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금융주인데 왜 우리만 이러죠”…은행·보험 뛸 때 증권 울상인 이유
매일경제-증권 · 2026-09-30 15:30
· #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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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대금 급감·금리 상승에 실적 부담
주가 조정에 배당 매력↑…낙폭 줄어드나
은행·보험 등 금융주가 증시 변동성 확대에도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증권주만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증시 활황의 대표적인 수혜주로 꼽히며 상반기 가파르게 올랐던 증권주가 하반기 들어 힘을 잃자 그 배경과 향후 전망에 투자자들의 이목이 쏠린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증시 변동성이 본격적으로 확대된 지난 7월 이후 금융주 내 업종별 희비가 뚜렷하게 엇갈렸다.
지난 7월 1일부터 전날인 29일까지 코스피는 17.32% 하락했다. 같은 기간 증권지수는 21.31% 떨어지며 코스피보다도 낙폭이 3.99%포인트(p) 컸다.
반면 은행지수는 같은 기간 13.18%, 보험지수는 12.30% 각각 상승하며 증권지수와 두드러지는 대조를 보였다. 코스피 대비 초과수익률은 은행이 30.50%p, 보험이 29.62%p에 달했다.
특히 증권주는 상반기와 하반기의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졌다. 증권지수는 지난 1월 2일 1567.81에서 6월 30일 2183.66까지 약 39.3% 상승했다. 그러나 지난 7월 1일 2234.55를 기록한 뒤 방향을 틀어 3개월 만에 상승분 상당 부분을 반납했다.
같은 금융주로 묶이지만 주가 흐름이 정반대로 갈린 배경에는 업종별 실적 구조 차이가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금리 상승과 주주환원 확대가 은행·보험주의 주가를 떠받치는 사이 증권주는 거래대금 감소와 운용손익 악화 우려에 직면하고 있어서다.
특히 증권주에 직격탄이 요인으로 빠르게 줄어든 ‘거래대금’이 거론된다.
국내 증시 일평균 거래대금은 지난해 4분기 45조3000억원에서 올해 1분기 84조4000억원, 2분기 118조1000억원까지 급증했다. 그러나 하반기 들어서는 7월 99조5000억원, 8월 67조2000억원에 이어 이달 23일까지 56조9000억원으로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2분기와 비교하면 절반 이하로 쪼그라든 셈이다.
이에 주가지수가 높은 수준에 머물더라도 투자자들이 실제 주식을 사고파는 규모가 줄어들면 증권사의 실적에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단 평이 나온다. 주식 거래 때마다 받는 위탁매매 수수료가 증권사의 핵심 수익원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이다.
특히 상반기에는 거래대금 급증에 힘입어 브로커리지 수익이 크게 늘었던 만큼 하반기로 갈수록 역기저 부담도 커지고 있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 상승과 거래대금 감소 등 비우호적인 영업환경이 3분기 실적에 본격 반영되면서 올해 증권업 실적이 ‘상고하저’ 흐름을 나타낼 것”이라고 진단했다.
시장금리 상승도 은행주와 증권주의 희비를 가른 주요인으로 꼽힌다.
은행은 시장금리가 상승하면 일정 시차를 두고 대출금리 등에 반영되면서 순이자마진(NIM)이 개선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진다. 여기에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주환원 확대 기대까지 더해지면서 변동성 장세에서 상대적인 방어력을 나타내고 있다.
반면 증권사에는 금리 상승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시장금리가 오르면 기존에 보유한 채권 가격이 하락하기 때문에 채권 운용 규모가 큰 증권사를 중심으로 평가손실이나 운용수익 감소 가능성이 커진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금리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이 다시 개선될 가능성이 있고, 유가증권 평가이익 감소나 자산건전성 우려보다 아직은 NIM 개선 기대가 더 크게 작용할 것”이라면서 “금리의 방향과 은행주 주가가 추세적으로 비슷한 흐름을 보여왔다는 점에서 금리 상승 위험이 은행주의 방어주 매력을 부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최근의 증권주 부진을 놓고 추가 하락만을 점치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오히려 3분기 실적 악화 우려가 주가에 상당 부분 선반영됐다는 진단이다.
주가 조정으로 밸류에이션과 배당 매력이 높아졌다는 점도 하방을 지지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증권업종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9배 수준까지 낮아졌으며 국내 주요 5개 증권사의 올해 예상 배당수익률은 2.0~7.1% 수준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가에선 삼성증권 7.1%, 한국금융지주와 키움증권이 각각 7.0%, 대신증권 4.6%, 미래에셋증권 2.0%로 추정하고 있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상과 환율 등 주요 거시경제 우려 역시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됐다”면서 “상반기 급등 이후 이어지던 증권주 약세는 이달부터 점차 진정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