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포스탁데일리=김세원 기자] 게임업계가 영화·방송·웹툰 등에 적용되고 있는 제작비 세액공제를 게임으로 확대해 줄 것을 정부와 국회에 촉구했다.
미국·EU를 비롯해 중국 등 해외 주요 경쟁국들이 게임 제작 단계부터 세제·재정 지원에 앞다투어 나서는 가운데 국내 게임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제작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 부담을 낮출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한국게임산업협회는 한국게임개발자협회와 한국모바일게임협회, 한국인공지능게임협회, 한국e스포츠협회 등 5개 협회는 14일 공동 입장문을 내고 정부가 마련한 '2026년 세제개편안'에 게임 제작비 세액공제 도입을 반영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14일 밝혔다.
협회들은 게임이 K-콘텐츠 수출의 약 60%를 담당하는 대표적인 수출산업이지만 그간 현행 조세특례제한법상 제작비 세액공제 대상에서 제외돼 왔다고 지적했다.
앞서 영화·방송·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 영상콘텐츠와 웹툰에는 제작비 세액공제가 적용되고 있지만, 게임은 별도의 제작비 세액공제를 적용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경우에 따라 연구·인력개발비 세액공제와 통합투자세액공제 등을 활용할 수는 있지만, 협회들은 이들 제도가 기술개발이나 유형자산 투자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기획과 시나리오, 그래픽, 현지화 등 게임 제작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유 비용을 충분히 포괄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최근 게임산업의 흐름이 콘솔 위주의 AAA급 게임 개발로 넘어가며 개발기간은 길어지고 제작비는 전보다 대폭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게임 흥행 실패에 따른 위험을 개발사가 고스란히 부담해야 하는 구조가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게임산업 성장률은 2020년 21.3%에서 2025년 1.1%까지 떨어졌다. 게임 이용률 역시 2022년 74.4%에서 지난해 50.2%로 하락했다.
협회들은 "제작비 세액공제 제도에 게임을 포함하는 것은 새로운 특혜가 아니라 콘텐츠 장르 간 세제지원의 불균형을 바로잡고 대규모 선투자와 높은 흥행 불확실성에 따른 제작 위험을 정부와 민간이 합리적으로 분담하는 조치"라고 강조했다.
실제 해외에서는 게임을 산업 육성 대상으로 규정하고 제작 단계에서부터 정부가 비용 일부를 부담하는 정책도 시행되고 있다.
중국 선전시는 지난해 8월부터 시행한 '선전시 디지털 창의산업 고품질 발전을 위한 조치'를 통해 게임을 디지털 창의산업의 중점 육성 분야 가운데 하나로 지정했다.
해당 정책에 따르면 선전시는 중국의 우수 전통문화 요소와 배경을 중심으로 한 3A 게임을 비롯해 고품질 게임, 기능성 게임, e스포츠 게임 등의 개발·운영을 지원한다. 뿐만 아니라 일정 규모와 사회적 효과, 전파 효과 등을 갖춘 게임에는 투자액의 최대 30%, 프로젝트당 최대 1000만 위안을 지원한다. 게임엔진 등 핵심 기술 개발에 대한 지원도 별도로 이뤄진다.
이는 단순히 게임 한두 작품의 제작비 지원에 그치지 않는다.
선전시는 게임을 비롯한 디지털 창의산업을 대상으로 IP 창작·라이선싱과 해외 진출, 플랫폼 구축, 인재 육성 등을 지원하고 게임·영상·애니메이션·웹소설 등의 콘텐츠 창작과 IP 육성, 해외 진출에 투자하는 산업펀드 조성도 장려하고 있다.
중국 중앙정부 차원의 연구개발(R&D) 세제지원과 별도로 지방정부가 게임의 '제작'을 산업지원 대상으로 명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국내 제도와 차이를 보인다.
협회들이 이번에 요구한 제작비 세액공제 역시 이러한 게임 제작 단계에서의 위험을 낮추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게임 제작비 세액공제가 도입될 경우 향후 5년간 2조2550억원의 생산유발효과와 1만5513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비용편익비율(B/C)은 1.26, 순편익은 약 2780억원으로 추산했다.
해외 주요국도 게임 제작비에 대한 세제지원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협회에 따르면 영국과 프랑스, 캐나다 등은 산정 방식에는 차이가 있지만 25~30% 수준 또는 그 이상의 제작비 공제·환급제도를 운영 중이다.
협회들은 "게임은 콘텐츠 수출의 약 60%를 담당하는 대표 산업이자 소프트웨어·인공지능·그래픽·음악·스토리텔링이 결합된 융합산업"이라며 "글로벌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제작기간과 개발비는 계속 늘고 흥행 여부는 사전에 예측하기 어려워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가 국회에 세법개정안을 제출하기 전 '2026년 세제개편안'을 보완해 게임 제작비 세액공제 도입을 반영하고, 국회 역시 향후 세법개정안 심의 과정에서 이를 반영해 줄 것을 요청했다.
김세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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