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사고 한 번도 안 살았으면 ‘투기적 비거주’…전세대출 제한
매일경제-경제 · 2026-08-13 12:05
· #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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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대출 보증비율도 축소키로
금융위원회가 실수요자를 위한 핀셋형 대출 완화 카드를 꺼내는 한편, 부동산 자금으로 흘러드는 투기성 대출을 차단하기 위한 규제는 더 강화한다. 내년 1월부터 수도권·규제지역 아파트를 가진 비거주 1주택자는 원칙적으로 신규 전세대출을 받기 어려워지고 기존 대출의 만기연장도 제한된다. 다만 금융회사가 투기성 수요가 아니라고 판단하면 예외적으로 대출을 허용할 수 있다.
금융위원회가 12일 발표한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금융종합대책’에 따르면, 수도권·규제지역 내 아파트를 보유한 1주택자 중 투기적 목적으로 주택을 보유한 경우 전세대출보증이 제한된다. 기존에는 다주택자나 투기·투기과열지역 내 3억 원 초과 아파트 보유자 등이 전세대출보증 제한 대상이었다. 여기에 비거주 1주택자까지 규제 대상이 확대되는 것이다.
이는 이미 예고됐던 것이지만, 핵심은 금융당국이 실수요와 투기성을 가르는 기준을 어떻게 제시할지였다. 금융당국은 수도권·규제지역 내 아파트를 보유한 1주택자 중 본인과 배우자 모두 해당 주택에 거주한 적 없이 임대했다면 투기적 목적이 있다고 판단하기로 했다. 세입자의 임차보증금을 주택 매입자금으로 활용하는 ‘갭투자’ 성격이 강하다고 본 것이다. 신진창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은 기자들과 만나 “무슨 목적이었든, 자기가 보유한 아파트에 배우자나 본인 중 한 번이라도 산 적이 있으면 규제 대상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미 전세대출을 받은 비거주 1주택자는 기존 대출의 만기연장이 제한된다. 다만 불가피한 사정으로 실거주가 어려운 경우에는 예외를 둔다. 임대인의 보증금 미반환으로 전세대출 상환이 어려운 경우나 세입자가 있는 집을 매입해 임대차계약 종료 전까지 실거주할 수 없는 경우 등이 대표적이다. 임대차계약 종료에 따른 퇴거를 앞두고 일정 조정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대출 연장이 필요한 경우도 예외로 인정된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세입자가 있는 주택을 매수한 경우도 임대차계약 종료 후 실거주 의무가 발생하고 전세대출을 상환해야 하는 만큼 예외 대상에 포함된다. 부모 봉양이나 직장 발령 등 다른 불가피한 사유가 있을 수 있는데, 이런 세세한 것은 금융회사가 자체 판단하기로 했다. 금융당국이 예외 사유를 일일이 열거하기보다 금융회사 여신심사위원회가 개별 사정을 판단하도록 한 것이다. 누가 봐도 비거주할 수밖에 없는 사정이 있다면 규제 대상에서 제외하겠다는 취지다.
금융위 관계자는 “상식적으로 투기적 목적이 아닌 평범한 사람이라면 어떤 사정이 있더라도 한 번쯤은 그 집에 살았을 것”이라며 “예를 들어 부모를 봉양하기 위해 비거주하는 경우라면 그 집에 살다가 부모를 돌보러 갔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금융당국이 생각하지 못한 사례가 있을 수 있어 이런 경우에는 금융회사가 사정을 보고 판단하도록 한 것”이라고 말했다.
전세대출 보증비율도 축소된다. 1주택자가 전세대출을 받는 경우 수도권 규제지역은 기존보다 10%포인트 낮아진 70%로, 그 외 지역은 80%로 하향 조정된다. 고액 성과급 등 일시적 소득 증가에 대한 DSR 산정 기준도 새로 마련했다. 소득 상승률이 20%를 넘으면 최근 2개년 평균소득으로, 30%를 초과하면 최근 3개년 평균소득으로 산정해 일시적으로 소득이 증가했다고 과도하게 대출을 일으키는 것을 막는다.
주택담보대출 규제도 강화한다. 고액·고DSR 주담대, 고가주택·고LTV 주담대에 대한 위험가중치(RW)를 상향하기로 했다. 다만 구체적 기준은 자본비율에 대한 영향 분석을 거쳐 확정한다. 새 규제는 모두 내년 1월부터 시행된다.
한편 기존 규제는 그대로 유지된다. 규제지역 LTV 40%, DSR 40%(은행권, 2금융권은 50%), 주담대 한도(15억원 이하 6억원·15억~25억원 4억원·25억원 초과 2억원) 규제는 변동이 없다. 다주택자의 주담대 만기연장 제한과 용도 외 유용된 사업자대출 회수 등 투기적 대출 수요를 죄는 기존 조치는 계획대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