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 넘게 팔더니 다시 불개미 본능”…반도체 3배 ETF에 1.2조 ‘풀베팅’
매일경제-증권 · 2026-08-26 17:15
· #반도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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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위 종목 합산보다 많아
“피크아웃 우려 해소·저점 매수”
이달 초 미국 증시에서 반도체 3배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를 대거 팔아치웠던 ‘서학개미’들이 다시 매수에 나서며, 최근 일주일 동안 1조2000억원이 넘게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주가 큰 폭으로 조정받은 가운데 인공지능(AI) 투자 지속에 대한 기대가 살아나면서 저가 매수세가 유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26일 뉴스1 보도에 따르면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 자료를 분석한 결과 국내 투자자들은 최근 일주일(18~24일) 동안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로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배 ETF(SOXL)’를 8억9115만달러(약 1조2300억원)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해외주식 순매수 1위다. 특히 2~20위 종목의 순매수액을 모두 합친 8억1102만달러보다 SOXL 한 종목에 들어간 자금이 더 많았다.
이달 초와는 정반대 흐름이다. 서학개미들은 이달 1일부터 17일까지 SOXL을 17억7343만달러(약 2조4600억원) 순매도했지만 최근 다시 대규모 매수로 돌아섰다.
SOXL 보유 규모도 크게 불어났다. 지난 21일 기준 국내 투자자의 SOXL 보관금액은 60억5224만달러(약 8조3800억원)로 테슬라와 엔비디아, 알파벳에 이어 4위를 기록했다. 지난 4월 말 10위였던 것과 비교하면 순위가 크게 뛰었다.
최근 반도체 투자심리가 살아난 배경에는 AI 인프라 투자에 대한 기대가 자리하고 있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AI 수요가 정점을 지나는 것 아니냐는 ‘피크아웃’ 우려가 제기됐지만, AI 인프라 기업들의 투자 확대가 이어지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반도체 업황에 대한 기대가 다시 커졌다는 분석이다.
오는 26일(현지시간) 예정된 엔비디아 실적 발표를 앞두고 반도체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최근 일주일 동안 서학개미 순매수 상위권은 반도체 관련 종목이 휩쓸었다. SOXL에 이어 샌디스크가 1억94만달러로 순매수 2위를 기록했고, 메모리 반도체에 집중 투자하는 ‘라운드힐 메모리 ETF(DRAM)’가 8412만달러로 3위에 올랐다. 브로드컴도 4503만달러 순매수되며 8위를 기록했다.
최근 반도체주가 큰 폭으로 조정받은 것도 매수세를 자극했다. 지난 17일부터 24일까지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1만2621.01에서 1만1423.17로 9.5% 하락했다. 반면 같은 기간 SOXL에는 7억1291만달러의 순매수 자금이 유입됐다. 지수가 떨어질수록 오히려 반등에 베팅하는 자금이 늘어난 셈이다.
시장에서는 엔비디아 실적 발표가 향후 반도체주의 방향을 결정할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엔비디아가 AI 서버 가격을 15% 이상 인상한 만큼 가격 인상이 매출과 수익성에 어느 정도 반영될지도 관심사다.
특히 엔비디아 실적은 개별 기업의 성적을 넘어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AI 투자 지속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로 평가된다. 결과에 따라 반도체주는 물론 단기적으로 미국 증시 전반의 방향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조재운 대신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의 이번 분기는 컨센서스 상회 여부보다 상회의 폭이 관건”이라며 “매출이 930억달러(약 129조원)를 넘고 다음 분기 전망까지 시장 눈높이를 웃돌면 옵션시장이 반영한 상단을 시험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