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조 미래기금, 기존 사업과 중복 우려
매일경제-경제 · 2026-08-23 17:45
· #반도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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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운용 효율·일관성 도마위
고등교육·지역균형특별회계
기존 재정 사업과 목적 겹쳐
기금 20% 재량사용 논란 더해
각종 재정사업 옥상옥 신설땐
회계 복잡해져 투명성 저하도
고등교육·지역균형특별회계
기존 재정 사업과 목적 겹쳐
기금 20% 재량사용 논란 더해
각종 재정사업 옥상옥 신설땐
회계 복잡해져 투명성 저하도
23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기획예산처는 일반·특별회계 사업 가운데 중장기 투자가 필요한 사업을 미래대응기금으로 편입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청년 일자리·주거 지원과 메가특구 인프라스트럭처 지원 등 신규 사업도 대거 담길 전망이다.
문제는 기존 재정 체계와의 중복이다. 미래대응기금은 총괄계정과 청년, 성장동력, 지방, 교육·인재계정으로 나뉘어 유관부처 재정 사업을 지원하게 된다. 하지만 이미 특별회계가 설치된 분야에 다시 별도 기금 계정을 만드는 것은 재정 운용의 일관성과 효율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대표적으로 교육 분야에는 이미 고등·평생교육지원특별회계와 영유아특별회계 등 목적이 특정된 별도 회계가 있다. 지역 분야 역시 지역균형발전특별회계를 통해 지역 산업 육성과 인프라 확충 등에 재정을 투입하고 있다. 여기에 미래대응기금의 교육·인재계정과 지역계정까지 신설하면 비슷한 정책 목표를 두고 일반회계와 특별회계, 기금이 동시에 운영되는 구조가 될 수 있다.
정부는 미래대응기금을 통해 단년도 예산 편성의 한계를 넘어 중장기적으로 필요한 분야에 안정적으로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특정 분야에 재원을 묶어두는 계정이 늘어날수록 오히려 재정 칸막이가 두꺼워질 수 있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더군다나 사업성 기금의 20%는 국회 예산 심의를 거치지 않고 재량 운용할 수 있어 쌈짓돈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정부 판단만으로 당초 계획보다 집행 규모나 사업 간 배분이 쉽게 조정될 수 있는 셈이다.
이처럼 회계·기금이 계속 분화되면 재정구조 자체가 복잡해지면서 투명성이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기존 특별회계 재정 사업에 대해서도 이미 불명확한 세출 사업 범위가 문제로 지적된 바 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지역균형발전특별회계에 대해 "계정별 세출 사업 범위가 중첩돼 타 회계·기금으로부터 사업 이관을 통한 재정 확충 시 사업 목적의 검토 없이 임의성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고 평가했다.
다른 계정에서도 기존 예산 사업과의 경계 설정이 과제로 꼽힌다. 미래대응기금의 청년계정은 일자리부터 주거, 자산 형성, 혼인·출산까지 지원 범위가 광범위하다. 계정의 사업 범위를 명확하게 설정하지 않으면 정부가 재량적으로 기존 사업을 기금으로 옮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금 관리 과정에서 중복 사업을 걸러낼 장치가 충분한지도 논란거리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기금존치평가에서 개별 기금 사업과 다른 사업 간 유사·중복 여부에 대한 평가를 간소화했다. 개별 사업에 대한 점검은 현재 통합재정사업평가 등을 통해 이뤄지지만, 기금 자체의 존치 필요성을 판단하는 단계에서 중복을 촘촘하게 점검하는 기능은 이전보다 약해졌다는 평가다.
미래대응기금이 100조원 넘게 조성되면 사업성 기금 중 가장 큰 규모가 될 가능성이 높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올해 정부가 운용하는 기금은 총 67개로 990조8000억원에 달한다. 공공자금관리기금이 328조원으로 가장 규모가 크고 국민연금기금 185조원, 외국환평형기금 135조원, 주택도시기금 108조원 등이다.
대규모 기금 상당수가 연금 지급이나 외환시장 안정, 주택 지원 등 비교적 명확한 설치 목적을 갖고 있는 만큼 미래대응기금 역시 기존 재정 사업과 구별되는 역할을 분명히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금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