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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 대출은 칼같이 굴더니”…은행권 기업 부실채권, 19조 육박

매일경제-경제 · 2026-09-03 05:45 · #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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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대출이 부실의 80% 차지 3개월새 中企신규부실 4.5조 충당금 적립이 부실 못따라가 산은마저 부실대출 60% 늘어 일각선 “생산적금융 영향” 경기 침체로 빚을 갚지 못하는 가계와 기업이 늘며 국내 은행의 부실채권이 8년 만에 가장 많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들이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충당금을 쌓고 있지만, 신규 부실이 늘어나는 속도가 훨씬 빠른 상황이다. 특히 지난 3개월간 새로 발생한 중소기업 부실채권 규모만 4조5000억원에 달한다. 은행권이 정부 기조에 발맞춰 생산적 금융을 무리하게 늘리면서 기업 관련 부실이 커지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말 기준 국내 은행의 부실채권 규모는 18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3개월 전보다 1조2000억원 늘어난 수준으로, 2018년 6월(19조4000억원) 이후 8년 만에 가장 많은 금액이다. 은행 전체 여신에서 부실채권이 차지하는 비율도 0.63%로 꾸준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부실채권은 3개월 이상 연체됐거나 채무자의 상환 능력이 나빠져 회수 가능성이 낮다고 분류된 대출이다. 특히 전체 부실채권 가운데 80% 이상은 기업대출이 차지했다. 기업여신 부실채권 규모가 3개월 새 1조원이나 늘어난 15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가계여신 부실채권은 3조40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1000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신용카드 부실채권은 전 분기와 동일한 3000억원 수준이었다. 새로 발생한 부실채권도 기업여신 위주로 급증했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신규 발생한 부실채권(7조2000억원) 가운데 79%(5조7000억원)가 기업여신 부실채권이었다. 특히 중소기업의 신규 부실이 전 분기(3조2000억원)보다 1조3000억원 늘어난 4조5000억원에 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기 침체로 인해 빚을 갚지 못하는 중소기업이 많아졌다는 의미다.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등으로 구성된 가계대출 신규 부실은 1조4000억원 수준으로 3개월 새 1000억원가량 많아졌다. 은행들이 위험에 대비해 쌓는 충당금보다 부실채권 규모가 더 빠르게 늘고 있다. 은행들이 쌓은 대손충당금 잔액은 26조9000억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2000억원 늘었다. 그러나 같은 기간 부실채권은 1조2000억원 뛰며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150.4%에서 142.9%로 7.5%포인트나 떨어졌다.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부실채권과 비교해 은행이 위험에 대비한 돈을 얼마나 쌓아뒀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1년 전(27조4000억원)과 비교하면 전체 대손충당금 잔액은 오히려 5000억원 줄어들었다. 이를 두고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들이 실적을 좋게 만들기 위해 상대적으로 충당금 쌓기에 소홀했던 측면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대손충당금 적립률도 1년 새 22.6%포인트나 하락했다. 금감원은 “은행권의 적극적인 부실채권 상·매각과 손실흡수능력 확충 등 건전성 관리 강화를 유도하겠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기업대출을 중심으로 부실채권이 늘어나는 이유가 생산적 금융 경쟁에 있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정부가 기업을 대상으로 한 여신 공급을 강화하라고 주문하면서 은행 간 실적 경쟁이 치열해졌고, 그 결과 기업대출은 일단 규모부터 키우려는 경향이 생겼다는 전언이다. 실제 5대 은행을 놓고 보면 1년 새 기업여신에서 증가한 부실대출은 9083억원으로 가계대출 증가분(815억원)의 11배 수준이다. 증가율도 20.5%로 가계대출(4.4%) 대비 4배 이상이었다. 생산적 금융을 주도하는 한국산업은행에서도 부실대출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산업은행의 고정이하여신은 1년 새 6852억원 늘어 전년 동기 대비 60% 가까이 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