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도 빠짐없이 쓸어 모아”…개미들 금 투자 러시, 골드바 매물도 완판 [원자재로 살아남기]
매일경제-증권 · 2026-08-23 09:05
· #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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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초 사상 최고치를 찍었던 금값이 다시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자 투자자들의 움직임이 바빠졌다. 금 가격을 추종해 수익을 내는 금융상품에 뭉칫돈을 집어넣는 한편 실물 금을 찾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운용하는 ACE KRX금현물 ETF(상장지수펀드)의 순자산총액은 지난 20일 기준 4조209억원에 달했다. 금값이 바닥을 찍고 올라왔던 이달 초(3조8230억원·8월3일) 보다 약 2000억원 정도 늘어났다.
ACE KRX금현물은 국내 상장된 ETF 중 금 현물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한국거래소가 산출하는 KRX 금현물 지수를 기초지수로 삼고 그 수익률을 추종해 수익을 낸다. 이 ETF는 DC(확정기여형)·IRP(개인형) 등 퇴직연금에도 편입될 수 있어 개인 투자자들이 금 투자를 위해 많이 활용하는 상품이다.
실제로 개인 투자자들은 이달 전 거래일 동안 ACE KRX금현물을 하루도 빠짐없이 모두 순매수했다. 일평균 34억원 규모로 이 ETF를 사들였고, 계속해서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
ACE KRX금현물 ETF와 함께 금 현물에 투자하는 국내 상장 ETF인 TIGER KRX금현물의 순자산총액도 이달 초 1조1500억원이었으나 1조2000억원 수준까지 늘어났다. 이 ETF 역시 금 현물에 투자하고 있어 퇴직연금 투자자들에게 각광받고 있다. 수익률도 좋았는데, 같은 기간 ACE KRX금현물과 TIGER KRX금현물은 각각 7.94%, 7.87%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시장뿐만 아니라 실물 금 시장에서도 변화가 포착됐다. 올 상반기 금값이 빠지면서 금을 팔기 위해 매도 문의가 끊이지 않았던 국내 금 시장도 최근 잠잠해졌다. 금 시장 및 거래소 관련 업계는 최근엔 오히려 새롭게 금을 사려고 문의하는 개인 투자자들이 생겨나고 있다며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종로에서 금은방을 운영하는 A대표는 “올 상반기엔 실물 금 수요가 최악이었는데, 이젠 어느 정도 회복되고 있는 추세”라며 “기존에 팔려고 내놓았던 매물들이 최근 들어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고 했다.
국내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도 금을 찾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올초 금 광풍을 주도했던 중국 리테일 고객들을 중심으로 투자 수요가 상승했다. KB증권의 분석에 따르면 신흥국 리테일 금 투자 수요는 중국을 중심으로 큰 폭으로 증가했으며 2분기에도 100톤 이상을 기록하며 활발한 매수세를 기록했다.
미국-이란 전쟁 이후 달러 유동성이 부족해진 각국 중앙은행들도 다시 금을 사들이고 있다. 지난 2분기 중앙은행들의 금 매입량은 289톤으로 분기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중국의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지난 6월 저가 매수에 나서며 15톤에 가까운 금을 사들인 것으로 파악됐다.
금융투자업계에선 현재 금 가격이 극심한 저평가 국면에서 벗어나 이같은 금 투자 움직임이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금 가격도 계속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데, 금리 인상 시점이 뒤로 미뤄지면 미뤄질수록 가격 상승세가 유지될 것이라고 분석한다.
홍성기 LS증권 연구원은 “미국-이란 전쟁이 지금과 같은 교착 상태가 이어지는 가운데 9월 미국 고용지표가 추가적으로 악화될 경우, 장기 금리 하락과 기대인플레이션 상승이라는 최적의 조건이 갖춰지면서 금 가격 상승이 보다 가팔라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인 UBS는 최근 CIO(최고투자책임자) 데일리 노트를 통해 내년 상반기에 금 가격이 온스당 5000달러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온스당 4500달러에 머무르는 현재보다 10% 더 넘게 오른다는 소리다. UBS는 실물 자산에 관심이 있는 투자자들은 자산 포트폴리오에서 금을 적절히 배분해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포트폴리오 분산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넓은 범주의 원자재 자산에 대한 투자도 함께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