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NG선으로 1조 벌더니 AI·원전까지…‘세계 1위 조선사’의 다음 10년 [MK 기업 리포트]
매일경제-증권 · 2026-08-21 18:30
· #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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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중공업은 오랫동안 ‘세계 1위 조선사’라는 타이틀로 소개돼 왔다. 그런데 최근 1년 새 이 회사를 부르는 수식어가 눈에 띄게 늘었다. ‘AI 데이터센터 수혜주’에 이어 ‘원전 공급망 진입 기업’이라는 설명까지 붙는다. 상선으로 번 돈이 사상 최대를 경신하는 동안 해외 함정과 미국 데이터센터용 발전엔진, 차세대 원자로 주기기가 차례로 수주 목록에 올랐기 때문이다. 짓는 물건은 배에서 배가 아닌 것으로, 파는 시장은 선주에서 각국 해군과 빅테크로 넓어지는 중이다.
HD현대중공업은 옛 현대중공업의 조선·해양·엔진기계 사업부가 2019년 물적분할해 만들어진 회사로, 2021년 코스피에 재상장했다. 2025년 12월 1일에는 중형선 강자 HD현대미포를 흡수합병해 ‘통합 HD현대중공업’으로 출범하면서 대형선부터 중형선, 특수선(함정)까지 한 지붕 아래 두게 됐다. 회사가 내건 목표는 2035년 매출 37조원이다.
실적의 중심은 여전히 상선이다. 2분기 선종별 매출에서 LNG운반선과 LPG운반선 등 가스선이 70%를 웃돈다. 일감도 넉넉하다. HD현대중공업을 포함한 HD한국조선해양 조선 계열사는 500척 이상, 약 3.5년치 수주잔고를 확보했다.
현재는 2029년 인도 물량을 중심으로 영업 중이고 일부 물량은 2030년 납기까지 협의하고 있다. 2026년 6월까지 수주는 147억7100만달러로 연간 목표(204억2000만달러)의 72.3%를 채웠다. 일감을 확보한 만큼 하반기에는 LNG운반선과 LPG운반선처럼 한정된 슬롯에서 마진이 좋은 선박 위주로 선별 수주할 방침이다.
이 흐름은 이미 숫자로 나타났다. 2분기 연결 매출은 6조3322억원, 영업이익은 1조39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2.7%, 120.6% 늘었다. 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영업이익률은 16.4%로 5%포인트 올랐다. 증권가는 올해 연간 매출 24조8712억원, 영업이익 4조364억원을 예상한다.
상선이 지금 버는 돈이라면, 함정은 앞으로 벌 돈이다. 쓰는 도크와 설비, 인력은 크게 상선과 다르지 않지만 사는 쪽이 선주가 아니라 각국 해군이라는 점이 다르다. HD현대중공업이 제시한 특수선 매출 목표는 2030년 7조원, 2035년 10조원이다. 올해 함정 수주 목표는 30억1600만달러로 지난해 실적 추정치의 약 3배다.
파이프라인도 뚜렷하다. 페루에서는 2024년 호위함과 원해경비함, 상륙함 등 수상함 4척을 현지 국영 시마조선소와 공동 건조하기로 하면서 시작된 협력이 잠수함으로 넓어지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해 동남아·유럽에서도 복수의 사업을 검토 중이다. 함정은 해운 시황이 아니라 각국 국방예산과 함대 교체 계획에 따라 발주되는 만큼, 해외 함정 매출이 늘수록 상선 시황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효과가 있다.
미국에서는 방산기업 안두릴(Anduril Industry)과 무인수상정 시제함을 공동 개발하고 있으며 미국 최대 방산 조선사 헌팅턴잉걸스인더스트리(HII)와는 생산성 향상·자동화 기술 협력을 진행 중이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3일 미국에 직접 투자한 외국 조선사에 한해 함정 초기 물량의 해외 건조를 허용하겠다는 국가안보각서에 서명하면서, 검토해온 미국 내 조선소 인수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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