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韓 가상자산 과세 대상 15조원 달해…美·獨·中 이어 1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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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한국 잠재 과세 대상 109억달러
전체 코인 지갑 28%가 활동 87% 차지
OECD CARF, 86%는 정보파악 한계
내년부터 국내 가상자산에 대한 과세가 시행되는 가운데 한국의 잠재적 과세 대상 가상자산 활동 규모가 지난해 약 109억달러(약 15조원)에 달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블록체인 데이터 플랫폼 체이널리시스가 31일 발표한 ‘가상자산 세금 보고서’에 따르면 비트코인, 이더리움, 솔라나, 트론, BNB 스마트체인, 베이스 등 주요 6개 블록체인의 온체인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2025년 한국의 잠재 과세 대상 활동은 소득 20억달러, 거래 이익 32억달러, 결제 56억달러 등 총 109억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미국(1126억달러), 독일(241억달러), 중국(210억달러) 등에 이어 전 세계 분석 대상국 중 11번째로 큰 규모에 해당한다.
특히 이번 보고서에서 추산된 한국의 잠재적 과세 대상 활동 규모는 2025년 정부 재정적자 예상치인 75억 달러의 약 144%에 달하는 수준으로 포르투갈에 이어 분석 대상국 중 두 번째로 높은 비율을 기록한 수치다.
현재 국내 가상자산 소득 과세는 소득세법 개정에 따라 250만원을 초과하는 가상자산 양도 및 대여 소득에 대해 20%(지방소득세 포함 22%)의 세율을 부과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지난 2020년 가상자산 과세를 위한 법적 근거가 마련됐지만 투자자 반발과 인프라 미비 등의 이유로 네 차례 시행이 미뤄지다 2027년 1월 1일부터 시행을 앞두고 있다.
체이널리시스 측은 이를 두고 가상자산 과세를 통해 국가의 재정적자에 해당하는 세수를 모두 확보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니지만 잠재적 과세 대상이 되는 자본 활동의 전체 규모가 국가 주요 재정 지표와 비교될 만큼 거대하게 성장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잠재적 과세 대상 활동’은 각국의 실제 세율이나 개별 비과세 및 면제 규정을 반영해 산출한 최종 예상 세수 규모나 실제 부과 세금을 의미하지 않는다.
또한 중앙화 거래소 내부에서 발생한 거래나 스테이킹, 대출 등 블록체인상에서 직접 확인하기 어려운 일부 활동은 집계에서 제외되었기 때문에 실제 납세가 가능한 잠재적 활동의 총규모는 이번 분석 결과보다 클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시장에서는 전체 지갑 주소의 단 28%가 전체 잠재적 과세 대상 활동의 87%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주소 20%가 활동의 89%를 차지한 싱가포르나 주소 32%가 활동의 87%를 차지한 브라질과 유사하게 일부 투자자 및 특정 지갑에 자본 활동이 심하게 집중된 형태다. 반면 일본은 27%의 주소가 57%의 활동을 차지해 상대적으로 자본이 고르게 분포된 양상을 보였다.
보고서가 지적한 부분은 전 세계적으로 대규모 가상자산 과세 대상 활동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현행 과세 정보 체계만으로는 이를 온전히 파악하기 어렵다는 사실이다.
앞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 2022년 전 세계적인 가상자산 탈세와 자금 세탁을 방지하기 위해 암호화자산 보고체계(CARF)를 마련해 조세조약 체결국 간에 국세청이 가상자산 거래 내역과 납세자 정보를 매년 자동으로 교환하도록 규정했다.
OECD의 CARF 도입에 따라 다수 국가가 2027년부터 가상자산 거래정보 자동교환을 시작할 예정이다. 한국도 지난 2024년 11월 OECD 글로벌포럼 총회에서 CARF 다자간 정보교환 협정(CARF MCAA)에 서명했고 2026년 거래분을 기준으로 2027년 첫 정보교환에 나설 예정이다.
그러나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온체인 잠재적 과세 대상 활동 가운데 CARF로 포착 가능한 부분은 약 14%에 그쳤고 나머지 86%는 탈중앙화거래소(DEX) 활동, 개인 간(P2P) 송금, 온체인 소득 및 결제 등 CARF의 실질적 적용 범위 밖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셀프 커스터디 지갑이나 해외 플랫폼 등으로 거래가 분산되는 현 상황에서 개별 거래소 등 사업자가 당국에 제공하는 오프체인 정보만으로는 납세자의 전체 가상자산 활동을 추적하는 데 근본적인 한계가 명확하다는 지적이다.
권준혁 체이널리시스코리아 지사장은 “2027년 가상자산 과세 시행을 앞두고 중요한 것은 과세 기준을 마련하는 것과 함께, 실제 과세 대상이 되는 가상자산 활동을 얼마나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느냐는 점”이라며 “CARF를 통해 확보되는 납세자 및 거래 보고 정보와 블록체인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온체인 데이터를 함께 활용한다면 정보의 사각지대를 보완하고 과세 대상 활동을 보다 폭넓고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