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예산 821조 ‘역대 최대’...2030년엔 한국도 ‘천조국’ 된다
매일경제-경제 · 2026-09-01 11:50
· #반도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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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고용에 최대 투입
나랏빚 100조 원 이상 늘어
GDP 대비 채무비율 48.3%
정부가 사상 최대 규모인 821조원의 내년도 예산안을 확정했다. 기존 사상 최대였던 올해 본예산 728조원보다 12.8% 늘어난 규모다. 역대급 예산안 편성은 반도체 초호황으로 인해 폭발적 증가가 예상되는 세수를 전략적 적극 재정을 통해 잠재성장률 반등에 활용하겠다는 취지다.
특히 미래대응기금과 랜드마크 사업을 신설해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지원과 산업구조 다변화, 재정안정성 등을 꾀했다는 점이 내년 예산안의 특징이다. 보건·복지·고용에 289조원이라는 가장 큰 예산을 투입하면서 정부가 추구하는 사회안정망 구축에 중점을 둔 것은 지난해와 같은 모습이다.
정부는 1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어 이런 내용의 내년도 예산안과 ‘2026~2030 국가재정운용계획’을 확정했다. 이 대통령은 내년도 예산안에 대해 “잠재성장률 고착화냐 반등이냐 갈림길에 서 있는 상황에서 재정 여력으로 경제성장 파이 키워야 한다“며 ”금리 상승에 따른 취약계층 최소화 위해 재정이 역할 분담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국무회의를 통과한 예산안은 3일 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예산안을 자세히 살펴보면 총수입은 법인·소득세 수입이 큰 폭으로 증가한 데 힘입은 국세수입과 사회보장성기금 수입 증가 등을 기록한 세외수입에 따라 올해 예산안보다 30.4% 증가한 880조8000억원으로 추산됐다. 이에 총지출은 올해 예산안보다 12.8% 늘어난 820조9000억원으로 책정됐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반도체 호황 등에 따른 소중한 세수를 경제·사회 시스템 전반의 대혁신에 투자하여 기존의 틀을 과감하게 넘어서려는 전략적 예산안”이라고 설명했다.
규모뿐만 아니라 총지출 증가율 역시 역대 1위다. 기존 최대 증가율은 참여정부 시절인 2009년 10.6%이다. 이후 증가율 상위권은 모두 문재인정부 때인 2019년부터 2022년까지가 기록했다. 이재명정부는 이전 민주당 정부때를 뛰어넘는 총지출 증가율을 기록한 것이다.
이같은 흐름은 이재명정부 내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기획처가 밝힌 총지출 중기계획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2029년까지 추세가 계속된다는 가정 하에 내년 총지출 증가율 12.8%에 이어 2028년엔 9%, 20209년엔 7%, 2030년엔 5%가 늘어날 것으로 봤다. 이렇게 될 경우 한국도 2030년께엔 총지출 1000조원이 넘는 ‘천조국’이 된다.
하지만 국가채무 비율을 간과할 수는 없다. 예산안이 이대로 국회를 통과하면 나라 빚은 100조원 이상 늘어나게 된다. 역대급 세수가 들어오는 시기지만, 일단 미래대응기금과 신사업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되는 탓이다. 미래대응기금을 통해 국채 신규발행 물량을 12조5000억원 가량 줄이지만, 찍어내는 국채가 100조원 규모다.
다만 기획처는 반도체 초호황 등에 따라 명목 국내총생산(GDP)이 늘어난 덕에, 국가채무 건정성의 지표가 되는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50% 이하로 내려갔다고 강조했다.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올해 본예산이 마련되고 나서는 51.6%를 기록했다가 상반기 추가경정예산이 집행되고 나선 1조원 가량 줄여 50.6%로 낮춘 바 있다. 내년 예산을 반영하면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48.3%까지 하락하게 된다.
정부는 앞서 지난달 25일 당정협의를 통해 내년 예산안에 대한 논의한 바 있다. 이 자리에서 박 장관은 내년 예산안에 대해 “적극적인 재정 운용을 통해 대체 불가 대한민국으로의 대도약을 뒷받침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반도체 호황에 따른 증대된 세수를 일시적 지출로 소진하지 않기 위해 미래대응기금을 신설하고, 잠재성장률 반등을 뒷받침하는 전략적 투자 플랫폼이자 세수 변동성을 완화하는 재정안정화 장치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은 “재정 여력이 커진 만큼 어디에, 먼저 얼마나 투자할 것인지 우선순위를 세우고, 청년, 지방 주도 성장, 미래 전략 등 다양한 재정 수요에 전략적으로 투입하는 슬기로운 해법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국무회의를 통과한 예산안은 국회에 제출된 뒤, 정기국회 기간 동안 논의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