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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야심 드러낸 오픈AI…엔비디아 고객에서 경쟁사로[박신영의 개장전 요것만]

한국경제-경제 · 2026-08-27 00:10 · #반도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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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추천 뉴스 반도체 야심 드러낸 오픈AI…엔비디아 고객에서 경쟁사로[박신영의 개장전 요것만] 1. 화웨이, 이집트에 최신 AI칩 2008개 공급 제안 26일(현지시간)블룸버그에 따르면 화웨이가 이집트 정부가 추진하는 AI 데이터센터 사업 입찰에 참여했습니다. 화웨이가 제안한 핵심은 자체 AI 가속기 어센드(Ascend) 950 시리즈입니다. 구체적으로 AI 모델을 학습시키는 클라우드 구축에 최상위급 어센드 950 시리즈 1408개를 공급하고, 학습이 끝난 AI 모델을 실제 서비스하는 두 개의 추론 클러스터에는 950 시리즈 또는 이전 세대 910B 칩 600개를 추가 공급하는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총 2008개의 AI칩을 공급하는 셈입니다. 화웨이는 이 같은 AI 인프라를 12개월 안에 구축한다는 계획도 제시했습니다. 이번 계약이 성사될 경우 의미가 상당히 큽니다. 화웨이는 미국의 제재를 받으면서 엔비디아를 대체할 자체 AI칩을 개발해왔지만, 그동안 첨단 어센드 AI 가속기를 해외에 대규모로 수출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블룸버그는 이번 계약이 성사될 경우 화웨이 어센드 가속기의 첫 번째 알려진 해외 수출 사례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습니다. 동시에 화웨이는 인구 1억명이 넘는 이집트의 핵심 AI 공급업체로 자리 잡으면서 아프리카와 중동 AI 시장으로 진출할 교두보까지 확보할 수 있습니다. 화웨이는 이미 케냐 등 아프리카 국가에서 교육과 의료를 비롯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화웨이의 움직임에 미국 정부도 대응에 나섰습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화웨이의 제안을 파악한 뒤 미 국무부는 엔비디아와 AMD, 마이크로소프트 등에 접촉해 미국 기업들로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화웨이가 AI칩과 데이터센터를 묶은 패키지를 제안하자 미국 역시 자국 기업들을 묶어 대항하려는 것입니다. 이번 입찰은 미국과 중국이 동일한 정부 AI 데이터센터 사업을 놓고 직접 경쟁하는 사례라는 점에서도 주목됩니다. 이집트는 자체적으로 첨단 AI칩을 생산할 수 없기 때문에 대규모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려면 미국이나 중국 등에서 칩을 공급받아야 합니다. 그런데 미국은 2023년 수출통제를 강화하면서 이집트에 대한 고성능 AI칩 수출에도 정부 허가를 요구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집트의 AI 산업 자체를 견제하기보다는 중국이 제3국을 통해 미국산 첨단 AI칩을 우회적으로 확보하는 것을 차단하려는 목적이 컸습니다. 하지만 이런 규제가 예상하지 못한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집트가 미국산 첨단 AI칩을 도입하려면 미국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반면 화웨이는 자체 개발한 어센드 AI칩과 데이터센터 구축을 하나의 패키지로 제안하고 있습니다. 미국산 칩을 구입하기 어렵거나 허가 절차가 복잡해질수록 이집트 같은 국가 입장에서는 중국산 AI 인프라를 선택할 유인이 커질 수 있습니다. 결국 미국이 중국의 첨단 AI 기술 확보를 막기 위해 만든 규제가 역설적으로 일부 제3국 시장에서는 화웨이 AI칩이 진입할 공간을 만들어줄 가능성이 있는 것입니다. 더 중요한 것은 칩 한 번을 판매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화웨이 칩이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면 해당 데이터센터에서 사용하는 소프트웨어와 네트워크, 개발도구 역시 자연스럽게 화웨이 생태계를 중심으로 구축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 경쟁은 AI칩 2008개를 누가 판매하느냐보다 향후 이집트의 AI 인프라가 어느 나라의 기술 표준 위에서 구축되느냐의 문제로 볼 수 있습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그동안 미국의 과도한 대중국 AI칩 수출규제가 오히려 중국 AI 산업과 화웨이를 키울 수 있다고 공개적으로 경고해왔습니다. 황 CEO가 특히 강조한 것은 AI 생태계의 주도권입니다. 중국이 AI 개발을 포기할 가능성이 없다면 중국 개발자들이 엔비디아 GPU와 CUDA를 비롯한 미국 기술 플랫폼 위에서 AI를 개발하도록 만드는 것이 미국에 더 유리하다는 논리입니다. 반대로 미국 기술을 사용할 수 없게 만들면 중국 기업들은 결국 자체 AI칩과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게 되고, 장기적으로는 미국 기술에 의존하지 않는 별도의 AI 생태계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번 이집트 사례는 젠슨 황이 제기해온 문제를 한 단계 더 확장해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까지 논쟁의 초점은 주로 중국 시장을 미국이 화웨이에 내줄 것인가에 맞춰져 있었습니다. 하지만 화웨이가 자체 AI칩을 충분히 생산해 해외로 수출하기 시작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미국산 AI칩에 대한 접근이 제한된 아프리카·중동·아시아 국가에 화웨이가 들어가면서 중국 밖에서도 화웨이 중심의 AI 생태계를 구축할 가능성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물론 현재 화웨이의 기술력과 생산능력을 엔비디아와 동일하게 볼 수는 없습니다. 이번에 화웨이가 제안한 AI칩은 모두 2008개입니다. 일반적인 AI 모델 학습 조건에서 화웨이 950DT 가속기 2008개의 연산능력은 현재 상용화된 엔비디아 최상위 칩 수백 개 정도와 비슷한 수준으로 추산됩니다. 화웨이는 미국의 첨단 반도체 제조장비 규제로 AI칩을 대량 생산하는 데에도 제약을 받고 있습니다. 지난해 중동과 동남아시아 국가에 수천 개의 AI 프로세서를 판매하려 했을 당시에도 최상위 910C의 생산량이 부족해 한 단계 낮은 제품을 제안해야 했습니다. 2. 오픈AI 자체 AI칩 ‘할라피뇨’…전력 효율로 엔비디아에 도전 반도체 전문 분석업체 세미애널리시스가 25일(현지시간) 오픈AI의 자체 AI칩 ‘할라피뇨’에 대한 분석을 내놨습니다.세미애널리시스는 오픈AI 연구실에서 실제 할라피뇨 칩을 확인하고 자체 AI 추론 벤치마크인 ‘인퍼런스(Inference) X’를 이용해 성능을 검증했습니다. AI 추론 벤치마크는 실제 AI 서비스를 칩에서 구동해 처리 성능을 측정하는 시험입니다. 세미애널리시스는 할라피뇨가 엔비디아 블랙웰을 비롯한 기존 AI칩과 비교해 전력 대비 AI 처리 성능에서 상당한 경쟁력을 보여줬다고 평가했습니다. 오픈AI는 브로드컴과 함께 할라피뇨를 개발했습니다. 2024년 중반 개발을 시작했고, 2025년 11월 제조를 위한 테이프아웃(tape-out)을 마쳤습니다. 테이프아웃은 칩 설계를 끝내고 실제 반도체 생산을 위해 설계 데이터를 파운드리에 넘기는 단계입니다. 아직 본격적인 대량생산 단계는 아닙니다. 세미애널리시스는 실제 생산량이 2027년부터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현재 계획상 상당 부분의 생산이 2027년 4분기에 집중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오픈AI가 할라피뇨를 개발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 가운데 하나는 전력입니다. AI 모델이 커지면서 데이터센터에는 수만 개에서 수십만 개의 GPU가 필요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돈이 있다고 GPU를 무한정 늘릴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데이터센터에 공급할 수 있는 전력 자체가 한정돼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앞으로 AI 인프라 경쟁에서는 단순히 어떤 칩이 가장 빠른지를 넘어 같은 전기를 사용해 얼마나 많은 AI 작업을 처리할 수 있는지가 중요해질 수 있습니다. 세미애널리시스는 오픈AI가 할라피뇨를 설계할 때 ‘전력 대비 성능’을 핵심 기준으로 삼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쉽게 말하면 같은 1MW의 전력을 사용했을 때 얼마나 많은 토큰을 만들어낼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AI칩 경쟁에서는 칩 자체의 연산 능력이나 AI 처리 속도가 주요 경쟁 지표였습니다. 하지만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부족이 심해지면서 같은 전력으로 얼마나 많은 AI 작업을 처리할 수 있는지가 더욱 중요한 지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데이터센터가 사용할 수 있는 전력이 1MW로 제한돼 있다면 칩을 추가로 구매할 돈이 있어도 전력 한도를 넘어설 수 없습니다. 결국 같은 1MW에서 더 많은 출력 토큰을 만들어내는 칩이 유리해집니다. 세미애널리시스가 할라피뇨에 대해 다른 칩을 압도한다고 평가한 것도 이 부분입니다. 칩 하나의 절대적인 연산속도가 압도적이라는 의미라기보다 데이터센터 전력 대비 토큰 처리량에서 매우 강력하다는 주장입니다. 세미애널리시스는 엔비디아의 블랙웰보다 차세대 베라 루빈이 할라피뇨의 더 적절한 비교 대상이라고 봤습니다. 할라피뇨가 베란 루빈처럼 HBM4를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공개된 베라 루빈 성능과 할라피뇨 테스트 결과를 비교했을 때 데이터센터 전력당 출력 토큰 처리량에서 할라피뇨가 상당한 경쟁력을 보여줬다는 분석입니다. 다만 이를 할라피뇨가 베라 루빈보다 모든 면에서 빠르다는 의미로 해석해서는 안 됩니다. 비교 기준은 제한된 데이터센터 전력으로 얼마나 많은 출력 토큰을 만들어낼 수 있느냐입니다. 또 현재 할라피뇨는 엔지니어링 샘플 단계인 반면 베라 루빈 시스템은 고객사 출하가 시작되고 있다는 차이도 있습니다. 오픈AI가 개발하는 것은 할라피뇨라는 칩 하나에 그치지 않습니다. 수천 개의 자체 칩을 연결할 네트워크 아키텍처까지 함께 구축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한 랙 안에서 128개의 할라피뇨를 연결하고, 이를 다시 16개 랙으로 묶어 최대 2048개의 할라피뇨가 하나의 네트워크에서 작동하도록 설계했습니다. 쉽게 말하면 할라피뇨 수천 개가 각각 따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거대한 AI 추론 컴퓨터처럼 작동하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결국 현재의 챗GPT를 조금 더 빠르게 돌리기 위한 칩이 아니라 앞으로 훨씬 거대해질 AI 서비스를 위한 전체 인프라를 설계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엔비디아가 AI칩 시장을 장악할 수 있었던 이유는 단순히 GPU 성능이 좋았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엔비디아에는 CUDA라는 강력한 소프트웨어 생태계가 있습니다. 개발자들은 CUDA를 이용해 자신이 원하는 AI와 각종 연산 작업을 엔비디아 GPU에서 처리할 수 있습니다. CUDA에는 거의 20년에 걸쳐 개발자와 각종 소프트웨어, 라이브러리가 쌓였습니다. 경쟁사가 아무리 좋은 AI칩을 만들어도 개발자들이 그 칩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환경을 구축해야 하는 문제가 남습니다. 이것이 새로운 AI칩 업체들이 엔비디아를 따라잡기 어려웠던 이유 가운데 하나입니다. 그런데 세미애널리시스는 할라피뇨를 통해 새로운 가능성도 제기했습니다. 최첨단 AI가 새로운 칩에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직접 작성하고 최적화할 수 있다면 엔비디아의 CUDA가 구축해 놓은 진입장벽이 이전보다 낮아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오픈AI는 자사의 AI 모델을 할라피뇨 개발과 소프트웨어 최적화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AI 모델을 활용하면서 최초 설계부터 테이프아웃까지 걸리는 시간을 크게 단축했다는 설명입니다. 과거에는 새로운 구조의 칩을 만들면 수많은 개발자가 오랜 시간에 걸쳐 해당 칩에 맞는 컴파일러와 소프트웨어, 최적화 코드를 만들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AI가 특정 프로그램이 할라피뇨에서 가장 효율적으로 작동하도록 상당 부분의 코드를 직접 작성하고 최적화할 수 있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새로운 칩을 개발한 회사가 엔비디아의 CUDA처럼 완벽한 범용 소프트웨어 환경을 처음부터 구축해야 하는 부담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엔지니어링 샘플에서 좋은 성능을 내는 것과 이를 수십만 개씩 경제적으로 생산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할라피뇨는 TSMC에서 생산됩니다. 본격적인 양산 단계에서는 TSMC의 첨단공정 생산능력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느냐가 중요합니다. 파운드리 물량만 확보한다고 끝나는 것도 아닙니다. 실제 생산 과정에서 수율, 즉 생산한 칩 가운데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칩의 비율을 안정적으로 끌어올려야 합니다. 여기에 HBM4와 첨단 패키징 생산능력도 확보해야 합니다. 현재 할라피뇨가 넘어선 것은 ‘실제로 작동하는 경쟁력 있는 자체 AI칩을 만들 수 있느냐’는 첫 번째 관문에 가깝습니다. 앞으로는 이 칩을 얼마나 많이, 안정적으로, 낮은 비용으로 생산해 실제 데이터센터에 배치할 수 있느냐가 두 번째 시험대가 될 전망입니다. 3. 소프트뱅크, 오픈AI 투자 위해 최대 200억달러 채권 발행 검토 소프트뱅크그룹이 오픈AI 투자에 사용한 대출을 차환하기 위해 100억달러에서 최대 200억달러 규모의 채권 발행을 검토하고 있습니다.채권은 달러와 유로화로 발행될 수 있으며 이르면 오는 9월 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번 채권 발행으로 조달한 자금 일부는 올해 초 오픈AI 투자를 위해 확보한 400억달러 규모 브리지론을 갚는 데 사용될 예정입니다. 브리지론은 대규모 투자를 신속하게 집행해야 할 때 장기적인 자금조달이 완료될 때까지 일단 사용하는 단기성 임시 대출입니다. 소프트뱅크는 은행들로부터 대규모 자금을 빌려 오픈AI 투자를 진행한 뒤 이제 장기 채권을 발행해 이 대출의 일부를 갚으려는 것입니다. 나머지 조달 자금은 다른 AI 투자에도 사용될 전망입니다. 다만 상당히 높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해야 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손정의 회장이 창업해 이끌고 있는 소프트뱅크는 현재 신용등급이 투기등급, 이른바 정크등급입니다. 대규모 채권 발행 가능성이 알려지자 소프트뱅크의 기존 채권시장에서도 신용위험에 대한 경계심이 나타났습니다. 소프트뱅크가 발행한 쿠폰금리 8.5% 달러채 가격은 2.3센트 하락해 액면 1달러당 약 98센트를 기록했습니다. 지난 4월 이 채권이 발행된 이후 가장 큰 하루 하락폭을 기록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소프트뱅크의 부도 위험을 보험처럼 거래하는 신용부도스와프(CDS) 스프레드도 10.7bp 확대됐습니다. 한 달여 만에 가장 큰 상승폭입니다. CDS 스프레드가 확대됐다는 것은 시장에서 소프트뱅크의 신용위험을 이전보다 높게 평가하기 시작했다는 의미입니다. 소프트뱅크는 올해 오픈AI에 총 650억달러가량을 투자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를 위해 브리지론뿐 아니라 달러·유로화 채권, 일본 개인투자자 대상 채권, 마진론, ARM홀딩스 등 보유 지분을 활용한 자금조달까지 동원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소프트뱅크가 보유한 자산의 가치입니다. 오픈AI의 기업가치와 ARM 주가 등이 상승하면 소프트뱅크가 보유한 자산의 순자산가치(NAV)도 올라갑니다. 순자산가치가 높아지면 이를 바탕으로 추가로 돈을 빌릴 수 있는 능력도 커집니다. 현재까지 소프트뱅크는 이러한 구조를 활용해 AI에 재투자해왔습니다. AI 시장이 계속 성장한다면 이러한 선순환 구조가 반복될 수 있습니다. 시장 전략가 크리스토프 바로는 AI 기업의 가치가 계속 상승하고 신용시장에서 돈을 빌릴 수 있는 환경이 유지되는 한 매우 강력하게 작동할 수 있는 구조라고 평가했습니다. 실제 소프트뱅크의 LTV, 즉 담보가치 대비 대출 비율은 약 13%로 아직 낮은 수준입니다. 따라서 현재 자산가치가 어느 정도 하락한다고 해서 곧바로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빠지는 구조는 아닙니다. 다만 소프트뱅크의 자산 구성이 특정 AI 관련 자산에 집중돼 있다는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소프트뱅크의 NAV 가운데 상당 부분이 ARM, 비전펀드2, 그리고 간접적으로 오픈AI의 기업가치에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AI 시장이 조정을 받을 경우 지금까지의 선순환 구조가 반대로 작동할 수도 있습니다. AI 시장이 조정을 받으면 ARM 주가와 비상장 AI 기업들의 가치가 하락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소프트뱅크의 NAV가 줄어들고 자산가치가 낮아진 만큼 LTV는 자동으로 상승합니다. 그 결과 추가 자금조달 능력이 약화될 수 있습니다. 상황이 더 악화되면 일부 대출에서는 추가 담보를 요구받거나 조기 상환해야 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를 충족하기 위해 결국 보유자산을 매각해야 하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물론 당장 이런 일이 발생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오히려 AI 산업은 현재보다 훨씬 더 큰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고 하이퍼스케일러들의 투자도 계속 집행되고 있습니다. 다만 소프트뱅크가 AI 투자를 확대하는 과정에서 차입 규모까지 빠르게 늘리고 있다는 점에 대해 채권시장을 중심으로 경계심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4. 제프리 커리 “금 1만달러·은 300달러도 가능” 월가의 원자재 전문가인 제프리 커리가 금 가격이 온스당 1만달러, 은 가격은 300달러까지 상승하는 시나리오도 가능하다고 전망했습니다. 커리가 금과 은 가격 상승을 예상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이른바 ‘화폐가치 희석 거래(debasement trade)’입니다. 미국 정부의 부채가 계속 증가하고 물가는 오르는데 미국이 높은 금리를 충분히 유지하지 못한다면 달러의 실질적인 가치가 떨어질 수 있습니다. 투자자들이 이를 피하기 위해 금과 은 같은 실물자산을 사게 된다는 논리입니다. 실제로 최근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이 장기 국채 바이백 확대 방침을 발표한 이후 달러가 약세를 보이고 금과 비트코인이 상승하면서 월가에서는 화폐가치 희석 거래가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커리가 주목하는 첫 번째 문제는 전쟁과 인플레이션입니다. 전쟁이 발생하면 원유와 천연가스, 운송비, 원자재 가격 등이 오르면서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물가가 크게 오르면 중앙은행은 금리를 올려 인플레이션을 억제합니다. 그런데 커리는 지금 미국에는 한 가지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미국 정부의 부채가 너무 많아졌다는 점입니다. 금리가 크게 올라가면 미국 정부가 새로 발행하는 국채의 이자 부담도 커집니다. 기업과 가계의 대출금리도 올라가 경제 전체에 부담을 줄 수 있습니다. 결국 미국이 높은 금리를 장기간 감당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것이 커리의 주장입니다. 최근 베선트 재무장관이 장기 국채 바이백을 확대해 장기금리 상승을 억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인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해석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이 실질금리입니다. 예를 들어 물가가 연간 5% 오르는데 금리가 3%라고 가정해보겠습니다. 돈을 예금이나 채권에 넣어 3%를 벌더라도 물가는 5% 올랐기 때문에 구매력을 기준으로 보면 돈의 가치는 약 2% 줄어듭니다. 현재 미국의 실질금리는 마이너스가 아니라 약 2% 수준입니다. 다만 여기에 지정학적 긴장과 국채시장의 변동성, 달러가치 등의 불확실성도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향후 인플레이션을 확실하게 잡지 못한 상태에서 Fed가 섣불리 금리 인하에 나서거나 중동의 지정학적 위기가 다시 커지면서 유가가 상승한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물가가 다시 오르는 상황에서 금리가 충분히 따라 올라가지 못하면 실질금리는 크게 떨어질 수 있고, 극단적인 경우 마이너스로 내려갈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투자자 입장에서는 현금이나 채권보다 금을 보유하려는 유인이 커질 수 있습니다. 과거에도 실질금리가 크게 마이너스로 떨어졌던 시기 이후 금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했습니다. 커리는 특히 1970년대 인플레이션 시기를 예로 들면서 당시 장기간에 걸쳐 금은 약 24배, 은은 약 29배 상승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커리는 현재도 비슷한 구조가 만들어질 가능성을 보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의 통화량이 다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하면서 코로나19 당시처럼 통화량 증가가 향후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연결될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습니다. 중앙은행의 움직임도 중요합니다. 금 가격이 상승하고 달러의 실질가치에 대한 우려가 커질수록 금 보유량이 많은 중앙은행의 통화 신뢰도가 상대적으로 높아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반대로 금 보유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국가들은 외환보유액을 다변화하기 위해 금을 추가 매입할 유인이 커질 수 있습니다. 이 경우 ‘금 가격 상승→중앙은행 금 수요 증가→금 가격 추가 상승’이라는 구조가 만들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은에는 금에 없는 또 하나의 상승 요인이 있습니다. 바로 산업용 수요입니다. 특히 태양광 패널에는 전기를 전달하기 위해 은이 사용됩니다. 제시된 수치에 따르면 태양광 산업의 은 수요는 2016년 8100만온스에서 2024년 약 2억온스로 증가했습니다. 2030년에는 최대 4억5000만온스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 전망대로라면 2030년에는 세계 은 광산 생산량의 절반 이상이 태양광 산업에서 소비될 가능성도 있다는 주장입니다. 여기에 전쟁으로 에너지 안보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각국이 태양광 발전을 예상보다 빠르게 확대한다면 은 수요가 기존 전망보다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는 논리입니다. 5. 엔비디아 실적 발표…매출 920억달러·데이터센터 857억달러 예상 엔비디아(NVDA)의 2027회계연도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시장 컨센서스는 매출 약 920억달러, 조정 주당순이익(EPS) 2.08~2.09달러입니다. 엔비디아가 제시했던 2분기 자체 매출 가이던스는 910억달러±2%, 비GAAP 기준 매출총이익률은 약 75%입니다. 이번 실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여전히 데이터센터 매출입니다. 시장 컨센서스는 약 857억달러로 전년 동기의 두 배가 넘는 수준입니다. 데이터센터 매출은 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구글·메타 같은 하이퍼스케일러의 AI 자본지출뿐 아니라 각국의 소버린 AI 프로젝트, 기업들의 AI 도입, 가속 컴퓨팅 수요가 실제 엔비디아 매출로 얼마나 연결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핵심 지표입니다. 데이터센터 매출이 예상치를 크게 웃돈다면 AI 수요가 여전히 공급을 넘어서는 수준이라는 기대가 강화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예상치를 밑돌거나 성장세가 둔화되는 신호가 나온다면 시장에서는 ‘AI 자본지출이 정점을 지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질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엔비디아뿐 아니라 AI 반도체 관련주 전반이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하이퍼스케일러에 대한 의존도가 얼마나 낮아졌는지도 확인해야 합니다. 엔비디아는 최근 매출 분류 기준을 크게 데이터센터와 엣지컴퓨팅으로 변경했습니다. 데이터센터 부문은 다시 하이퍼스케일러와 ACIE, 즉 AI 클라우드·산업용 AI·기업용 AI로 구분해 발표합니다. 이를 통해 전체 데이터센터 사업에서 하이퍼스케일러가 차지하는 비중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엔비디아가 소수 고객에 과도하게 의존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만큼 이 부분도 눈여겨봐야 합니다. 특히 ACIE가 빠르게 성장한다면 엔비디아의 AI 투자 사이클이 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구글·메타 같은 소수 빅테크의 투자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경제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엣지컴퓨팅에는 PC·게임·워크스테이션과 로봇, 자동차, 통신 등이 포함됩니다. 블랙웰 출하와 베라 루빈 전환 상황도 중요합니다. 투자자들은 블랙웰 출하량과 B시리즈 매출, 루빈 출시 일정 및 공급능력에 대한 엔비디아의 설명을 주목할 전망입니다. S&P글로벌에 따르면 이번 분기 B시리즈 매출 전망은 시장에서도 상당한 차이가 있습니다. 추정치 범위가 63억달러에서 763억달러까지 벌어져 있을 정도입니다. 이는 시장이 아직 블랙웰의 매출 확대 속도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루빈 역시 올해부터 매출에 기여하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블랙웰 공급 확대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루빈에 대해서도 자신감 있는 전망이 나온다면 엔비디아의 차세대 제품 사이클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는 신호가 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출시 지연이나 공급망 병목이 나타나거나 경영진이 향후 공급 확대에 대해 모호한 설명을 내놓는다면 악재가 될 수 있습니다. 매출총이익률도 중요한 지표입니다. 엔비디아는 이번 분기 GAAP 기준 매출총이익률을 74.9%, 비GAAP 기준으로는 75.0%±0.5%포인트로 전망했습니다. 문제는 AI칩을 만드는 비용도 올라가고 있다는 점입니다. HBM 가격과 첨단 패키징 비용, 공급망 비용 등이 상승하면서 엔비디아의 수익성을 압박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매출총이익률이 75% 안팎을 유지한다면 엔비디아가 여전히 강력한 가격 결정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의미가 됩니다. 반대로 매출총이익률이 예상보다 크게 떨어진다면 AI칩 판매가 빠르게 증가하더라도 엔비디아가 지금과 같은 높은 수익성을 계속 유지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커질 수 있습니다. 이번 분기 실적 자체보다 시장에 더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은 다음 분기 가이던스입니다. 월가는 AI 투자 사이클이 다음 분기에도 강하게 이어지는지를 확인하려 하고 있습니다. 일부 전망에서는 엔비디아가 다시 한번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실적과 가이던스를 제시할 경우 3분기 매출 전망이 1080억달러를 넘어설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3분기 가이던스가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돈다면 엔비디아 주가뿐 아니라 AI 관련주 전체에 강력한 상승 촉매가 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시장 예상에 부합하는 정도만으로는 부족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엔비디아 주가에 이미 매우 높은 성장 기대가 반영돼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보수적인 가이던스가 나온다면 투자자들이 AI 관련주에 대한 위험 노출을 줄이는 디리스킹(de-risking)에 나설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번 엔비디아 실적은 사실상 AI 자본지출 전체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가 되고 있습니다. 시장은 매출과 AI칩 수요, 마진뿐 아니라 클라우드 업체들의 자본지출이 계속 확대될 수 있는지도 확인하려 하고 있습니다. 현재 엔비디아의 시가총액은 약 5조2000억달러에 달합니다. 옵션시장에서는 실적 발표 이후 엔비디아의 시가총액이 약 ±2800억달러 움직일 수 있는 변동성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습니다. 주가로 환산하면 실적 발표를 전후해 약 ±5.4% 움직일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는 셈입니다. 하이퍼스케일러와 기업 고객의 AI 투자가 여전히 강하다는 설명이 나온다면 AI 투자 사이클에 대한 신뢰가 유지될 수 있습니다. 반면 클라우드 주문 둔화나 기업들의 AI 도입 속도 저하, 전력 부족 또는 AI 인프라 투자에 필요한 자금조달 부담 등이 언급된다면 엔비디아뿐 아니라 AI 인프라 관련주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