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로봇 데이터엔 더 큰 보상”…액시스 로보틱스, 한국서 피지컬AI 협력 모색
매일경제-증권 · 2026-09-30 14:25
· #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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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학습 데이터 크라우드소싱
데이터 품질 따라 보상 차등화
韓 자동차·전자업계 협력 모색
“로봇 연구자들이 지금까지 고집한 완벽한 학습 데이터만으로는 피지컬 AI(Physical AI)의 대규모 확장이 불가능합니다. 소음(노이즈)이 낀 크라우드소싱된 데이터와 실패 사례가 오히려 핵심입니다.”
크리스 펑 액시스 로보틱스(Axis Robotics)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8일 매일경제와 만나 피지컬 인공지능(AI)의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자원으로 ‘로봇 학습 데이터’를 꼽았다.
거대언어모델(LLM)이 인터넷에 축적된 텍스트와 이미지로 성장했다면 현실 세계에서 물건을 집고 옮기며 움직이는 로봇은 다양한 물리적 상호작용 데이터를 필요로 한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휴머노이드와 범용 조작 로봇 상용화의 가장 큰 난제로 꼽히는 것이 바로 훈련용 데이터의 극심한 부족이다.
기존 로봇 학습 파이프라인은 연구소나 개별 기업이 고가의 특수 장비와 전문 작업자를 동원해 폐쇄적으로 데이터를 수집하는 방식에 머물러 있었다.
펑 CEO가 내놓은 해법은 로봇 연구실을 넘어 일반 이용자까지 데이터 생산에 참여시키는 것이었다. 액시스가 구축한 AXIS 플랫폼에서는 전문 장비 없이 일반 PC의 웹브라우저에서 마우스나 키보드 등으로 가상의 로봇팔을 게임처럼 조작할 수 있다. 이용자가 물건을 집고 옮기고 쌓는 과정 자체가 로봇의 학습 데이터로 바뀌는 구조다.
그는 “글로벌 이용자가 단순한 관찰자가 아니라 직접 참여자가 되도록 만들었다”며 “작업 생성부터 데이터 수집, 모델 훈련과 반복 개선까지 전체 과정을 진입 장벽이 최대한 낮도록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액시스가 지난 7월 공개한 연구에 따르면 AXIS 데이터셋은 프랑카 리서치3 로봇팔을 기반으로 207개 작업과 5만건 이상의 인간 조작 궤적을 확보했다. 물건 집어 옮기기, 쌓기, 밀기, 붓기, 도구 사용 등 다양한 작업을 포함했다.
일반 대중이 생산한 크라우드소싱 데이터는 필연적으로 작업자의 숙련도 차이와 잡음(노이즈)을 포함할 수밖에 없다.
펑 CEO는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은 데이터를 모았느냐보다 모델 성능 향상에 실제로 기여할 수 있도록 데이터를 가공하고 선별하는 능력”이라며 “수집된 데이터에 자체 스코어링 시스템을 적용해 기준에 미달하는 데이터를 걸러내고, 내부적인 품질 관리 파이프라인을 가동한다”고 설명했다.
정제된 데이터의 가치를 검증하는 프로세스도 운영하고 있다. 펑 CEO는 “정제된 데이터로 경량 모델을 먼저 학습시킨 뒤 실제 로봇에 올려 동작을 테스트하고, 실제 로봇이 잘 수행될 때 비로소 해당 데이터에 높은 가치를 부여한다”며 “수집-정제-경량 검증-실제 배포에 이르는 전 주기를 거친다”고 말했다.
이 과정은 블록체인 기반 데이터 생산자 보상과도 연결된다.
펑 CEO는 단순한 ‘작업증명(Proof of Work)’이 아니라 데이터 품질까지 평가하는 이른바 ‘품질 작업 증명(Proof of Quality Work)’ 개념을 제시했다. 모델 성능 향상에 더 크게 기여한 고품질 데이터를 제공한 이용자에게는 보상 배수를 높이는 방식이다.
액시스는 각 작업과 궤적은 베이스(Base) 네트워크에 기록되고 검증된 작업 품질을 기준으로 기여자에게 보상하는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그 결과 시뮬레이션 부문에서 20만명 이상의 참여자가 13종의 로봇에 470만건 이상의 궤적을 만들었다.
시뮬레이션 데이터를 현실 세계의 로봇으로 옮기는 ‘심투리얼(Sim-to-Real)’ 격차는 여전히 최대 과제다. 펑 CEO도 “그 격차를 없앨 수 있다고 말할 수는 없고 지속적으로 줄여야 한다”고 인정했다.
이를 위해 같은 데이터를 여러 시뮬레이터에서 검증하고, 데이터 묶음별로 경량 모델을 학습한 뒤 실제 로봇에 먼저 배치해 성능을 점검하는 방식을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업화에서는 오픈소스와 유료 데이터 사업을 병행하고 있다.
펑 CEO는 “데이터의 일부만 공개해 데이터의 효용을 보여주고 있으며 대부분은 상업적으로 활용한다”고 말했다.
모델 개발사에는 요청에 맞춘 데이터 자체를 공급하고, 자체 모델 학습 역량이 부족한 로봇 하드웨어·제조기업에는 데이터뿐 아니라 학습 모델과 체크포인트까지 묶은 엔드투엔드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펑 CEO는 한국을 액시스의 주요 시장으로 꼽았다. 그는 자동차 부품을 로봇이 자동으로 분류하는 중국 제조업 현장의 사례를 거론하며 “한국도 자동차뿐 아니라 전자제품을 포함한 대형 제조업체가 많아 이런 기술을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국은 강력한 AI 공급망을 갖추고 있고 자동화 기술의 채택도 활발해 상업적 측면과 연구 측면 모두에서 가치를 만들 수 있다”며 “한국 내 파트너를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