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1석 잡아라”…고려아연·영풍MBK, 국민연금 표심 놓고 감사위원 표결 ‘여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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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룰’ 적용...최대주주 의결권 제한
MBK 연합 “최윤범 사익 의혹 조사”
고려아연 “주총 전 노이즈 마케팅”
오는 9월 9일 임시주주총회를 앞두고 고려아연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영풍·MBK파트너스가 또다시 충돌하고 있다. 특히, 독립된 감사위원회 위원 1명을 선출하는 안건을 두고 치열한 표 대결이 예상되는 가운데 승기를 잡기 위한 장외 여론전이 갈수록 심화하는 모습이다.
이번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독립이사 선임에는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을 합해 3%까지만 인정하는 이른바 ‘3% 룰’이 적용되는 만큼 일반주주와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의 표심이 중요해질 전망이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내달 임시주총을 앞두고 영풍·MBK는 최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일가의 개인 투자와 원아시아파트너스 펀드 투자의 연관성을 다시 꺼내들며 여론전을 촉발했다.
영풍·MBK 측은 원아시아파트너스가 운용한 8개 펀드 가운데 6개에서 고려아연이 사실상 단독 출자자(LP)였다는 점을 들어 최 회장 일가의 개인 투자와 회사 자금 간 이해상충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영풍·MBK는 재판 중인 형사사건 기록 등을 언급하며 “이 사안의 본질은 최윤범 회장 측이 먼저 투자한 기업들에 고려아연 자금이 사실상 재원인 원아시아파트너스가 후속 투자했고, 그 과정에서 해당 비상장사들의 기업가치 상승과 최 이사 측의 사익 실현 가능성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영풍·MBK는 이번 임시주총에서 원아시아 투자 논란을 현 경영진의 사익 추구 의혹과 내부통제 문제로 연결하며 자신들이 추천한 박유경 후보의 선임 명분을 쌓는 데 화력을 집중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현재 ISS와 서스틴베스트, PIRC 등 주요 의결권 자문사들은 고려아연 측 추천 인사인 백인규 후보를 지지하며, 영풍·MBK 측 박유경 후보에는 반대를 권고하고 있는 상황이다.
고려아연은 전날 입장을 통해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위한 일방적 주장으로 영풍·MBK 연합이 ‘짜깁기’와 ‘미확정 자료’로 임시주총을 앞두고 또다시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며 강력한 민형사상 조치와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영풍·MBK 측이 문제 삼는 원아시아 관련 펀드의 출자자인 LP로서 고려아연은 자금을 투자했을 뿐 펀드 운용사(GP)가 개별 투자처 선정과 투자 의사결정 등을 독립적으로 실행했다는 입장을 거듭 설명했다. 펀드 투자와 자금 운용은 관련 법령과 내부 규정에 따라 적법한 절차를 거쳐 진행됐다는 주장이다.
고려아연은 “영풍·MBK 연합이 실제 사안의 사실관계와 전후맥락 등을 생략한 채 일부 내용을 자의적으로 발췌하고 짜깁기하는가 하면, 미확정 내용을 마치 법적 공신력이 확보된 사실인 것처럼 왜곡하며 일방적인 주장을 언론에 유포하고 있다”며 “특히 상대 측이 근거로 삼고 있는 형사기록과 관련 법원의 판결에서는 당사가 피해자로 인정된 바 있다”고 확인했다.
고려아연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입장을 내고 “영풍·MBK가 2년 가까이 적대적 M&A를 이어가면서도 고려아연의 글로벌 경쟁력과 미래에 대한 고민보다 과거 사안에 대한 일방적인 주장과 해석을 통해 근거 없는 의혹을 확대하는 여론전에 몰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당사가 사실관계를 설명한 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 또다시 ‘재반박’이라는 이름으로 보도자료를 내놓은 것은, 사실 규명보다 논란 자체를 이어가려는 전형적인 노이즈 마케팅이자 주총용 여론전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고려아연 측은 “영풍·MBK가 활용하는 자료에는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인 제3자에 관한 별건 형사사건의 미확정 수사·재판자료가 포함돼 있다”며 특히, 영풍·MBK 측이 근거로 삼고 있는 형사기록과 관련 법원의 판결에서 고려아연이 피해자로 인정된 바 있다는 점을 거듭 확인했다.
영풍·MBK 측은 고려아연이 형사사건상 피해자로 인정됐다고 주장한 데 대해 인정하면서도 “문제는 회사와 주주의 자금이 최 회장의 사익 추구를 위해 사용됐다는 의혹이며, 지금 필요한 것은 법적 조치 운운이 아니라 최 회장 관련 의혹에 대한 독립조사와 그에 따른 합당한 조치”라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9월 임시주총과 관련 “이번 표결은 경영권 분쟁의 연장이 아니라 주주의 권리와 자산을 보호할 독립적 감시 장치를 세울 것인지의 문제”라며 “현 감사위원회가 최 회장 관련 회사 자금 유용 의혹에 대해 침묵해 온 만큼, 주주들이 독립 감사위원 선임을 통해 내부통제 회복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고려아연은 “영풍·MBK가 진정으로 고려아연의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걱정한다면, 왜곡과 일방적 주장에 기반한 근거 없는 의혹 경쟁이 아니라 이 거대한 변화 속에서 고려아연을 어떻게 성장시키고 글로벌 경쟁력을 높일 것인지에 대한 비전과 해법부터 제시해야 한다”며 영풍·MBK 스스로의 경영과 거버넌스부터 돌아보라고 직격했다.
영풍은 회계처리기준 위반과 관련해 금융당국으로부터 감사인 지정 3년, 전 대표이사 해임권고 상당, 담당임원 해임권고 및 직무정지 6개월, 시정요구 등의 조치를 받았으며, 금융위원회로부터 약 204억7000만원의 과징금도 부과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