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산업 2대 주주’ 트러스톤, 공개서한…“태광그룹 경영협의회, ‘유령’ 경영 중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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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광산업 2대 주주인 트러스톤자산운용이 태광산업 이사회와 이사 전원에게 태광그룹 경영협의회(경영지원협의체)의 실체와 회사와의 관계를 묻는 공개서한을 발송했다고 3일 밝혔다.
트러스톤은 “경영협의회는 출범 이래 그룹에 보탬이 된 기록은 찾기 어렵고, 매번 구설과 형사 문제의 중심에 서 온 조직”이라고 지적했다.
태광산업이 6월 공개한 기업가치 제고계획과 지난달 13일 주주서한 회신이 구체적 수치와 기한 없이 ‘검토’와 ‘방향 추진’에 그친 배경에도 협의회의 개입이 있다고 봤다.
트러스톤은 지난 7월 14일 주주서한에서 태광산업의 최근 20년 평균 배당성향이 1%에 불과하다며 상장사 평균 수준으로 상향을 요구했다.
태광산업은 지난달 13일 회신에서 특정 배당성향을 고정하는 대신 2027년 지급하는 2026년 결산배당의 주당배당금을 전년 대비 상향하겠다고 답했지만 목표 수치와 상향 폭, 시점은 제시하지 않았다. 자사주 소각 요구에는 소각 여부를 확정하지 않고 자기주식 보유·처분계획을 수립해 2027년 정기주주총회에서 승인을 구하겠다고 답했다. 액면분할 요구에는 중장기적으로 지속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트러스톤은 “20년간 평균 배당성향이 1%였던 회사가 내놓은 답이 목표 수치 없는 ‘상향 방향 추진’이라면 사실상 무의미한 답변”이라며 “수치와 기한 없이 확정을 회피하고 결정을 이사회와 주총 뒤로 미루는 화법이 반복됐다”고 주장했다.
트러스톤에 따르면 경영협의회는 법인격이나 설치 근거 없이 12년째 그룹 경영에 관여했지만 태광산업의 어떤 공시에도 등장하지 않는다. 지난해 자기주식 24.4% 전량을 대상으로 한 3186억원 규모 교환사채(EB) 발행 강행과 철회, 방향성 없는 밸류업 계획 등 논란이 있을 때마다 협의회의 간섭이 있었다는 것이 트러스톤의 판단이다.
지난해 7월에는 1조5000억원 규모 신사업과 EB 발행 계획이 이사회 승인과 공시 없이 ‘태광그룹 홍보실’ 명의로 발표돼 이사들이 사후 통보를 받았다.
이사회 인선도 문제로 지적됐다. 지난해 3월 정기주총에서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추천하고 이사회가 상정한 당시 감사위원장의 재선임 안건이 표결에서 부결됐다.
회사는 ‘임기 만료’라고 해명했으나 임기가 끝날 인사를 재선임 안건으로 올린 경위가 불분명하고, 이사회가 정한 인선이 표결 단계에서 뒤집힌 이례적 사례라는 평가가 나왔다. 트러스톤은 협의회가 이사회를 무력화한 사례라는 취지의 내용을 서한에 담았다.
법원은 총수일가 회사의 김치·와인을 계열사들이 떠안은 사익편취 사건에서 협의회 전신인 경영기획실의 지시와 이호진 전 회장의 관여 정황을 인정했다. 이 전 회장은 31억원대 비자금 조성 혐의로, 협의회 의장을 지낸 인물은 150억원 부당대출 지시 혐의로 각각 재판을 받고 있다.
태광산업은 공시 전 보도자료 배포 등으로 한국거래소로부터 불성실공시 벌점 6점과 제재금 7600만원을 부과받았다. 흥국생명은 협의회 인력·비용 부적정 지원으로 금융감독원의 경영유의 통보를 받았다.
트러스톤은 업무방해죄 관련 대법원 판례를 들어 협의회의 관여 중단을 요구하며 10개항의 질의와 5개항의 요구사항을 제시했다. 서한 수령일로부터 30일 이내에 회신이 없거나 형식적 답변에 그칠 경우 회계장부 열람등사, 주주대표소송, 임시주총 소집 청구, 업무방해 고발 등을 검토할 방침이다.
트러스톤 관계자는 “결정을 내렸다면 책임을 져야 하고, 책임을 지지 않으려면 손을 떼야 한다”며 “태광산업 이사회는 유령 기구가 짜 놓은 결정에 도장만 찍는 자리가 아님을 직접 증명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