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 직접 작성 · 2026-08-27 16:39
에밀 졸라의 『파리』
기본 정보
원제: Paris
발표 연도: 1898년
총서: 세 도시(Les Trois Villes) 3부작의 3부이자 완결편. 앞선 두 작품은 『루르드』(Lourdes), 『로마』(Rome)
배경: 19세기 말 파리, 몽마르트르 사크레쾨르 대성당과 그 아래 펼쳐진 도시 전경
장르: 자연주의 소설(사회 비평 소설)
제목의 의미: 인물이 아니라 도시 자체를 제목으로 삼아, 안개 속에 잠긴 죽음의 도시에서 태양 아래 씨 뿌려진 수확의 도시로 거듭나는 파리의 변화 그 자체가 이 작품의 진짜 주인공임을 드러냅니다.
소설 개요
『파리(Paris)』는 에밀 졸라가 1898년에 발표한 장편소설로, 세 도시(Les Trois Villes) 3부작의 완결편입니다. 루르드에서 기적을 믿지 못하게 되고 로마에서 교회라는 제도마저 믿지 못하게 된 신부 피에르 프로망이, 마지막으로 파리에 도착하며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형 기욤의 가족, 뒤빌라르 남작가의 부패, 실업 노동자 살바의 폭탄 테러라는 세 축이 뒤엉키는 가운데, 작품은 "낡은 세계를 끝내는 정당한 방법은 폭력인가, 창조인가"라는 질문을 정면으로 던집니다.
등장인물 소개
피에르 프로망 — 루르드와 로마를 거치며 신앙과 제도 모두를 잃은 신부. 파리에서 형의 가족과 만나며 사제복을 벗고 삶 쪽으로 옮겨가는 이 소설의 주인공입니다.
기욤 프로망 — 피에르의 형이자 화학자·발명가. 조국에 바치려던 위험한 발명품을 두고 파괴와 창조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물입니다.
마리 — 원래 기욤과 혼인하기로 되어 있었으나, 메르그랑의 중재로 피에르와 맺어지는 여인. 결말에서 아들 장을 파리를 향해 들어 올리는 인물입니다.
메르그랑 — 기욤의 죽은 첫 아내의 어머니이자 이 집안의 정신적 기둥. 기욤의 가장 위험한 비밀을 함께 짊어진 사람이기도 합니다.
살바 — 굶주림과 절망 속에서 뒤빌라르 남작 저택에 폭탄을 던지는 실업 노동자. 처형되면서도 끝내 신념을 굽히지 않는 인물입니다.
뒤빌라르 남작 — 삼대에 걸쳐 부를 쌓은 금융가. 정치인을 매수하고 의회를 주무르는, 낡은 파리의 부패를 상징하는 인물입니다.
줄거리 요약
신앙을 잃은 신부, 파리로 돌아오다
몽마르트르 언덕, 사크레쾨르 대성당 앞에서 피에르 프로망은 안개 속에 잠긴 파리를 내려다봅니다. 루르드에서 기적을, 로마에서 제도를 믿지 못하게 된 그는 이제 아무것도 믿지 못한 채 아베 로즈와 함께 빈민 구제 활동을 이어갈 뿐입니다. 그러던 중 가난한 노인 라뵈브가 구호 절차의 느림 속에서 끝내 숨을 거두는 일을 겪으며, 선의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사실을 절감합니다. 같은 시각 파리 반대편에서는 뒤빌라르 남작 가문이 화려한 저택 안에서 서로를 갉아먹고 있습니다.
폭탄이 떨어지던 날
실업 노동자 살바가 뒤빌라르 저택으로 폭탄을 던지고, 폭발 직전 무언가를 눈치챈 형 기욤이 저택으로 뛰어들었다가 손목을 다칩니다. 정작 죽은 것은 뒤빌라르 가족이 아니라 우연히 대문을 지나던 어린 여점원이었습니다. 부상당한 형을 데리고 집으로 돌아온 피에르는 형의 가족, 즉 마리와 메르그랑, 세 조카와 처음으로 가까워집니다. 얼마 후 메르그랑의 중재로 마리는 기욤 대신 피에르와 맺어지기로 하고, 피에르는 마리의 무심한 한마디를 계기로 마침내 사제복을 벗습니다.
형제의 밤 — 성당 지하에서
사실 기욤의 발명품은 원래 조국에 바쳐 전쟁을 없앨 무기로 쓰일 계획이었습니다. 그러나 체포된 살바가 "배가 고파요"라는 말만 남긴 채 힘없이 붙잡히고, 이내 "무정부주의 만세!"를 외치며 기요틴에서 처형되는 것을 지켜본 뒤, 기욤은 그 계획을 사크레쾨르 성당을 무너뜨리고 스스로도 함께 묻히는 계획으로 바꿔버립니다. 사크레쾨르 지하에서 화약과 촛불을 앞에 둔 형을 발견한 피에르는 목숨을 걸고 형을 막아섭니다. 격분한 기욤이 벽돌을 집어 들어 내리치는 순간, 그는 자신이 동생을 다치게 했다고 믿고서야 비로소 무너지며 계획을 포기합니다.
몽마르트르의 수확
시간이 흐른 뒤, 다시 몽마르트르입니다. 이번에는 안개가 없습니다. 마리와 피에르는 부부가 되어 아들 장을 낳았고, 살아남은 기욤과 세 아들, 메르그랑, 노학자 베르트로아가 한자리에 모입니다. 마리는 갓난아기 장을 파리를 향해 높이 들어 올리며 "이걸 다 거두어서 곳간에 들이는 건 바로 너란다"라고 말합니다. 소설은 "파리는 성스러운 햇살을 씨앗처럼 품은 채 타오르며, 그 영광 속에서 진리와 정의라는 미래의 수확이 무르익어 가고 있었다"는 문장으로 끝을 맺습니다.
명대사·인상적인 장면
체포된 살바가 지친 얼굴로 내뱉은 "배가 고파요"라는 한마디는, 이 인물을 단순한 테러리스트가 아니라 굶주림에 내몰린 한 인간으로 다시 보게 만드는 장면입니다.
기요틴 앞에서 살바가 외친 마지막 말 "무정부주의 만세!"는 처형으로도 꺾이지 않는 신념을 담담하게 보여줍니다.
"형, 형은 나를 설득하지 못했어… 형은 미치광이가 될 수 없어. 지금 되려는 그 살인자도 될 수 없어"라며 벽돌 아래 무릎 꿇는 피에르의 모습은, 이 작품이 파괴를 멈추는 힘으로 이념이 아닌 형제애를 선택했음을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마리가 아기 장을 파리를 향해 들어 올리며 외치는 "보세요, 보세요! 장, 우리 아가, 이걸 다 거두어서 곳간에 들이는 건 바로 너란다!"는 소설 전체의 낙관적 결말을 압축한 장면입니다.
이런 분께 추천합니다
아나키즘과 정치적 폭력, 금융 자본의 부패를 다룬 사회 소설에 관심 있는 분, 신앙을 잃어가는 한 인간의 긴 여정이 어떻게 매듭지어지는지 궁금한 분, 그리고 세 도시(Les Trois Villes) 3부작을 루르드와 로마부터 순서대로 읽어 완결편까지 확인하고 싶은 분들께 추천할 만한 작품입니다.
함께 읽으면 좋은 작품
루르드(Lourdes) — 피에르 프로망이 기적을 믿지 못하게 되는 3부작의 첫 편으로, 이 소설의 출발점을 이루는 작품입니다.
로마(Rome) — 피에르가 교회라는 제도 자체에 절망하는 3부작의 두 번째 편으로, 파리에서 완결되는 신앙 상실 서사의 중간 단계를 보여줍니다.
제르미날(Germinal) — 빈곤과 착취에 내몰린 이들의 분노가 폭력으로 터져 나오는 과정을 다룬다는 점에서, 살바라는 인물을 이해하는 데 좋은 대비를 이룹니다.
작품의 의의
이 작품은 루르드와 로마를 거치며 신앙과 제도를 차례로 잃어버린 신부 피에르의 여정을 완결 지으면서도, 앞선 두 편의 "기다림"으로 끝나는 열린 결말과 달리 명확히 낙관적인 방향으로 마무리된다는 점에서 3부작 안에서도 독특한 위치를 차지합니다. 졸라는 살바의 폭력적 저항과 그 정당한 분노를 끝내 부정하지 않으면서도, 낡은 세계를 끝내는 더 근본적인 힘으로 폭력이 아닌 노동과 사랑, 새 생명을 제시합니다. 뒤이어 집필된 「네 복음서(Les Quatre Évangiles)」 연작(풍요·노동·진리)이 예고하는 유토피아적 상상력의 다리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도, 이 소설은 졸라 후기 문학 세계로 넘어가는 중요한 이정표로 평가받습니다.
에밀 졸라의 『파리』
기본 정보
원제: Paris
발표 연도: 1898년
총서: 세 도시(Les Trois Villes) 3부작의 3부이자 완결편. 앞선 두 작품은 『루르드』(Lourdes), 『로마』(Rome)
배경: 19세기 말 파리, 몽마르트르 사크레쾨르 대성당과 그 아래 펼쳐진 도시 전경
장르: 자연주의 소설(사회 비평 소설)
제목의 의미: 인물이 아니라 도시 자체를 제목으로 삼아, 안개 속에 잠긴 죽음의 도시에서 태양 아래 씨 뿌려진 수확의 도시로 거듭나는 파리의 변화 그 자체가 이 작품의 진짜 주인공임을 드러냅니다.
소설 개요
『파리(Paris)』는 에밀 졸라가 1898년에 발표한 장편소설로, 세 도시(Les Trois Villes) 3부작의 완결편입니다. 루르드에서 기적을 믿지 못하게 되고 로마에서 교회라는 제도마저 믿지 못하게 된 신부 피에르 프로망이, 마지막으로 파리에 도착하며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형 기욤의 가족, 뒤빌라르 남작가의 부패, 실업 노동자 살바의 폭탄 테러라는 세 축이 뒤엉키는 가운데, 작품은 "낡은 세계를 끝내는 정당한 방법은 폭력인가, 창조인가"라는 질문을 정면으로 던집니다.
등장인물 소개
피에르 프로망 — 루르드와 로마를 거치며 신앙과 제도 모두를 잃은 신부. 파리에서 형의 가족과 만나며 사제복을 벗고 삶 쪽으로 옮겨가는 이 소설의 주인공입니다.
기욤 프로망 — 피에르의 형이자 화학자·발명가. 조국에 바치려던 위험한 발명품을 두고 파괴와 창조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물입니다.
마리 — 원래 기욤과 혼인하기로 되어 있었으나, 메르그랑의 중재로 피에르와 맺어지는 여인. 결말에서 아들 장을 파리를 향해 들어 올리는 인물입니다.
메르그랑 — 기욤의 죽은 첫 아내의 어머니이자 이 집안의 정신적 기둥. 기욤의 가장 위험한 비밀을 함께 짊어진 사람이기도 합니다.
살바 — 굶주림과 절망 속에서 뒤빌라르 남작 저택에 폭탄을 던지는 실업 노동자. 처형되면서도 끝내 신념을 굽히지 않는 인물입니다.
뒤빌라르 남작 — 삼대에 걸쳐 부를 쌓은 금융가. 정치인을 매수하고 의회를 주무르는, 낡은 파리의 부패를 상징하는 인물입니다.
줄거리 요약
신앙을 잃은 신부, 파리로 돌아오다
몽마르트르 언덕, 사크레쾨르 대성당 앞에서 피에르 프로망은 안개 속에 잠긴 파리를 내려다봅니다. 루르드에서 기적을, 로마에서 제도를 믿지 못하게 된 그는 이제 아무것도 믿지 못한 채 아베 로즈와 함께 빈민 구제 활동을 이어갈 뿐입니다. 그러던 중 가난한 노인 라뵈브가 구호 절차의 느림 속에서 끝내 숨을 거두는 일을 겪으며, 선의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사실을 절감합니다. 같은 시각 파리 반대편에서는 뒤빌라르 남작 가문이 화려한 저택 안에서 서로를 갉아먹고 있습니다.
폭탄이 떨어지던 날
실업 노동자 살바가 뒤빌라르 저택으로 폭탄을 던지고, 폭발 직전 무언가를 눈치챈 형 기욤이 저택으로 뛰어들었다가 손목을 다칩니다. 정작 죽은 것은 뒤빌라르 가족이 아니라 우연히 대문을 지나던 어린 여점원이었습니다. 부상당한 형을 데리고 집으로 돌아온 피에르는 형의 가족, 즉 마리와 메르그랑, 세 조카와 처음으로 가까워집니다. 얼마 후 메르그랑의 중재로 마리는 기욤 대신 피에르와 맺어지기로 하고, 피에르는 마리의 무심한 한마디를 계기로 마침내 사제복을 벗습니다.
형제의 밤 — 성당 지하에서
사실 기욤의 발명품은 원래 조국에 바쳐 전쟁을 없앨 무기로 쓰일 계획이었습니다. 그러나 체포된 살바가 "배가 고파요"라는 말만 남긴 채 힘없이 붙잡히고, 이내 "무정부주의 만세!"를 외치며 기요틴에서 처형되는 것을 지켜본 뒤, 기욤은 그 계획을 사크레쾨르 성당을 무너뜨리고 스스로도 함께 묻히는 계획으로 바꿔버립니다. 사크레쾨르 지하에서 화약과 촛불을 앞에 둔 형을 발견한 피에르는 목숨을 걸고 형을 막아섭니다. 격분한 기욤이 벽돌을 집어 들어 내리치는 순간, 그는 자신이 동생을 다치게 했다고 믿고서야 비로소 무너지며 계획을 포기합니다.
몽마르트르의 수확
시간이 흐른 뒤, 다시 몽마르트르입니다. 이번에는 안개가 없습니다. 마리와 피에르는 부부가 되어 아들 장을 낳았고, 살아남은 기욤과 세 아들, 메르그랑, 노학자 베르트로아가 한자리에 모입니다. 마리는 갓난아기 장을 파리를 향해 높이 들어 올리며 "이걸 다 거두어서 곳간에 들이는 건 바로 너란다"라고 말합니다. 소설은 "파리는 성스러운 햇살을 씨앗처럼 품은 채 타오르며, 그 영광 속에서 진리와 정의라는 미래의 수확이 무르익어 가고 있었다"는 문장으로 끝을 맺습니다.
명대사·인상적인 장면
체포된 살바가 지친 얼굴로 내뱉은 "배가 고파요"라는 한마디는, 이 인물을 단순한 테러리스트가 아니라 굶주림에 내몰린 한 인간으로 다시 보게 만드는 장면입니다.
기요틴 앞에서 살바가 외친 마지막 말 "무정부주의 만세!"는 처형으로도 꺾이지 않는 신념을 담담하게 보여줍니다.
"형, 형은 나를 설득하지 못했어… 형은 미치광이가 될 수 없어. 지금 되려는 그 살인자도 될 수 없어"라며 벽돌 아래 무릎 꿇는 피에르의 모습은, 이 작품이 파괴를 멈추는 힘으로 이념이 아닌 형제애를 선택했음을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마리가 아기 장을 파리를 향해 들어 올리며 외치는 "보세요, 보세요! 장, 우리 아가, 이걸 다 거두어서 곳간에 들이는 건 바로 너란다!"는 소설 전체의 낙관적 결말을 압축한 장면입니다.
이런 분께 추천합니다
아나키즘과 정치적 폭력, 금융 자본의 부패를 다룬 사회 소설에 관심 있는 분, 신앙을 잃어가는 한 인간의 긴 여정이 어떻게 매듭지어지는지 궁금한 분, 그리고 세 도시(Les Trois Villes) 3부작을 루르드와 로마부터 순서대로 읽어 완결편까지 확인하고 싶은 분들께 추천할 만한 작품입니다.
함께 읽으면 좋은 작품
루르드(Lourdes) — 피에르 프로망이 기적을 믿지 못하게 되는 3부작의 첫 편으로, 이 소설의 출발점을 이루는 작품입니다.
로마(Rome) — 피에르가 교회라는 제도 자체에 절망하는 3부작의 두 번째 편으로, 파리에서 완결되는 신앙 상실 서사의 중간 단계를 보여줍니다.
제르미날(Germinal) — 빈곤과 착취에 내몰린 이들의 분노가 폭력으로 터져 나오는 과정을 다룬다는 점에서, 살바라는 인물을 이해하는 데 좋은 대비를 이룹니다.
작품의 의의
이 작품은 루르드와 로마를 거치며 신앙과 제도를 차례로 잃어버린 신부 피에르의 여정을 완결 지으면서도, 앞선 두 편의 "기다림"으로 끝나는 열린 결말과 달리 명확히 낙관적인 방향으로 마무리된다는 점에서 3부작 안에서도 독특한 위치를 차지합니다. 졸라는 살바의 폭력적 저항과 그 정당한 분노를 끝내 부정하지 않으면서도, 낡은 세계를 끝내는 더 근본적인 힘으로 폭력이 아닌 노동과 사랑, 새 생명을 제시합니다. 뒤이어 집필된 「네 복음서(Les Quatre Évangiles)」 연작(풍요·노동·진리)이 예고하는 유토피아적 상상력의 다리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도, 이 소설은 졸라 후기 문학 세계로 넘어가는 중요한 이정표로 평가받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