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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계좌가 범죄에 연루됐습니다”…은행·경찰·통신사 공조해 보이스피싱 막는다

매일경제-경제 · 2026-08-20 10:45 · #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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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생님 명의 계좌가 범죄에 연루돼 수사 중입니다.” 퇴직을 앞둔 A씨는 어느 날 검사를 사칭한 보이스피싱범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검사’는 수사에 협조해야 한다며 원격제어 앱 설치와 신규 휴대폰 개통을 요구했다. 이어 “오염된 기존 계좌의 돈을 안전계좌로 옮겨야 한다”고 했다. 보이스피싱범이라는 사실을 전혀 눈치채지 못한 A씨는 불안한 마음에 범인이 불러준 계좌로 송금을 시도했다. 보이스피싱범의 전형적인 사기 수법인데, 과거에는 피해자가 속아 송금을 해버리면 피해 구제가 상당히 어려웠다. 하지만 이제는 은행과 경찰, 통신사가 각자 보유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덕에 송금 직전 사기 거래임을 포착되면 이체를 막는 시스템이 구축돼 피해 예방에 도움이 되고 있다. 20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 4일부터 ‘통신사기 피해환급법’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통신사와 수사기관이 보유한 보이스피싱 의심정보를 신속하게 공유할 수 있게 됐다. 은행권에서는 지난해 10월부터 은행권에서는 보이스피싱 정보를 공유하는 인공지능 플랫폼 ‘에이샙(ASAP)’을 운영해왔다. 다만 기존에는 법적 근거가 부족해 참여기관이 금융회사로 한정됐다. 이번 법 개정으로 금융회사뿐 아니라 통신사와 수사기관 등도 정보 주체의 개별 동의 없이 보이스피싱 의심 정보를 ASA에 신속하게 공유할 수 있게 됐다. 예를 들면 A씨가 이체를 시도하려는 순간 은행은 ASAP을 통해 송금하려는 계좌가 보이스피싱 의심계좌임을 확인할 수 있다. 여기에 경찰이 공유한 A씨의 휴대전화의 원격 제어 악성앱 설치 정보, 통신사가 제공한 A씨 명의 신규 휴대전화 개통 정보 등을 함께 분석한다. 은행은 세 가지 정보를 모두 확인한 직후 이체를 멈추고 A씨에게 연락해 사실관계를 확인한다. 이렇게 A씨는 노후자산을 지킬 수 있게 된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권대영 금융위 부위원장 주재로 ‘제2차 금융권 보이스피싱 근절 협의회’를 열고 보이스피싱이나 신종피싱 범죄 등을 실제로 현장에서 ASAP을 통해 어떻게 잡아내고 있는지 점검하고 향후 보완 대책 등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우리은행은 보이스피싱 범죄를 탐지하는 ‘FDS’ 부서와 신종피싱을 포함한 자금세탁 방지를 담당하는 ‘AML’ 부서 가 협업하는 체계를 구축해 신종피싱으로 인한 피해까지 막을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 사례를 발표해 주목받았다. 금융위는 보이스피싱 뿐만 아니라 마약·불법도박 등 각종 범죄에 악용되는 대포통장에 대한 대응책도 만들어나갈 계획이다. 우선 전 금융권을 대상으로 대포통장 실태를 점검해 현황을 명확히 파악하고, 확인된 대포통장에 대해선 법무부·국세청·경찰청 등 유관기관과 협업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신규 대포계좌 발생을 억제하기 위한 제도 개선도 함꼐 추진할 계획이다. 권 부위원장은 “ASAP의 가장 큰 의의는 기술적 플랫폼 자체보다 그간 서로 단절돼 있던 금융·수사·통신 분야가 새로운 기술과 새로운 방식을 통해 하나의 시스템으로 연결돼 실질적으로 협업하게 됐다는 것”이라며 “각종 범죄의 온상이 되고 있는 대포통장 근절을 위해 전 금융권을 대상으로 한 점검과 제도 개선을 병행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