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패드 든 ‘100세 할머니 설계사’…“43년째, 고객 3대에 보험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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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음
삼남매 키우려 영업 뛰어들어
100세에도 매일 지하철 출근
보험 핵심은 사람에 대한 믿음
‘20년 인연’ 장기 고객도 많아
오전 10시 서울의 한 손해보험사 지점. 지하철을 타고 1등으로 출근한 만 100세의 시니어 보험설계사가 자리에 앉아 고객들의 사고접수 내역을 꼼꼼히 살폈다. 새로운 기술을 익히는 데도 주저함이 없는 그는 최신형 아이패드를 손에 들고, 고객과의 상담을 위해 현장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43년째 한화손해보험 설계사(FP)로 근무하고 있는 1926년생 김숙자 씨가 그 주인공이다.
23일 김 설계사는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보험영업의 핵심은 ‘사람에 대한 믿음’에 있다고 강조했다. 새로운 고객을 찾아다니는 것보다 기존 고객과 오랜 신뢰를 쌓는 것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그는 “보험설계사는 수십 년간 고객의 가정을 돌보는 평생 동반자가 돼야 한다”며 “월 5000원짜리 상품이라도 정성을 다해 관리하면 신뢰가 쌓이고, 그 인연이 자녀와 손주까지 3대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그가 보험업계에 발을 들인 건 1983년이다. 삼남매를 키우기 위해 주산학원, 식당 등을 거치던 그는 본인의 노력에 비례해 성과를 거둘 수 있는 설계사에 도전했다. 김 설계사는 “처음 보험 영업을 시작했을 때는 모든 것이 낯설고 쉽지 않았다”면서도 “내 손으로 가정을 지키고 자식들을 공부시키겠다는 목표가 뚜렷했기 때문에 계속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보험은 그에게 단순히 돈을 버는 수단이 아니었다. 가정 내 ‘어머니’처럼 고객 개인뿐 아니라 가족의 건강과 생활까지 살피며 오랜 관계를 이어가는 일이었다. 김 설계사는 “한 가정의 현재와 미래에 닥칠 위험을 미리 대비하는 것이 보험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그의 고객 가운데는 20년 넘게 인연을 이어온 장기 고객도 적지 않다.
40년 넘게 보험영업 현장을 누비며 쌓은 경험은 자부심으로 이어졌다. 회사 고위 임원 앞에서도 현장에서 느낀 문제점을 가감 없이 전달한다. 그는 “최근에도 회사 임원이 참석한 자리에서 현장에 필요한 점들을 솔직하게 얘기했다”며 “오랫동안 현장을 지켜온 사람만이 낼 수 있는 목소리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100세가 된 지금도 그의 목표는 거창하지 않다. 매일 담담히 출근해 고객을 만나는 게 전부다. 김 설계사는 “집에 누워만 있으면 마음도, 몸도 아프게 된다”며 “나를 믿고 기다려주는 고객을 대하는 게 내 삶의 가장 큰 즐거움”이라고 웃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