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전 2배 점수차로 졌다…금융사 주가 저평가 이유 살펴보니
매일경제-경제 · 2026-09-01 06:05
· #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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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KB금융지주 PBR 1배
日 MUFG는 PBR 1.8배
5년 전엔 둘다 0.5배 수준
밸류업 日보다 더딘 이유
① 이자이익에 편중된 구조
② 일본보다 낮은 해외 비중
③ 대출규제 등 과도한 관치
한일 금융사 밸류업의 성과 격차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KB 등 한국 금융지주가 밸류업 노력을 통해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를 달성하며 성과를 내고 있지만, 미쓰비시UFJ파이낸셜그룹(MUFG)을 필두로 한 일본 3대 금융그룹은 1.6~1.8배 선으로 한 단계 더 높은 단계로 점프한 것이다.
이자수익에 편중된 사업구조와 해외시장 개척의 미진함, 관치금융이 한국 금융지주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31일 한일 양국의 증권 포털에 따르면 지난 28일 종가 기준 PBR은 KB금융이 1.03배, 신한 0.88배, 하나 0.81배, 우리 0.65배 수준이었다. PBR은 기업의 장부상 순자산과 현재 시가총액을 비교한 지표다.
1배 미만이면 시장에서 해당 기업이 보유 자산보다 낮은 가격으로 평가받는다는 뜻이다. 과거 오랜 기간 저평가 국면에 머물렀던 국내 4대 금융그룹이 드디어 자산에 육박하는 가치를 인정받게 된 셈이다.
같은 날 일본 3대 메가뱅크는 최대 1.8배의 PBR을 기록했다. MUFG의 PBR은 1.81배, 미쓰이스미토모파이낸셜그룹(SMFG)이 1.63배, 미즈호파이낸셜그룹이 1.79배였다. 한국 금융지주들보다 2배 가까이 높은 수치다.
이는 5년 전인 2021년 양국 금융그룹이 유사한 가치로 평가받았던 것과 대조된다. 당시 KB금융의 PBR은 0.45배로 MUFG(0.56배), SMFG·미즈호(0.44배)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그러나 이듬해인 2022년 일본 금융그룹이 일제히 0.5배를 초과하더니 2024년 MUFG와 SMFG가 1배를 넘어서며 일본 메가뱅크는 본격적인 재평가 국면에 접어들었다.
금융권에서는 한국과 일본 금융그룹 평가에 차이가 벌어진 이유로 기초체력을 꼽는다. 양국 금융그룹은 비슷한 시기에 각각 정부와 거래소 주도의 밸류업 프로그램을 진행했으나, 오랜 기간 형성돼온 포트폴리오 구조 차이가 상승 속도를 갈랐다는 해석이다.
일례로 일본 금융그룹은 은행의 수익 기반이 분산돼 있다. 2025회계연도(2025년 4월~2026년 3월) 기준 미즈호의 비이자이익 비중은 60.4%로 이자이익을 앞질렀고, MUFG도 49.4%, SMFG는 43.9%로 절반에 육박했다.
반면 한국 금융그룹의 비이자이익 비중은 올해 상반기 기준 KB가 35.9%, 신한이 30%, 하나가 25.1%, 우리가 15.7% 수준이다. 한국 금융지주도 이자 외 부문으로 수익 다양화를 추구했지만 일본에 비해 갈 길이 멀다는 평가다.
해외사업에서도 양국 기업 간 격차가 벌어진다. 신한금융은 국내 금융그룹 중 해외사업이 가장 활발한 축이지만, 올해 상반기 그룹 해외사업 순이익은 4725억원으로 전체의 14%에 불과하다. 반면 MUFG는 해외 기여도가 56%에 달해 국내 비중(44%)을 넘어선다.
특히 일본 메가뱅크는 해외에서 예금과 대출 업무를 하는 것을 넘어 글로벌 기업금융(CIB), 무역금융, 채권·외환, 결제, 증권·자산관리와 시장 거래를 묶었다. 국내 대출 성장만으로는 만들기 어려운 수수료와 시장 관련 이익을 해외 네트워크에서 확보한 셈이다.
반면 한국 금융그룹은 동남아 현지법인을 통한 리테일·중소기업 여신 중심으로 해외사업을 키워 포트폴리오가 상대적으로 단조롭다.
전문가들은 한국 관치금융의 영향도 크다고 본다. 양국 모두 정부가 금융시장에 개입하지만 한국은 대출 규제, 관 주도 사업 참여 등 관치 강도와 범위가 일본보다 훨씬 크다는 것이다.
한 증권가 관계자는 “한국 금융그룹이 잇달아 발표한 주주환원책은 글로벌 기준으로 봤을 때도 손색없는 수준”이라며 “지금의 주가에는 정부 개입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의 평가가 반영돼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