정인 만큼, 반도체 전·후공정 장비 업체 모두에게 실적 개선 모멘텀이 발생해 관련 투자 아이디어가 유효한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반도체 조립과 검사를 수행하는 후공정 외주 기업인 외주반도체패키지테스트(OSAT) 업종의 약진도 눈에 띈다.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지난 9월 한 달간 OSAT 기업들의 주가 상승세가 가팔랐으며, 그중에서도 메모리 OSAT 분야의 오름세가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주가 강세의 핵심 배경으로는 국내 종합반도체기업(IDM)의 메모리 생산량 증가에 따른 구조적 낙수효과를 꼽았다. 칩 제조사들의 반도체 생산량이 급증하면서 메모리 OSAT 업체로 배정되는 외주 물량이 우선적으로 확대되는 등 실물 지표의 변화가 주가에 선반영됐다는 분석이다. 나아가 향후 국내 OSAT 기업들의 실적은 IDM의 지속적인 외주 물량 증가 기조와 더불어, 업계 전반의 생산 능력 부족에 따른 추가 수주 기회가 견인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인공지능 산업의 팽창이 고성능 반도체 수요 폭발로 직결되면서 고부가가치 반도체 기판이 AI 시대의 핵심 부품으로 부각되고 있다. 관세청 수출입 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국내 인쇄회로기판(PCB) 누적 수출액은 35억 6300만 달러(약 4조 8100억 원)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4.4% 증가한 수치로, 현재 추세를 고려하면 올해 연간 기판 수출액은 역대 최대치인 2022년의 59억 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다. 이번 통계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수출 물량과 금액 증가 폭 사이의 뚜렷한 차이다. 동 기간 PCB 수출 물량은 작년 1만 1206톤에서 올해 1만 1411톤으로 1.8% 늘어나는 데 그쳤다. 물리적인 수출 물량이 크게 늘지 않았음에도 수출 금액이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한 것은 단가가 비싼 고부가 기판 제품군의 판매량이 집중적으로 증가했음을 의미한다. 여기에 고성능 칩 수요 증가에 따른 기판 가격 자체의 상승효과 역시 수출액 팽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기술주 강세와 반도체 업체의 대규모 증설 본격화, 외주 물량 확대, 고부가 기판 수요 급증 등 호재가 맞물리면서 6일 오전장 관련 테마는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증권정보 기업 인포스탁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30분 기준 반도체 기판 테마 지수는 5.88%, PCB 테마 지수는 2.81% 각각 상승 흐름을 탔다. 반면, 이 같은 소부장 테마의 강세와는 대조적으로 실제 반도체 완제품을 생산하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등이 포함된 반도체 대표주(생산) 테마 지수는 2.12% 하락세를 기록 중이다.
박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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