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에 예금 짧게…6개월 이하 2배 '쑥'
매일경제-경제 · 2026-08-18 17:50
· #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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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기 짧아지는 은행 예금
5대銀 단기 개인정기예금 73조
5년여 만에 120.7% 급증해
주가·금리 등 변수 많아지자
유동성·투자 선택권 더 중시
5대銀 단기 개인정기예금 73조
5년여 만에 120.7% 급증해
주가·금리 등 변수 많아지자
유동성·투자 선택권 더 중시
18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올해 6월 말 기준 만기 6개월 이하 정기예금 잔액은 72조9856억원으로 집계됐다. 2021년 말 33조686억원과 비교하면 39조9170억원(120.7%) 증가했다. 5년여 만에 2.2배로 불어난 셈이다.
특히 단기 정기예금이 전체 정기예금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늘었다. 같은 기간 5대 은행의 전체 정기예금 잔액은 261조1264억원에서 418조6243억원으로 157조4979억원(60.3%) 증가했다. 단기예금 증가율은 전체 정기예금 증가율의 두 배에 달했다.
이에 따라 전체 정기예금에서 단기물이 차지하는 비중도 커졌다. 2021년 말 12.7%였던 6개월 이하 정기예금 비중은 올해 6월 말 17.4%로 4.8%포인트가량 상승했다.
단기예금의 잔액과 비중이 동시에 증가했다는 점에서 단순히 전체 예금 시장이 커진 데 따른 현상으로만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기예금 잔액이 불어나는 속도보다 2배 빠른 속도로 만기가 짧은 상품에 돈이 몰렸다"고 했다.
이 같은 변화는 금융 소비자들이 과거보다 자금을 짧게 운용하려는 경향이 강해졌음을 보여준다. 경제와 금융 시장 방향을 예측하기 어려운 때 장기간 적용 금리를 확정하기보다 만기를 짧게 가져가며 시장 상황에 따라 자금을 다시 배분할 수 있는 여지를 확보하려는 수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금리 전망의 불확실성도 단기예금 선호를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향후 시장 금리가 어떻게 움직일지 확신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는 장기예금에 자금을 묶어두는 데 따른 기회비용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만기를 짧게 설정하면 만기 때마다 금리 수준과 금융 시장 상황을 확인한 뒤 재예치를 결정할 수 있다.
주식 등 다른 투자자산으로 자금을 이동시키기 쉽다는 점도 단기예금의 특징이다. 만기가 돌아오면 예금에 다시 가입할 수 있고 투자 기회가 생길 경우 다른 자산으로 옮길 수도 있다. 최근 머니마켓펀드(MMF)나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등 단기 금융상품에 자금이 몰리는 흐름과 마찬가지로 자금의 수익률뿐 아니라 '언제든 움직일 수 있는 선택권'을 중시하는 수요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은행 입장에서도 예금 만기 단기화는 자금 조달과 유동성 관리 측면에서 변수가 될 수 있다. 단기예금 비중이 높아지면 재예치 시점이 빨리 돌아오는 만큼 금리나 금융 시장 상황에 따라 자금이 이동할 여지가 커지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시장 금리와 자금 조달 여건 등을 고려해 만기별 수신금리를 조정하며 자금을 관리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고객의 자금 운용 계획에 따라 만기 1개월 정기예금이나 일정 주기로 금리가 변경되는 회전식 정기예금 등 다양한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선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