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절 엄두 안 나서 가지고 있었는데”…코스닥, 반도체 소부장 타고 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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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본 대신 전수검사 수요 늘어
후공정 기업 주가 한달새 두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장주가 숨 고르기에 들어간 사이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종목에는 온기가 퍼지고 있다. 특히 테스트 수요가 늘어난 후공정 기업들이 주목받는 분위기다. 이에 힘입어 코스닥지수도 2일 석 달 만에 장중 900선을 회복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SFA반도체(94%)와 엑시콘(89.2%) 주가는 각각 두 배 가까이 올랐다. 이들은 메모리 후공정 외주(OSAT)·테스트 장비 업체로 후공정 시장이 성장할 때 직접적으로 수혜를 받는 업종으로 꼽힌다. 하나마이크론과 두산테스나 등 패키징·테스트 업체 주가도 30% 넘게 올랐다.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도 같은 기간 ‘SOL AI반도체소부장’(10.93%), ‘SOL 반도체후공정’(10.03%) 등이 수익률 상위권에 자리를 잡았다.
반도체 후공정 기업들이 주목받는 배경에는 테스트 수요 증가가 있다. 반도체 공정에서 테스트는 완성된 반도체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최종적으로 불량을 걸러내는 공정이다. 최근 인공지능(AI) 반도체와 고대역폭메모리(HBM) 가격이 치솟으면서 그만큼 해당 공정의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다.
김서영 한화자산운용 부장은 “일부만 골라서 확인하던 표본검사 대신 전수검사 수요가 늘고 장비도 고도화되고 있다”며 “칩 가격이 상승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비싼 AI 칩일수록 꼼꼼히 검사해 수율을 끌어올리는 편이 제조사에도 이득이 된다.
박준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AI 반도체 투자 확대와 함께 후공정이 설비투자 사이클의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HBM 생산에 집중하면서 범용 D램 후공정을 외부에 맡기는 사례도 늘어 OSAT 업체들로 낙수효과가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기업별 실적을 따지는 ‘옥석 가리기’ 작업은 더 중요해질 전망이다.
김기범 우리자산운용 ETF팀장은 “과거처럼 전공정 투자가 먼저 진행되고 후공정이 뒤따르는 구조라기보다 패키징과 테스트의 중요성도 함께 커지는 흐름”이라면서도 “같은 소부장 내에서도 실제 수주나 실적 가시성 등에 따라 주가 차별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밀했다.
실제로 수주가 몰린 장비·후공정 기업과 달리 소재 업체들은 상승장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됐다. 조상현 현대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지금처럼 반도체 공급이 부족한 국면에서는 생산량을 무턱대고 확대할 수 없어 소재 수요가 크게 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소부장 강세 속에 코스닥지수는 이날 장중 903.81까지 오르며 900선을 넘어섰다. 오후 들어 상승폭을 줄이면서 893.29에 장을 마쳤지만 지난 7월 30일 644.78까지 밀린 뒤 두 달여 만에 40% 가까이 반등한 셈이다. 다만 조 본부장은 “코스피 대형주가 다시 오르면 코스닥에 있던 자금이 코스피로 돌아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수급 변화에 따라 주가 변동성이 높아질 수 있는 만큼 추격 매수에는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