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영업손실 87억…현금성자산 전년比 77% 감소
CB·BW 한도 600억→1500억…정관에 M&A 목적 추가
자금조달·M&A로 중심이동 조짐
[인포스탁데일리=김문영 기자] 코스닥 상장사 프로티나의 실적이 1년 전 기업공개(IPO) 당시 전망치와 큰 괴리를 보이고 있다. 상장 당시 회사는 올해 148억원의 매출을 예상했지만 상반기 실제 매출은 5억원으로 달성률은 3.5%에 그치고 있다.
반면 회사는 메자닌 발행 여력을 대폭 확대하고 정관에 인수합병(M&A) 목적을 추가했다. 이어 신설법인 지분까지 사들이는 등 재무적 행보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프로티나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5억원 수준으로 전년 동기 20억원 대비 74%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40억원에서 87억원으로 두 배 이상 확대됐고 순손실도 34억원에서 64억원으로 87.7% 늘었다. 자기자본은 지난해 말 284억원에서 상반기 말 227억원으로 6개월 만에 57억원이 감소했다.
◆ 빛바랜 상장 청사진
프로티나는 지난해 7월 IPO 당시 2026년 매출을 148억원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상반기 매출은 이 전망치의 3.5%인 5억원에 불과하다. 전망치를 달성하기 위해선 이의 27배가 넘는 143억원의 매출을 하반기에 올려야 한다.
영업손실도 극심한 격차를 보이고 있다. 상장 당시 프로티나는 올해 영업손실이 20억원으로 축소될 것으로 봤지만 상반기에만 이미 87억원의 손실을 보이고 있다. 반년 만에 당초 연간 예상치의 4배를 넘겼다.
이 같은 괴리는 이미 지난해부터 나타났다. 프로티나는 IPO 당시 2025년 매출 66억원, 영업손실 59억원을 예상했으나 실제 매출은 30억원, 영업손실은 114억원이었다. 상장 시 제시했던 전망치는 첫해부터 크게 빗나갔고 올해는 차이가 더욱 커지는 흐름이다.
현금흐름 역시 악화되고 있다. 상반기 영업활동현금흐름은 -43억원으로 전년 동기 -21억원보다 유출이 두 배 이상 늘었다. 현금및현금성자산은 지난해 상반기 말 90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말 21억원으로 77% 감소했다. 다만 프로티나는 IPO로 조달한 216억원 중 194억원을 아직 예금 등의 형태로 갖고 있어 당장 유동성 위기에 놓일 상황은 아니다. 이에 시장의 관심은 이 자금이 어떤 방식으로 활용될지에 쏠리는 모습이다.
◆ 자금조달·M&A로 중심 이동?
자금 사용과 사업전략도 IPO 당시 청사진과 달라졌다. 프로티나는 상장 당시 공모자금을 활용해 미국 현지 CLIA랩을 인수하고 이를 미국 진단서비스 매출 확대의 기반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회사는 상장 후 해당 인수를 미루고 자체 신약개발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선회하는 모습이다.
눈에 띄는 것은 이 과정에서 자금조달 및 외부 투자 수단을 크게 확대했다는 점이다. 프로티나는 지난 3월 정관을 변경해 합산 600억원이던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 한도를 합산 1500억원으로 늘렸다. 여기에 M&A 관련 내용도 메자닌 발행 목적에 새롭게 포함시켰다. 상장 8개월 만에 대규모 외부자금 조달과 M&A 관련 통로를 대폭 넓힌 것이다.
당시 프로티나는 단기적인 M&A 계획이 없다고 밝혔지만, 약 4개월 뒤 프로티나는 ABX바이오사이언시스(이하 ABX) 지분 취득을 결정했다. 상장 당시 공표했던 계획은 미뤄지고 단기 M&A 계획이 없다고 밝힌 지 4개월 만에 ABX 지분투자에 나선 것이다.
◆ 34억 투자도 아직은 '베일'
프로티나는 상반기 종료 직후 ABX에 34억원을 투입해 지분 26.7%를 확보했다. ABX는 올해 5월 자본금 1000만원으로 세운 신설법인이다. 프로티나가 이번 지분 확보 시 적용한 주당 60만원을 단순 적용하면 ABX의 증자 전 주식가치는 120억원에 이른다.
한편 ABX는 비상주 공유오피스에 주소를 둔 회사로 사무공간과 상주 인력을 확인할 수 없었다. 프로티나는 앞서 본지와의 질의에서 “순차적으로 인력이 확장되면 사무실 공간을 갖춰 나갈 예정”이라고 답했지만 공시 한 달여가 지난 26일 현재 ABX는 여전히 비상주 공유오피스에 주소를 두고 있다.
프로티나는 ABX가 서울대 보유의 특허 전용실시권을 기반으로 사업을 하는 회사이며, 외부 전문기관의 가치평가도 거쳤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평가기관과 평가방법, 전용실시권 계약에 관한 내용은 계약상 기밀을 이유로 들어 공개하지 않았다.
◆ 기술특례의 '익숙한 경고'
과거 기술특례 바이오기업 중에는 성과와 실적을 만들지 못하고 자금조달과 경영권 변경, 신사업 확대를 이어가다 결국 시장에서 퇴출된 사례들이 있다.
일례로 항체치료제 개발사 파멥신은 2018년 기술특례로 코스닥에 상장하면서 기술이전 등을 전제로 2020년 매출 1185억원, 영업이익 1011억원을 전망했다. 그러나 실제 2020년 매출은 사실상 없는 수준이었고 255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이후 파멥신은 본업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 채 대규모 CB 발행과 유상증자, M&A와 신사업 확대에 나섰다. 최대주주 변경 이후에는 자동차부품·타이어 사업까지 추가했고 결국 올해 1월 최종 상장폐지돼 시장에서 사라졌다. 프로티나 역시 상장 당시 전망과 실제 실적의 괴리가 커지는 가운데 사업계획을 변경하고 자금조달 및 외부투자 확대에 나선 만큼, 과거 기술특례 기업들의 전철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기술특례 상장기업은 상장 당시 제시한 성장 경로를 얼마나 실제 계약과 매출로 구현하느냐가 중요하다”며 “당초의 추정치와 실제 실적의 차이가 계속해서 커진다면 신규 사업이나 투자를 강화하기보다 기존 전망이 왜 빗나갔는지를 분석하고 자금 사용계획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프로티나 측에 질의했지만 답변이 오지 않았다.
김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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