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1억 투입했지만 AI 등 신사업 투자 없어
상반기 말 현금성자산 125억의 4배 규모
[인포스탁데일리=김문영 기자] 아틀라스링크(구 알로이스)가 미래산업을 최대주주로 맞은 후 총 521억원에 이르는 부동산 및 콘크리트 자회사 지분 취득에 잇따라 나서고 있다. 회사는 최대주주 변경과 함께 AI 등 신사업 확대를 내세웠지만, 실제 자금 집행은 이와 거리가 먼 양상이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아틀라스링크는 지난달 22일 지배구조 상단의 회사인 로아앤코홀딩스로부터 서울 동숭동 토지·건물을 174억원에 양수하기로 했다. 이어 이달 10일에는 정은산업으로부터 김포시 학운리 일대 토지를 216억원에, 성우파일로부터 한국파일 주식 513만여주를 131억원에 양수하기로 했다. 세 건의 거래 규모는 합산 521억원에 달한다.
지난 2분기 말 기준 아틀라스링크의 별도 기준 현금성자산은 125억원, 당좌자산은 226억원 수준이다. 이번 세 건의 거래 규모는 현금성자산의 4.1배, 당좌자산의 2.3배에 달한다. 회사의 자체 유동성 규모를 훌쩍 뛰어넘는 수준의 자산 취득이 단기간에 연속되는 모습이다.
앞서 아틀라스링크는 지난 7월 9일 미래산업을 최대주주로 맞았다. 이와 함께 사명을 변경했고 AI 기반 영상 스트리밍, 엣지컴퓨팅, 광통신, CPO, 클라우드 미들웨어 등 신사업 추진을 내세웠다.
◆ 대주주 변경 후 계열사 부동산 취득에 174억
처음 이뤄진 거래는 로아앤코홀딩스와의 동숭동 부동산 양수건이다. 아틀라스링크는 지난달 22일 로아앤코홀딩스 소유의 서울 동숭동의 토지와 건물을 174억원에 양수하기로 했다.
로아앤코홀딩스(구 스튜디오산타클로스엔터테인먼트)는 지난 3월 상장폐지된 회사로 최근 아틀라스링크의 변경 예정 최대주주로 최초 등장했던 회사다. 이후 딜 주체가 미래산업으로 바뀌면서 아틀라스링크의 새 최대주주는 미래산업이 됐지만, 로아앤코홀딩스는 미래산업을 지배하는 넥스턴앤롤코리아의 최대주주다.
이에 시장에선 아틀라스링크가 계열사 내 자산을 떠안으며 현금과 신용을 공급하는 창구 역할을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유사한 그룹 내 자산 거래는 과거에도 나타난 바 있다. 일례로 당시 상장폐지 위기에 몰려있던 에스엘에너지(현 로아앤코)는 2024년 7월 용인 소재 토지와 건물을 450억원에 미래산업에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에스엘에너지는 불과 다섯 달 뒤 최종 상장폐지돼 시장에서 사라졌다. 당시 에스엘에너지의 최대주주는 온성준 회장의 동생 온영두 씨가 100% 지분을 가진 에스엘홀딩스컴퍼니였다.
◆ '장밋빛 전망'에 기댄 가치평가
한국파일에 대한 지분 추가 취득에도 관심이 쏠린다. 아틀라스링크는 이 거래의 목적을 지배력 강화 및 경영 효율성 제고라고 설명했지만 회사는 이미 한국파일 지분을 63%가량 보유해 과반을 넘는 안정적인 지배권을 확보하고 있었다.
한국파일의 주사업은 아틀라스링크가 내세운 AI·광통신·네트워크 인프라와는 거리가 멀다. 한국파일은 콘크리트 제품을 제조하는 업체다.
이번 지분 인수에서의 주당가격을 기준으로 역산해보면 아틀라스링크는 한국파일의 기업가치를 407억원으로 평가했다. 외부평가기관은 현금흐름할인법을 적용해 인수 지분의 거래금액 131억원이 적정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이 평가는 한국파일이 제시한 2026년 하반기 이후 사업계획과 2031년까지의 추정 현금흐름에 상당 부분 의존한 것이다.
한국파일은 최근 2개년 적자를 기록했다. 2025년엔 당기손익 -50억원, 2024년엔 -67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외부평가의견서는 한국파일이 2026년 연초부터 6월까지 매출 183억원, 순이익 18억원을 거뒀다고 기재하고 있다. 이후 추정 매출은 2027년 517억원, 2028년 581억원, 2029년 647억원, 2030년 711억원, 2031년 776억원으로 급증하는 것으로 가정됐다.
이와 관련해 외부평가의견서는 회사로부터 제공받은 사업계획과 자료를 근거로 평가를 진행했으며, 제시자료의 진위와 적정성 확인을 위한 충분한 절차를 수행하지 않았다고 명시했다.
◆ 콘크리트 자회사 임차 부지에 216억
아틀라스링크가 정은산업으로부터 김포시 학운리 토지를 216억원에 사들이기로 한 계약은 한국파일 지분 매입과 떼어서 보기 어렵다. 한국파일은 해당 토지의 임차인이기 때문이다.
아틀라스링크는 151억원의 현금을 정은산업에 지급하고 임대인 지위와 65억원 규모 임대차보증금 반환채무를 승계한다. 자회사인 한국파일 지분을 사들이면서 한국파일이 쓰는 사업부지도 함께 사들인 모양새다.
토지의 매도자인 정은산업은 이미 아틀라스링크와 자금상 연결고리가 있던 회사다. 아틀라스링크의 2023사업연도 사업보고서에는 정은산업의 90억원 채무와 관련해, 정은산업이 지급채무를 이행하지 못할 경우 아틀라스링크가 25억원의 중첩적 채무인수 의무를 부담한다는 내용이 기재돼 있다.
정은산업과 성우파일과의 관계도 눈에 띈다. 한국파일 지분을 판 성우파일의 최대주주 역시 정은산업이다. 결국 아틀라스링크는 같은 날 정은산업으로부터 토지를 사고, 정은산업을 최대주주로 둔 성우파일로부터 한국파일 지분을 산 셈이다.
아울러 성우파일이 과거 상장사와의 자금거래에 등장한 사실도 확인된다. 성우파일은 지난 1월 상장폐지된 KH건설과 2018년과 2019년에 걸쳐 총 5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 거래를 한 바 있다. 성우파일의 대표이사는 당시와 현재 모두 노기홍 씨가 맡고 있다. 또 2분기 말 현재 KH건설의 대표이사인 권혁범 씨는 2020년 12월부터 2021년 4월까지 성우파일에서 상무이사로 재직한 적이 있다.
◆ 인수 금액보다 큰돈, 다시 계열·외부로
아틀라스링크의 최대주주 변경 과정에서 미래산업이 구주 인수에 투입한 금액은 204억원이다. 반면 최대주주 변경 이후 한 달여 만에 아틀라스링크가 결정한 자산 취득 규모는 521억원에 달한다.
이 중 직접적인 현금 지급과 채무상환 부담액만 총 450억원이 넘는다. 2분기 말 현금성자산 125억원, 당좌자산 226억원 수준의 회사가 단기간에 감당하기엔 위험이 크게 따르는 규모다.
아틀라스링크와 관련해 시장의 관심은 자금 집행의 우선순위와 그룹 내에서 일어났던 과거 사례의 반복 여부에 쏠리는 모습이다. AI와 네트워크 신사업을 내세우며 새 출발을 알렸지만, 실제 자금집행은 전혀 다른 양상으로 나타나 실질적인 신사업 추진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AI와 광통신을 내세운 회사가 최대주주 변경 직후 부동산과 콘크리트 제조사 주식에 수백억원을 쓰는 것은 투자자 입장에서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는 일”이라며 “특히 계열회사 부동산 매입, 콘크리트 자회사 지분과 임차부지의 취득, 거래상대방으로 흘러가는 현금 규모를 종합해 보면 회사가 그룹 내 자금회전 창구로 쓰이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아틀라스링크에 질의하였으나 답변이 오지 않았다.
김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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