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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산지연 해소로 연 1.7조 절감”…원화 스테이블코인, B2B·무역금융이 우선

매일경제-증권 · 2026-08-21 15:35 · #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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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블코인 은행예금 이탈 우려에 한경연 “은행 순유출 2.5% 그칠 것” 日 JPYC “엔화스테이블코인 60% 점유 목표” 전 세계 가상자산 시장에서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지배력이 날로 강해지는 가운데 대한민국 통화주권 방어와 금융산업 혁신을 위해 원화 기반의 ‘K-스테이블코인(원스코)’ 도입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스테이블코인이 단순한 가상자산 투자 수단을 넘어 기업 간 거래(B2B)와 무역금융 중심의 핵심 지급결제 인프라로 안착해야 한다는 분석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힘을 얻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민병덕·이강일·강준현·김현정 의원실과 한국경제연구원(한경협)이 21일 국회 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공동 개최한 ‘금융질서 대전환과 K-스테이블코인 발행 성공방정식’ 세미나 현장에선 ‘디지털자산기본법’ 등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위한 법적 기반을 올해 하반기 중 마련해야 한다는 데 여당 의원들과 학계·업계 전문가들의 공감대가 형성됐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미국과 유럽연합(EU), 일본 등 주요국이 앞다퉈 스테이블코인 규율 체계를 마련하는 상황에서 한국형 스테이블코인의 성공적인 발행과 안착을 위한 논의가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민병덕 의원은 축사에서 “국내 원화거래소에서 이미 테더의 USDT, 써클의 USDC를 비롯해 USDe·USDS·USD1 등 다양한 달러 연동 디지털자산이 거래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법정통화 담보형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의 99.4%가 달러 표시이며 USDT와 USDC 두 종목이 시장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다”고 올해 6월 국제결제은행(BIS) 연례보고서를 인용해 설명했다. 민 의원은 비자·블랙록·코인베이스 등 140여 개 글로벌 기업이 추진하는 ‘오픈USD(OUSD)’가 준비자산 수익을 유통 파트너와 공유하는 개방형 모델을 내세우고 있다는 점을 들어 “스테이블코인 경쟁력은 발행량이 아니라 생태계에서 나온다”고 강조했다. 민 의원은 K-스테이블코인, 이른바 ‘원스코’의 성공 조건으로 신뢰(충분한 준비자산과 상환권), 실사용 설계(단골코인화), 글로벌 연결성, K-팝·드라마·게임·웹툰 등 한국만의 문화 경제권을 활용한 사용처 확보 등 네 가지를 제시했다. 그는 2단계 입법인 디지털자산기본법을 올 하반기에 통과시킬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강일 의원은 지난해 대표발의한 ‘디지털자산 산업의 혁신과 성장을 위한 법’을 언급하며 “스테이블코인을 투자 대상이 아닌 지급결제 플랫폼, 즉 하나의 산업으로 규정해야 논의의 폭이 달라진다”고 말했다.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강형구 한양대 경영대학 교수(민주당 디지털자산TF 자문위원)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성공전략’을 주제로 무역금융(Trade), 내부 자본시장(Internal), 국내 결제망 방어(Defense), AI 친화 정산망(Emerging)을 결합한 이른바 ‘TIDE’ 전략을 제안했다. 강 교수는 미국의 달러 네트워크나 규제가 확고한 EU와 전면적인 경쟁을 벌이기보다, 한국 특유의 대기업집단 수요와 수출입 정산 인프라를 활용한 목적 제한형 B2B 네트워크부터 구축해 단계적으로 개방해 나가는 방식이 승산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는 “미국·EU·홍콩과 달리 한국의 자연스러운 승부처는 산업 정산”이라며 “대기업 앵커 수요와 대기업집단 구조, 플랫폼 유통·데이터 운영 역량을 결합한 ‘한국형 스테이블코인(KSC)’을 통해 무차별적인 범용 코인 경쟁보다는 고효용 정산 구간을 선택적으로 지배하자”고 제안했다. 또한 강 교수는 스테이블코인 관련 업종의 인가 기준을 업권이 아닌 기능·리스크·역량 중심으로 다층화하고, 컨소시엄 협업은 허용하되 접속 봉쇄는 제한해야 한다고 밝혔다. 두 번째 발제자인 이승석 한경연 책임연구위원은 ‘스테이블코인 확산의 경제적 파급효과와 금융안정 리스크’를 발표하며 스테이블코인 확산에 따른 상업은행 탈중개화 우려에 대해 국내 자료를 기반으로 한 행위자기반모형(ABM) 시뮬레이션 결과를 제시했다. 그는 예금 수용률이 10%일 때 순유출은 2.49%, 15%일 때 3.81%에 그치며 준비금 재예치와 결제 환류 구조로 유출 자금의 상당 부분이 은행권으로 복귀한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이 위원은 스테이블코인을 통한 실시간 동시 정산(DvP)이 정착될 경우 결제 지연 해소에 따른 기업 비용 절감 효과가 해외 내부송금 비용 약 4377억원과 운전자본 기회비용 약 8600억원을 합쳐 연 1조 2977억원에 달하고, 선정산 비용 해소에 따른 민생편익도 연 4455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그는 준비금의 은행 예치와 적격 준비자산 한정, 분리보관·파산절연을 통한 상환 신뢰 확보, 상시 액면 상환과 유동성 지원장치, 발행·유통·정산의 통합 감독을 정책 방향으로 제시했다. 해외 성공 사례로 소개된 일본 최초의 원화 연동 스테이블코인 ‘JPYC’ 발제도 참석자들의 큰 주목을 받았다. 일본 최초의 엔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인 JPYC는 지난 2019년 11월 설립 이후 2021년 1월 선불식 상품 발행을 거쳐 2025년 8월 자금이동업자 등록을 완료하고 같은 해 10월 정식 스테이블코인 서비스를 시작했다. 쇼타 사이토 JPYC 사업개발·마케팅 총괄은 일본의 법제도 기반 위에서 2021년 출범한 JPYC가 지난달 자금이동업자 등록을 마치며 본격적인 성장을 예고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이토 총괄은 “JPYC는 물류 대기업인 AZ-COM과 대형 편의점 로손 등과의 협력을 통해 온·오프라인 실생활 결제 사례를 공격적으로 늘려가고 있다”며 “향후 2030년까지 일본 내 엔화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60~70%를 점유하겠다”는 청사진을 발표했다. 사이토 총괄은 자유로운 발행·상환과 자유로운 이전이 동시에 갖춰지는 것이 달러 이외 스테이블코인이 급성장하기 위한 전제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자금이동업 라이선스를 취득한 JPYC와 신탁형 상품인 JPYSC(SBI신생신탁은행)를 비교하며 “JPYC는 1회당 발행 상한이 100만엔으로 제한되지만 이전 금액에는 제약이 없는 반면 JPYSC는 발행 상한이 없는 대신 자유로운 이전이 아직 실현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