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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도 코인처럼 토큰으로 만든다? 금융권이 ‘토큰화’에 뛰어드는 이유[엠블록레터]

매일경제-증권 · 2026-09-02 14:55 · #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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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에서 거래하던 ETF를 블록체인에서 토큰 형태로 보유할 수 있는 상품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홍콩법인은 지난 8월 27일 씨티(Citi), 디지털자산 플랫폼 OSL과 함께 ‘Global X HSCEI Covered Call Active ETF’에 토큰화 지분 클래스를 추가했습니다. 홍콩에서 커버드콜 ETF에 토큰화 지분을 도입한 첫 사례입니다. 그렇다면 ETF를 토큰으로 만든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요? 이번 엠블록레터에서는 ETF 토큰화가 무엇인지, 금융회사들이 왜 주목하고 있는지, 투자자에게는 무엇이 달라질 수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ETF는 여러 주식이나 채권 등을 한데 묶어 만든 펀드를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게 만든 상품입니다. 예를 들어 S&P500 ETF 하나를 사면 애플, 테슬라 같은 미국 주요 기업에 나눠 투자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ETF를 토큰화한다고 해서 ETF 자체를 코인으로 바꾸는 것은 아닙니다. 투자자가 해당 펀드의 일부를 가지고 있다는 권리를 블록체인에서 토큰으로 나타내는 것입니다. 기존에는 내가 ETF를 얼마나 가지고 있는지를 증권사 등의 전산시스템에 기록했다면, 토큰화 상품에서는 펀드 지분을 나타내는 토큰을 만들고 관련 기록을 블록체인에서도 관리합니다. 쉽게 말하면 새로운 코인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기존 금융상품을 블록체인에서도 보유하고 관리할 수 있는 형태로 만드는 것입니다. ETF는 지금도 증권사를 통해 큰 불편 없이 사고팔 수 있습니다. 그런데 금융회사들은 왜 굳이 기존 금융상품을 블록체인에 올리려는 걸까요? 기존 금융시장에서는 ETF가 거래되면 증권사, 은행, 수탁기관 등 여러 기관이 각자의 시스템에서 거래 내용을 기록하고 서로 확인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실제로 돈과 자산을 주고받는 결제가 끝날 때까지 여러 절차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블록체인을 활용하면 여러 기관이 같은 거래 기록을 공유할 수 있어 서로 기록을 확인하고 맞추는 과정을 줄일 수 있습니다. 토큰이 언제 발행됐고 누구에게 이전됐는지 같은 정보를 같은 네트워크에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 통해 금융회사들은 결제 시간을 단축하고, 여러 기관을 거치면서 발생하는 업무와 비용을 줄이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블록체인은 24시간 작동하기 때문에 기술적으로는 기존 증권시장 운영시간 밖에서도 자산을 이전하거나 결제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또 토큰화된 금융상품은 디지털 지갑에 보유하거나 다른 블록체인 기반 결제·금융서비스와 연결하는 방식으로 활용될 수도 있습니다. 다만 토큰화한다고 수수료가 무조건 낮아지거나 24시간 거래가 바로 가능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 거래 가능 시간과 수수료, 자산을 이전할 수 있는 범위는 각 상품과 플랫폼, 국가별 금융 규제에 따라 달라집니다. 미래에셋은 기존 ‘Global X HSCEI Covered Call Active ETF’에 토큰화 클래스(M1)를 추가했습니다. 기존 펀드는 그대로 두고, 같은 펀드의 지분을 토큰 형태로 보유할 수 있는 방법을 하나 더 만든 것입니다. 토큰 1개는 토큰화된 펀드 지분 1개에 대응합니다. 기존 클래스는 홍콩거래소에서 주식처럼 거래하고, 토큰화 클래스는 홍콩 금융당국의 인가를 받은 OSL 플랫폼을 활용합니다. 기관뿐 아니라 개인투자자도 참여할 수 있습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도 지난 8월 ‘BSTBL’과 ‘BRSRV’라는 토큰화 머니마켓 상품을 출시했습니다. 머니마켓펀드(MMF)는 미국 단기 국채처럼 현금화하기 쉬운 자산에 주로 투자하는 펀드입니다. 블랙록은 이런 펀드의 지분을 블록체인에서 토큰 형태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주식·채권·펀드 같은 기존 자산이나 금융상품을 블록체인 토큰으로 나타내는 것을 흔히 RWA(Real World Asset·실물연계자산) 토큰화라고 합니다. 미국 국채와 MMF에서 활발하게 나타났던 토큰화가 이제 ETF에도 적용되고 있는 것입니다. ‘토큰화 ETF’라고 하면 업비트나 빗썸 같은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ETF를 비트코인처럼 24시간 사고팔 수 있을 것처럼 들립니다. 하지만 ‘토큰화’와 ‘24시간 거래’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토큰화는 금융상품에 대한 권리를 블록체인에서 토큰으로 나타내는 방식입니다. 실제로 언제 거래할 수 있고 누구에게 이전할 수 있는지는 상품 구조와 금융 규제에 따라 달라집니다. 앞으로 토큰화가 확대되면 상품과 규제가 허용하는 범위에서 금융상품을 디지털 지갑에 보유하거나 다른 투자자에게 이전하고, 블록체인 기반 결제 서비스와 연결하는 사례가 늘어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현재의 토큰화 ETF는 ‘ETF를 코인처럼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게 만든 것’이라기보다, 기존 금융상품을 블록체인에서도 보유하고 관리할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을 추가한 것에 가깝습니다. 아직 기존 ETF를 대체하는 단계는 아닙니다. 다만 국채와 MMF에 이어 ETF에서도 토큰화 사례가 나오면서, 기존 금융상품의 보유·이전·결제 과정에 블록체인을 활용하려는 시도는 점차 넓어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