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게임즈 "어느 정도 완성…정식 버전은 아냐"
개발 과정의 임시 프로토타입으로 보기도 어려워
[인포스탁데일리=김세원 기자] 카카오게임즈(293490)가 하반기 신작 MMORPG '도깨비의 세계'를 처음으로 미디어에 공개하며 본격적인 출시 채비에 나섰다.
카카오게임즈는 20일 서울 중구 충무로 한국의집에서 미디어를 대상으로 '도깨비의 세계' 쇼케이스 및 시연 행사를 진행했다. 실제 게임 플레이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시연 공간도 마련됐으나 "게임의 UI 등 아직 정식 공개 버전이 아니다"는 점을 이유로 사진·영상 촬영은 제한됐다.
'도깨비의 세계'는 네이버웹소설 연재작 '멸귀수도전'을 원작으로 슈퍼캣이 개발하고 카카오게임즈가 서비스하는 2.5D MMORPG다. 한국 전통 설화와 도깨비 등을 소재로 한 세계관에 2D 도트 캐릭터와 3D 배경을 결합한 그래픽을 전면에 내세웠다.
카카오게임즈는 앞서 이 게임을 유니티 엔진 기반에 '슈퍼캣만의 독자적인 그래픽스 기술'을 접목해 완성한 작품이라고 소개해 왔다. 자유도 높은 스킬 덱 빌딩과 문파 중심 협력 콘텐츠, 선택형 대규모 PvP 등이 주요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개발사 슈퍼캣은 '바람의나라: 연'을 비롯해 '돌 키우기', '그래니의저택', '펑크랜드' 등을 개발·서비스하며 2D 도트 그래픽을 회사의 주요 경쟁력으로 내세워 온 게임사다. 슈퍼캣 역시 공식 홈페이지에서 '도깨비의 세계'를 한국 전통 설화와 도트 감성을 결합한 2.5D 한국풍 MMORPG로 소개하고 있다.
특히 카카오게임즈가 지난해 슈퍼캣과 당시 '프로젝트 OQ'로 불리던 이 게임의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할 당시에는 '슈퍼캣의 2D 그래픽 엔진을 기반으로 제작된 독창적인 비주얼'을 특징으로 제시했다. 이후 정식 게임명을 공개하면서는 이를 '유니티 엔진 기반에 슈퍼캣만의 독자적인 그래픽스 기술을 접목한 2.5D 비주얼'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날 현장에서 직접 확인한 '도깨비의 세계'의 화면에서 눈에 띈 것은 완전히 새로운 그래픽 문법이라기보다는 그간 국내외 RPG 이용자에게 상당히 익숙한 2D와 3D의 결합 방식이었다.
해당 게임은 입체적으로 구성된 3D 배경에 평면의 2D 도트 캐릭터를 배치한다. 인게임 시점은 위에서 비스듬하게 공간을 내려다보는 쿼터뷰 계열에 가깝다. 건물과 지형에는 높이와 깊이가 표현되는 반면 플레이어와 NPC는 전신 도트 스프라이트로 표현돼 두 요소가 의도적으로 대비되는 특징을 보인다.
캐릭터가 필드를 이동하는 모습이나 전투 과정에서 스킬 이펙트가 캐릭터와 지형 위로 펼쳐지는 방식에서도 이와 같은 특징이 두드러졌다. 즉, 단순히 '도트를 사용한 게임'이라기보다 3차원 공간 안에서 2차원 캐릭터가 움직이고 전투한다는 인상을 만드는 방식이다.
문제는 이 같은 시각적 문법 자체가 새로운 것이 아니라는 데 있다.
국내의 경우 지난 2000년 12월 중순 PC 패키지로 출시된 손노리와 그라비티의 턴제 RPG '악튜러스' 등이 3D로 구현된 공간과 2D 캐릭터를 결합한 화면을 일찍부터 선보였다. 그라비티는 이후 2001년 11월 1일 오픈 베타 테스트를 시작해 2002년 8월 1일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라그나로크 온라인' 등에서도 입체적인 공간과 평면 캐릭터를 조합한 표현 방식을 이어갔다.
일본 팔콤社의 '이스' 시리즈를 비롯한 액션 RPG 계열까지 비교 범위를 넓히면 사선 시점의 공간을 캐릭터가 자유롭게 이동하고, 동일한 필드에서 공격과 스킬 효과가 빠르게 이어지는 화면 구성 역시 오래전부터 활용돼 온 RPG 게임의 표현 문법 중 하나다.
물론 '도깨비의 세계'가 이들 작품과 동일한 게임이라는 의미가 절대 아니다.
캐릭터나 건축물 디자인도 서로 다르며 전투 시스템에도 분명한 차이가 있다. 특히 '악튜러스'가 턴 기반 전투를 채택했던 것과 달리 '도깨비의 세계'는 2D 도트 캐릭터가 3D 필드를 이동하며 즉각적으로 공격과 스킬을 사용하는 실시간 액션 전투 방식이다. 그래픽의 세부 퀄리티도 '도깨비의 세계'가 좀 더 깔끔하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지점은 개별 그래픽의 일치 여부가 아니다. 이를 화면 안에서 조합하고 움직이게 만드는 '그래픽 문법'에 있다.
3D 배경과 2D 전신 도트 캐릭터의 결합, 사선으로 내려다보는 시점, 입체 공간 위를 이동하는 평면 스프라이트, 캐릭터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스킬 이펙트 등 '도깨비의 세계'가 보여주고 있는 핵심적인 시각 요소 대부분은 이미 2000년대부터 여러 국산 RPG과 그에 앞서 JRPG 게열 게임에서 사용하고 발전시켜 온 방식에 속한다.
때문에 오히려 관심은 슈퍼캣이 강조하는 '독자적인 그래픽스 기술이란 무엇인가'로 자연스레 향할 수밖에 없다.
회사가 직접 개발한 기술이라는 의미의 '자체 기술'과 기존 작품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표현이라는 의미의 '독창적인 비주얼'은 서로 다른 개념이다. 이미 존재하는 2D·3D 혼합 방식을 유니티 상용 엔진에서 구현하면서 렌더링이나 셰이더, 스프라이트 처리, 맵 제작 파이프라인 등에 자체 기술을 적용했다면 그것 역시 충분히 기술적 차별점이 될 수는 있다.
그러나 현재 공개된 소개만으로는 슈퍼캣의 기술이 기존 2D 캐릭터와 3D 공간을 결합해 온 방식과 구체적으로 무엇이 다른지까지 확인하기 어렵다.
특히 지난해 퍼블리싱 계약 당시에는 '슈퍼캣의 2D 그래픽 엔진'을 기반으로 한다고 소개했다가 현재는 '유니티 엔진 기반에 독자적인 그래픽스 기술을 접목했다'고 설명하고 있는 만큼, 해당 기술이 별도의 엔진을 의미하는 것인지 유니티 위에 구축된 자체 렌더링·제작 기술을 의미하는지도 보다 명확한 설명이 필요한 대목이다.
단순히 2D 도트와 3D 배경을 결합했다는 사실만으로 '도깨비의 세계'의 독자성을 설명하기에는 비슷한 표현 방식이 게임업계에 등장한 지 이미 20년이 넘었다. 결국 관건은 익숙한 그래픽 문법 위에서 슈퍼캣이 무엇을 기술적으로 새롭게 구현했느냐다.
유의할 점은, 현재 공개된 화면을 개발 과정 중의 임시 비주얼 프로토타입으로 보기도 어렵다는 점이다.
카카오게임즈 관계자는 이날 현장에서 현재 공개된 '도깨비의 세계'의 그래픽과 비주얼에 대해 "어느 정도 완성된 상태"라고 말했다.
출시를 앞두고 작품의 시각적 방향성이 사실상 확정된 만큼, 이제 슈퍼캣이 내세운 '독자적인 그래픽스 기술'이 이용자에게 익숙한 2.5D의 외형을 넘어 어떤 차별점을 만들어냈는지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일이 남았다.
한편, '도깨비의 세계'는 오는 10월 정식 출시를 목표로 안드로이드·애플 양대 마켓에서 사전등록에 돌입했다.
김세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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