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포스탁데일리=윤서연 기자] 올해 상반기 코스피가 9000선을 돌파하는 등 증시가 강세를 보인 데 힘입어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거래대금 증가와 자산관리(WM), 기업금융(IB), 상품 판매 등 주요 사업이 고르게 성장하면서 대형 증권사들의 이익 규모는 주요 은행과 비교할 수 있는 수준까지 커졌다.
미래에셋·한국투자·삼성·KB·NH·신한·메리츠·키움·하나·대신증권 등 국내 10대 증권사의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은 10조2697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129.06% 증가한 수치다.
가장 높은 실적을 기록한 미래에셋증권의 상반기 순이익은 2조9072억원으로 집계됐다.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순이익 1조원을 넘어서며 업계 최초로 2개 분기 연속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스페이스X 투자에 따른 평가이익이 반영된 데다 브로커리지와 자산관리 등 주요 수수료 수익도 크게 늘었다.
한국투자증권은 1조7311억원, 키움증권은 1조158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나란히 1조원을 넘어섰다.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도 각각 9561억원, 9391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1조원에 근접했다.
2분기만 놓고 보면 대형 증권사의 이익 규모는 주요 은행을 넘어서는 수준까지 커졌다. 미래에셋증권의 2분기 순이익은 1조9052억원으로 신한은행(1조3015억원), KB국민은행(1조1240억원), 하나은행(1조212억원)을 웃돌았다.
한국투자증권도 9464억원으로 우리은행(8427억원)을 넘어섰고 키움증권 역시 6806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NH농협은행(6052억원)을 앞질렀다.
증권사 전반의 이익 체력이 높아진 배경으로는 증시 호황이 꼽힌다. 거래대금 증가에 따라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이 확대됐고 자산관리와 연금, 기업금융, 금융상품 판매 등 주요 사업 전반이 활성화되면서 실적 성장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다만 하반기에는 실적 증가세가 둔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7월 이후 코스피가 약세로 돌아선 데다 거래대금 증가세도 빠르게 꺾이고 있어서다.
국내 일평균 거래대금은 코스피가 사상 처음 9000선을 넘어선 지난 6월 50조3470억원 수준까지 치솟았지만 하반기 들어 반도체주 조정과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관련 변동성 확대 등으로 이달에는 24조~25조원대로 감소했다.
우도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일평균 거래대금과 신용거래융자, 예탁금의 증가율이 하락하고 있다"며 "과거 추이를 감안하면 추세적인 하락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증권사들의 실적은 2분기가 고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하반기 증시 환경에 대한 경계감은 개별 증권사에 대한 눈높이에도 반영되고 있다. 특히 상반기 최대 실적을 기록한 미래에셋증권에 대해서도 증권사들이 잇달아 목표주가를 낮췄다.
전배승 LS증권 연구원은 "스페이스X IPO 이후 모멘텀 공백기를 거치며 주가가 주가순자산비율(PBR) 1.2배 수준까지 하락해 밸류에이션 부담은 크게 완화됐다"면서도 "실적 추정치 변경과 최근 비우호적인 증시 환경을 반영해 목표주가를 4만원으로 하향하고 보유 의견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주가의 하방 경직성은 크게 강화된 상태로 평가한다"고 덧붙였다.
윤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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