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분기에 대손충당금 4억 설정
이솔 상반기 12억 순손실…완전자본잠식 전환
[인포스탁데일리=김문영 기자] 코스닥 상장사 벡트가 부실 자회사 이솔정보통신(이하 이솔)에 최근 또 수억원을 빌려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맞물려 회사는 4억원의 대손충당금도 설정했다. 새롭게 현금을 빌려주면서 못 받을 가능성에 대한 충당금도 함께 반영한 것이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벡트의 이솔에 대한 대여금은 지난해 10억원에서 상반기 말 16억원으로 증가했다. 2분기 들어 6억원이 추가 대여된 것이다.
◆ 밑 빠진 독에 물붓기?
벡트는 지난해 이솔 투자주식에 약 10억원의 손상차손을 인식하고 영업권에 대해서도 9억원 가량을 손상처리했다.
눈에 띄는 것은 2분기에 등장한 대손충당금이다. 벡트의 지난 1분기 재무제표에는 대여금에 대한 대손충당금이 설정돼 있지 않다. 그러나 상반기 말 상황은 달라졌다. 단기대여금에 2억8333만원, 장기대여금에 1억2500만원 등 4억여원의 대손충당금이 설정된 것이다.
대손충당금은 대여금 등의 일부를 회수하지 못할 가능성에 대비해 예상 손실을 장부에 미리 반영하는 금액이다. 결국 벡트는 이솔에 돈을 더 빌려주면서도 그 중 상당 부분을 돌려받지 못할 가능성을 동시에 재무제표에 반영한 셈이다.
◆ 이솔은 ‘완전자본잠식’ 전환
이솔의 재무상태는 꾸준히 악화되고 있다. 이솔의 자기자본은 지난해 말 10억원에서 반기 말 -1억여원으로 내려가 완전자본잠식에 빠졌다. 완전자본잠식은 회사의 자산을 장부가 기준으로 모두 팔아도 빚조차 해결할 수 없는 상태를 말한다.
실적 역시 나빠졌다. 올해 상반기 이솔의 매출은 74억원으로 전년 동기 109억원보다 32% 감소했다. 순손실은 12억원으로 전년 동기 9억원보다 3억원 증가했다. 적자가 계속되면서 남아 있던 자기자본이 2분기에 모두 소진됐다.
은행채무에 대한 벡트의 부담도 여전하다. 벡트는 상반기 말 현재 이솔의 국민은행과 기업은행 채무에 31억여원의 연대보증을 제공하고 있다. 이솔 대여금 16억원과 잠재적 보증위험을 단순 합산하면 벡트가 이솔에 직접 투입했거나 향후 부담할 가능성이 있는 금액은 47억원에 달한다.
◆ 44.86% 개인주주는 그대로
벡트를 제외한 이솔의 외부주주는 지분 44.86%를 가진 이정협 씨 한 명뿐이다. 벡트가 자금 대여와 연대보증으로 부담을 계속 키우는 동안에도 이 씨의 지분율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회사 측은 이 씨가 퇴임한 이후 이솔에 투입한 자금은 없다고 밝혔다.
벡트는 이솔이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들어갔음에도 자본잠식을 해소할 수 있는 증자 대신 대여 방식으로 재무적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벡트가 자금과 신용을 제공하면서 특정 개인의 지분율을 떠받치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벡트의 실적 흐름도 좋지 않다. 벡트의 상반기 연결 매출은 218억원으로 전년 동기 275억원보다 20%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24억원으로 전년 동기 15억원보다 60% 확대됐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부실 자회사에 추가 대여를 하면서도 거의 동시에 대손충당금을 설정했다는 점이 핵심"이라며 "반복적인 자금 지원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추가 대여와 관련해 벡트 관계자는 "주주 이익을 위한 결정"이라며 "이솔의 상황을 고려한 선택으로 이정협 씨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어 향후 이솔에 대한 추가 자금지원과 지원의 한도 및 회수에 대한 질의에는 "미공개중요정보에 해당하는 것"이라며 답변하지 않았다.
김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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