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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솔리다임 美 상장 시나리오…'중복상장' 피할 수 있을까

인포스탁데일리 · 2026-08-19 14:40 · SK하이닉스(0006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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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포스탁데일리=김세원 기자] SK하이닉스(000660)의 미국 낸드플래시 자회사 솔리다임(Solidigm)의 기업공개(IPO)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국내에서 강화된 모·자회사 중복상장 규제가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솔리다임이 한국거래소가 아닌 미국 나스닥 상장을 택할 경우 국내 중복상장 심사를 직접 받지는 않는다. 그러나 정부가 올해 3월 중복상장에 대한 규율을 강화하면서 해외 자회사 상장까지 국내 상장 모회사의 일반주주 보호 대상으로 포함한 점, 미국과 일본 역시 모·자회사 상장을 둘러싼 지배력과 이해상충 문제를 별도의 투자자 보호 장치로 규율하고 있는 점 등 우려의 소지도 있다. 특히 SK하이닉스가 지난 7월 미국 주식예탁증서(ADR)를 나스닥에 상장한 만큼 자회사인 솔리다임까지 IPO에 나설 경우, 한국에서는 코스피 상장 모회사의 해외 자회사 상장 문제가, 미국에서도 기존 나스닥 상장사가 지배하는 자회사의 별도 상장 문제가 동시에 발생한다. ◆ 韓, 해외 자회사 상장도 일반주주 영향 따진다 국내 금융시장도 지난 3월 정부가 모·자회사 중복상장을 원칙적으로 제한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강화했다, 이에 따라 기존 물적분할 후 자회사 상장뿐 아니라 수직적인 지배관계가 인정되는 종속회사·계열회사의 상장까지 심사 범위를 넓히고, 상장의 필요성과 주주 소통 및 보호, 경영·영업의 독립성 등을 종합적으로 심사하게 됐다. 앞서 지난 4월 14일 법무법인 세종은 관련 제도 개선안을 분석한 보고서를 통해 "정부가 상장 모회사 이사회가 자회사 중복상장이 일반주주에게 미치는 영향을 평가해 공시하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으며, 해당 의무를 자회사가 해외 증시에 상장하는 경우에도 적용한다는 방침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즉, 솔리다임이 국내가 아닌 나스닥을 IPO 무대로 선택하더라도 모회사인 SK하이닉스가 국내 상장사인 이상 해외 자회사 상장이 기존 일반주주에게 미치는 영향이라는 문제 자체를 완전히 회피하기 어렵다고 볼 소지가 있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의 이남우 회장도 지난 13일 논평을 통해 솔리다임의 나스닥 상장을 이른바 '5단 중복상장'으로 규정하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 회장은 "현재 구조상 SK하이닉스가 미국 SK hynix NAND Product Solutions Corp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해당 법인이 다시 올해 1분기 신규 설립된 솔리다임의 지분 100%를 보유하는 형태로 지배하고 있다"며, "해외 계열사를 통한 피라미드 소유구조의 확장"을 문제로 지적했다. 한국 금융시장의 경우 국내법인 '공정거래법'에 따라 지주회사의 수직적인 지배구조 확장에 일정한 제한이 존재하지만, 해외 계열사에는 이와 같은 제한이 적용되지 않는다. 이 회장은 이러한 피라미드 구조가 깊어질수록 지배주주의 의결권과 실제 현금흐름권 사이의 괴리가 확대될 수 있다고 지적하며 해외 자·손자회사 역시 중복상장 제한 원칙의 적용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남우 한국거버넌스포럼 회장은 "해외 자회사 IPO를 추진할 경우 일반주주의 실질적인 동의 절차가 필요하다"며 "지배주주와 특수관계인을 제외한 일반주주의 다수결을 통해 주요 의사결정을 승인하는 MoM(Majority of Minority) 등 주주보호 장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 美, 중복상장 자체는 허용… 이해상충 시에는 '글쎄' 미국의 경우 한국과 달리 모·자회사 중복상장 자체를 원칙적으로 제한하지 않는다. NYSE와 나스닥 등 미국 거래소는 'Controlled company' 개념을 두고 일정한 공시 등을 전제로 통상적인 상장사에 요구되는 이사회 및 위원회의 독립성 요건 일부를 완화해 적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상장 모회사가 상장 자회사를 계속 지배하는 구조 자체도 허용될 수 있다. 그러나 실제 미국 시장에서 모·자회사가 동시에 상장된 상태를 장기간 유지하는 사례는 흔하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법무법인 세종의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은 모·자회사 간 관련자 거래(Related party transaction)와 소수주주 보호, 이해상충 문제를 이사 및 지배주주가 부담하는 충실의무(duty of loyalty)를 통해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다. 이해상충 거래의 공정성을 판단하는 '완전한 공정성의 원칙(Entire fairness rule)'을 비롯해 독립위원회(Special Committee)나 소수주주의 다수결(Majority of Minority) 승인 등 절차적인 장치도 활용하고 있다. 법무법인 세종은 "이 때문에 미국에서는 모·자회사 중복상장 자체를 최종적인 지배구조로 유지하기보다 자회사를 모회사에서 분리하는 과정에서 일부 지분을 먼저 상장하는 Partial equity carve-out이 활용되는 경우가 많다"며, "이에 따라 모회사가 보유한 나머지 자회사 지분을 Spin-off나 Split-off 등을 통해 모회사 주주에게 분배함으로써 자회사를 완전히 독립시키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남우 한국거버넌스포럼 회장 역시 솔리다임이 미국에 상장한다고 해서 이 같은 지배구조 문제가 해소되는 것이 아니라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이 회장은 "미국에서는 솔리다임 같은 손자회사(SK하이닉스 기준), 현손회사(SK 기준)의 중복상장 안건은 이사회를 통과하지 못한다"며 "예외가 있다면 상장 후 지배주주로부터 완전히 독립된 이사회와 경영진을 꾸려 독립적인 경영을 할 때다. 그렇지 않으면 이사들이 소송당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이 중복상장 자체를 사전에 금지하는 대신 이사회와 지배주주의 책임, 상장 자회사의 독립성 등을 통해 이해상충 문제의 발생을 통제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 나스닥이 상장 거부할 가능성 배제할 수 없어 나스닥 자체에도 정량적인 상장기준과 별개로 신규 상장을 판단할 수 있는 재량규정이 존재한다. Nasdaq Listing Rule 5101은 특정 증권이 신규·계속상장 기준을 모두 충족하더라도 나스닥이 상장 또는 계속상장이 부적절하다고 판단할 만한 사건이나 조건, 상황이 존재할 경우 신규 상장을 거부하거나 추가적이고 보다 엄격한 기준을 적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승인으로 한층 강화된 IM-5101-3에서는 신규 상장 신청 기업의 증권이 시장조작에 취약할 가능성을 판단하는 과정에서 해당 기업에 '실질적인 영향력(substantial influence)'을 행사하는 개인이나 법인의 존재와 해당 주체의 소재지 등을 고려할 수 있도록 재량권의 범위도 더 구체화했다. 여기에는 해당 국가에서 미국 주주가 이용할 수 있는 법적 구제수단과 미국 규제당국의 집행 가능성, 데이터보호법이나 차단법 등의 존재 등도 고려 요소에 포함하고 있다. 다만 IM-5101-3의 직접적인 도입 및 강화 배경은 모·자회사 중복상장 규제가 아닌 신규 상장 종목의 시장조작 위험에 있다. SK하이닉스와 솔리다임의 지배구조가 실제 IM-5101-3에 따른 심사 요소로 작용할지 현재 공개된 규정만으로 온전히 단정하기 어려운 이유다. ◆ 日도 모회사 책임 강조…"자회사 독립성 이유로 손 떼선 안돼" 일본 역시 모·자회사 상장 자체를 원칙적으로 금지하지 않는다. 대신 도쿄증권거래소(TSE) 차원에서 모·자회사 상장을 유지하는 기업의 설명책임과 소수주주 보호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정비하고 있다. 지난해 2월 4일 공개한 보고서에서도 TSE는 상장 모회사 이사회가 그룹 경영과 소수주주 보호 양 측면에서 모·자회사 상장 구조를 지속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특히 자회사 경영의 독립성을 이유로 모회사가 관련 논의에서 손을 떼는 방식도 바람직하지 않은 사례로 제시했다.  그룹 경영 자체가 모회사 이사회의 책임인 만큼 모회사가 대주주로서의 권리와 그룹 내부통제를 활용해 자회사의 독립성과 소수주주 보호를 위한 적절한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모·자회사 상장을 단순히 자회사의 상장 적격성 문제만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상장 모회사 이사회가 지속적으로 설명하고 관리해야 할 그룹 거버넌스 문제로 접근하고 있다는 의미로도 읽힌다. 다만 TSE 자료 역시 일본 상장사의 자회사가 일본이 아닌 해외 증시에만 상장하는 경우 동일한 기준이 직접 적용된다고 명시하고 있지 않다. 일본의 제도를 솔리다임과 SK하이닉스 사례에 그대로 대입하기 어려운 이유다. 그럼에도 한국과 일본 모두 최근 모·자회사 상장을 둘러싼 일반주주 보호와 모회사 이사회의 책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점은 공통적이다. ◆ "돈 어디에 쓰나"…상장 필요성 입증도 관건 SK하이닉스의 솔리다임 IPO가 현실화될 경우 '솔리다임이 정말 별도 상장 자체가 필요한지' 여부도 쟁점이 될 수 있다. 자회사가 IPO에 도전할 경우 외부 자본을 대규모로 조달하고 독립적인 기업가치를 형성할 수 있다. 그러나 솔리다임과 같이 SK하이닉스라는 모회사가 자체적으로 충분한 투자재원을 확보할 수 있는 상황에서, 기존 일반주주와 새로운 자회사 주주 사이에 굳이 이해상충 가능성을 만들면서까지 별도 상장이 필요한지에 대한 설명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남우 한국거버넌스포럼 회장 역시 이 대목에 대해 SK하이닉스의 막대한 잉여현금흐름 전망을 콕 짚어 언급하며 "그 돈을 어디에 쓰나"고 반문했다. 별도 상장을 통한 외부 자금조달을 검토하기에 앞서 모회사가 보유하게 될 자체 투자재원을 어디에 활용할 것인지, 그럼에도 자회사 IPO가 필요한 이유가 무엇인지를 기존 주주에게 먼저 설명해야 한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따라서, 향후 솔리다임의 IPO 추진이 구체화될 경우 쟁점은 단순히 '미국에는 한국식 중복상장 제한 규정이 없다'는 데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먼저 국내에서는 해외 자회사 상장이 SK하이닉스 일반주주에게 미치게 될 영향을 평가하고 설명해야 하는 문제가 남는다. 미국에서도 솔리다임이 모회사로부터 어느 정도 독립적인 지배구조를 갖추고 신규 주주와 지배주주 사이의 이해상충을 어떻게 통제할 것인지 입증해야 한다. 따라서 SK하이닉스가 향후 솔리다임 IPO를 꺼내들 경우, 별도 상장의 필요성을 시장에 얼마나 설득력 있게 입증하고, 기존 모회사 주주와 향후 자회사 주주 사이의 이해상충을 어떤 방식으로 해소할지가 핵심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김세원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