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포스탁데일리=김세원 기자] 자율주행 기술이 연구개발과 실증 단계를 넘어 실제 서비스와 양산으로 이동하면서 업계의 관심도 '얼마나 잘 달리느냐'에서 '어떻게 상용화할 것이냐'로 옮겨가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와 LG전자, HL클레무브는 27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6 자율주행모빌리티산업전(AME 2026)' 컨퍼런스에서 각각 자율주행 서비스와 차량 내 사용자경험(UX), 개인소유차(POV) 자율주행 상용화 전략을 공개했다.
맨 먼저 연사로 나선 카카오모빌리티는 자율주행 상용화의 핵심 지표로 '차량 가동률'을 제시했다.
김진규 카카오모빌리티 부사장은 "현재 강남에서 운행 중인 자율주행 차량의 가동률은 84.2%"라며, 승객을 태우러 이동하거나 승객을 태우고 운행하는 시간을 최대화하고, 차량이 대기하는 시간을 줄이는 것이 자율주행 서비스의 사업성을 높이는 데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가동률을 지속해서 높일 경우 경쟁력을 확보하고 상용화 시점을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4.92점의 평가를 기록한 자율주행 택시 이용자 대상 실시간 만족도 조사 결과 등 실제 이용자의 반응도 공개했다.
이와 관련, 카카오모빌리티는 향후 운전자가 없는 서비스로 확대되는 상황에 대비해 자율주행 차량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필요할 경우 관제사가 개입할 수 있는 관제센터도 구축했다.
나아가 지난 2018년 자율주행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한 뒤 2020년부터 국내 자율주행 기업들과 전국 각지에서 서비스를 진행했으며, 지난 2024년부터 서울시 운송 플랫폼 사업자로 자율주행 서비스를 카카오T 앱을 기반으로 제공하고 있다. 올해부터 자체 개발한 자율주행 차량도 서비스에 투입한다.
김 부사장은 "국내에서 축적된 도로·주행 데이터를 기반으로 기술 개발 속도를 높여 미국과 중국처럼 상용화 단계로 빠르게 넘어갈 필요가 있다"며 "자율주행 기술 개발이 늦어질 경우 미국과 중국에서 개발된 기술이 국내 시장에 먼저 들어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연사로 나선 홍현택 LG전자 VS사업본부 연구위원은 자율주행과 인공지능(AI) 기술이 고도화된 이후의 과제로 '수익화'를 꼽았다.
홍 연구위원은 "첫 번째는 결국 모네타이제이션(Monetization)이 핵심"이라며 "이런 기술들 좋지만 돈이 돌아야 한다. 차량은 모바일 기기와 비교해 사용시간과 컴퓨팅 자원 등에 제약이 있는 만큼, 차량 내 AI 서비스를 어떤 방식으로 수익화할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차량이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을 넘어 AI 정의 차량(AIDV)으로 발전하면서 기술 자체보다 이용자에게 어떤 경험을 제공할 것인지가 중요해지고 있다고 내다봤다. 자율주행이 고도화될수록 운전자의 운전 부담이 줄고 이동 중 활용할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차량 내 AI와 콘텐츠, 업무·학습·휴식 등의 경험이 새로운 가치로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AI 기능을 차량에 계속 추가하기 위해서는 하드웨어 자원과 차량 아키텍처, 규제 등 현실적인 제약도 풀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차량 출시 이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와 AI 기능을 추가하려면 일정 수준의 컴퓨팅 여유가 필요하지만 비용 부담을 고려하면 처음부터 자원을 넉넉하게 확보하기도 어렵다는 설명이다. 차량용 AI 관련 안전·보안 규제 역시 아직 완전히 정립되지 않은 점을 과제로 꼽았다.
그 다음 순서로 홍대건 HL클레무브 전무·CTO가 일반 소비자가 구매하는 개인소유차의 자율주행 상용화에 초점을 맞춰 발표를 이어 나갔다.
홍 CTO는 "완전 무인 운행을 전제로 하는 로보택시와 개인소유차의 자율주행은 상용화 접근 방식부터 다르다"며 "현재 완성차 업체들이 일반 승용차에서 레벨2+와 레벨2++ 기술 확대에 집중하고 있으며, 이는 공식적인 자율주행 단계 분류는 아니지만 업계에서 고속도로와 도심 자율주행 기능을 구분하는 방식으로 활용되고 있다" 말했다.
이와 관련, HL클레무브가 올해 말 고속도로용 레벨2+ 시스템 양산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차량이 정상적으로 주행할 때의 기능과 성능뿐 아니라 센서나 컴퓨팅 시스템에 이상이 발생하거나 운전자가 대응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차량을 안전한 상태로 전환할 수 있도록 기능안전과 시스템 이중화를 함께 설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홍 CTO는 발표 말미 "자율주행 상용화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안전"이라고 재차 강조하며 "우수한 알고리즘이나 AI를 통해 편의성을 높이는 것과 별개로, 시스템이 예상하지 못한 한계 상황에서도 이용자를 얼마나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는지가 실제 양산 과정에서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세 기업의 발표는 각각 서비스 운영과 차량 내 경험, 양산 시스템이라는 서로 다른 영역을 다뤘지만, 자율주행 기술이 실제 소비자가 이용하는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구체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맞닿아 있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모빌리티 플랫폼으로써 차량 가동률과 이용자 만족도를 이야기했다면, LG전자는 AI 서비스의 수익화를, HL클레무브는 양산 단계의 안전 확보를 각각 상용화의 주요 조건으로 제시하며 발표를 마무리했다.
김세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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