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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광현 “고가 법인 주택 42% 사주 일가 사용 …‘황제 사택’ 생각보다 심각”

매일경제-경제 · 2026-08-23 10:50 · 대상(0016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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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39채 중 1097채 사주 일가 거주·사적 사용” 30억원 초과 453채·100억원 넘는 주택도 12채 국세청, 해외 사택·자녀 유학비까지 검증 확대 법인 명의로 수십억에서 수백억원짜리 고급 주택을 사들인 뒤 사주와 그 가족이 사실상 ‘내 집’처럼 사용해온 이른바 ‘황제 사택’ 현황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임광현 국세청장은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비정상의 정상화, 황제사택 관행 바로 잡겠습니다’라는 글을 올려 이같은 실태 점검 결과를 공유하며 “결과는 생각보다 심각했다”고 말했다. 국세청이 국민주택 규모 이상이면서 공시가격 9억원을 초과하는 종합부동산세 대상 법인 주택을 처음으로 전수 점검한 결과, 임대·업무용을 제외하면 10채 중 4채 이상이 사주 일가의 거주나 사적 용도로 사용된 것으로 파악됐다. 국세청이 들여다본 고가 법인 주택은 총 2639채다. 이 가운데 임대 법인의 임대용 주택 1157채와 직원 기숙사 등 업무용 주택 385채를 제외한 1097채(약 42%)가 사주 일가가 거주하거나 사적으로 사용하는 주택으로 분류됐다. 전수 검증 대상 주택의 공시가격은 평균 20억원을 넘었다. 공시가격 30억원 초과 주택만 453채였고, 100억원이 넘는 주택도 12채였다. 최고가는 200억원을 웃돌았다. 법인 규모도 가리지 않았다. 연매출 수십억원 수준의 중소기업부터 매출 수십조원에 이르는 대기업까지 고가 법인 주택의 사적 사용 사례가 확인됐다는 게 국세청의 설명이다. 문제는 ‘사택’이라는 간판을 달았다고 해서 오너 일가의 공짜 주거가 세법상 허용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현행 세법은 출자 임원과 그 친족이 사용하는 사택에서 얻는 이익과 관련 유지비를 과세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회사 돈으로 고급 주택을 마련하고 사주 일가가 사실상 무상으로 사용하는 관행이 일부 기업에서 이어져 왔다는 것이다. 임 청장은 “현행 세법상 출자 임원과 그 친족이 사용하는 사택 이익 및 유지비는 과세 대상으로 명확히 규정돼 있음에도 변칙 무상 거주가 업계 일각에서 관행처럼 이어져 온 것이 사실”이라고 꼬집었다. 이번 조사에서 한강 조망권을 갖춘 고급 아파트나 강남·용산의 초고가 주택을 법인 명의로 매입해 사주 또는 자녀의 거처로 제공한 사례도 확인됐다. 개인의 다주택 규제를 피하기 위해 자신이 보유하던 고가 주택을 법인으로 넘긴 뒤 계속 사용하는 이른바 ‘법인 명의 갈아타기’도 포착됐다. ‘직원 복지’를 명분으로 100억원이 넘는 하이엔드 콘도를 회사 돈으로 확보한 뒤 정작 일반 직원은 이용하기 어렵고 오너 일가나 일부 임원만 사실상 별장처럼 사용하는 사례도 확인됐다고 임 청장은 전했다. 월급을 받기도 전에 소득세를 원천징수당하는 직장인이나 회사에서 사무용품 하나까지 비용 처리를 통제받는 직원 입장에서는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법인의 재산은 사주의 개인 금고가 아닌 데도 ‘회사 돈으로 사고, 오너가 쓰는’ 관행이 일부 기업에서 이어져 온 셈이다. 임 청장은 “봉급생활자 입장에서는 사주의 법인자산 사적 유용을 납득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임 청장은 이를 단순한 사택 문제로 보지 않았다. 그는 “사주의 법인 주택 사적 사용과 같은 비정상적 행태는 기업 전반의 탈세 위험을 보여주는 중요한 신호”라며 혐의가 확인된 법인에 대해서는 세금 신고의 성실도 전반을 살펴 엄정한 세무조사를 실시하겠다고 예고했다. 국세청은 앞서 법인 명의 슈퍼카를 사주나 가족이 개인 차량처럼 이용하는 행태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본 데 이어 이번에는 법인 명의 초고가 주택으로 검증 범위를 넓혔다. 회사 자산을 오너의 사적 소비 수단으로 활용하는 관행을 정조준한 것이다. 검증 범위는 더 확대된다. 국세청은 국내 초고가 주택뿐 아니라 고급 콘도, 회장이나 사주 자녀에게 무상으로 제공한 해외 사택, 법인이 대신 부담한 해외 유학비 등도 들여다볼 방침이다. 회사 업무와 무관한 비용을 법인 자금으로 지출했는지 검증하겠다는 것이다. 임 청장은 “이번 점검이 ‘회사의 공적 영역’과 ‘오너의 사익 추구’의 경계가 모호한 기업들에 대해 원칙을 명확히 세우는 계기가 되도록 하겠다”며 “반칙과 특권을 누리는 일부가 아닌 규칙을 지키는 다수가 존중받는 공정한 사회를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