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경제 · 2026-08-13 12:00
· #금융
정상사업장 자금 공급 확대
PF 보증 규모 향후 3년간 年 28.7조로 2.2배 확대
이주바 LTV 기준 완화
13일 금융위원회가 내놓은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금융 종합대책'은 주택 공급 부족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돼 온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의 자금 경색을 해소해 실제 착공과 주택 공급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데 방점이 찍혔다. 2022년 레고랜드 사태 이후 금융회사들이 PF 대출 심사를 강화하면서 사업성이 양호한 사업장까지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은 데다 고금리와 공사비 상승까지 겹치며 신규 착공이 크게 위축됐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정부는 PF 시장에 대한 자금 공급뿐 아니라 보증 확대와 보증료 인하, 부실 사업장 정상화, 규제 완화 등을 통해 주택 공급 효과를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날 신진창 금융위 사무처장은 "이제 PF 시장을 부실 정리보다는 정상 사업장에 대한 자금 공급 확대와 주택 공급 촉진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정부는 이에 PF 시장에 공급하는 자금 규모를 기존 26조3000억원에서 최소 47조8000억원+α로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정상 사업장 PF 보증 28.7조로 2.2배 확대…조기 착공 땐 보증료 추가 감면
금융위는 우선 사업성이 양호한 정상 PF 사업장에 대한 자금 공급을 대폭 확대한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한국주택금융공사(주금공)의 PF 보증 공급 규모를 향후 3년간 연평균 28조7000억원으로 늘린다. 직전 3개년 연평균 13조1000억원의 2.2배 수준이다. 특히 착공 예정 물량이 가장 적은 2027년에는 PF 보증 공급 목표를 33조원으로 높여 신속한 착공을 유도할 방침이다. 2026년 23조원, 2027년 33조원, 2028년 30조원이다.
공사비 상승으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사업장에 대한 지원도 확대한다. 중동 사태 이후 4조원으로 늘린 주금공의 '건축공사비 플러스 PF 보증' 규모를 5조원까지 확대한다. 당초 2027년 4월 종료할 예정이던 보증료 30% 인하 조치는 2027년 말까지 연장한다. 조기 착공을 유도하기 위해 보증을 받은 뒤 3개월 이내 착공하는 사업장에는 보증료를 10% 추가 감면하기로 했다.
주금공의 주거 사업장 PF 보증 비율도 2027년 말까지 한시적으로 기존 90~95%에서 최대 100%로 높인다. 보험사가 주금공에 특별출연금을 납부하고 이를 바탕으로 보험사의 PF 대출을 유도하는 특별보증 상품도 새로 마련한다. 은행권에 집중된 PF 자금 공급 창구를 보험업권으로 확대하겠다는 취지다.
김윤덕 국토교통부장관 1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전월세 및 매매시장 안정을 위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 및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금융 종합대책' 을 발표하고 있다. 발표에는 이억원 금융위원장, 임기근 국무조정실장, 이형일 재정경제부 차관이 배석했다. 2026.8.13 조용준 기자
원본보기 아이콘부실 사업장 정상화 속도…캠코 PF 펀드 4.1조 이상·신디케이트론 5조로 확대
사업성이 부족하거나 자금난으로 사업 추진이 지연된 PF 사업장의 정상화에도 속도를 낸다. 정부는 현재 1조1000억원 수준인 캠코 PF 정상화 지원펀드에 3조원+α를 추가해 4조1000억원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향후 3년간 재정 1조5000억원을 투입하고 민간자금 1조5000억원을 매칭해 3조원 규모의 펀드를 추가 조성한다. 전체 투자액의 60% 이상을 주거 사업장에 투자할 계획이다. 금융위는 3조원 투자 시 최소 1만8000가구 이상의 주택 공급 촉진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5대 은행과 보험사가 참여하는 PF 신디케이트론 규모도 기존 1조원에서 5조원으로 확대한다. 금융권이 자체적으로 조성하는 PF 펀드 역시 10조원 규모로 확대한다. 정부는 무분별한 자금 지원을 막기 위해 사업장별로 담당자를 지정하고, 국무조정실을 중심으로 관계부처가 인허가나 사업 진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애로사항을 함께 해소하는 체계도 가동할 방침이다.
12억원 초과 주택도 보증…이주비 LTV 산정·추가대출 규제 완화
PF 관련 규제도 한시적으로 완화한다. 정부는 당초 내년부터 시행할 예정이던 주거 사업장의 PF 자기자본비율 관련 규제를 2년간 유예하기로 했다.
주금공의 PF 보증 문턱도 낮춘다. 종래에는 동일 단지 내 분양가 12억원을 초과하는 주택에 대한 사업비 보증이 제한돼 왔다. 하지만 수도권 주택사업은 토지비 비중이 커 일부 주택만 보증 대상에서 제외되더라도 시행·시공사가 전체 공사비를 조달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 사업이 지연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에 앞으로는 12억원 초과 주택이 포함된 단지에도 토지비 등 사업비에 대한 보증을 허용하기로 했다.
또 종래에는 전체 사업에서 주택 비중이 70% 이상이어야 보증이 가능했지만, 앞으로는 주상복합과 주거용 오피스텔, 기숙사 등 준주택을 포함한 주거 비중이 70% 이상이면 보증을 받을 수 있도록 관련 규제를 완화한다.
이주비 대출을 위한 LTV 산정 방식도 합리화한다. 현재는 이주비 대출 목적의 담보인정비율(LTV)을 산정할 때 종전자산평가액을 기준으로 하고 있다. 앞으로는 종전자산평가액과 정비사업 종료 후 신축주택의 예상 가치인 '종후자산평가액' 가운데 더 큰 금액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 금융위는 주금공법 시행령과 내규를 개정해 오는 31일부터 이를 시행할 예정이다.
조합원이 기존 이주비 대출만으로 이주비를 충당하기 어려운 경우를 고려해 추가 이주비 대출 보증 상품도 신설한다. 앞서 정부가 주최한 국민 부동산 대토론회에서도 정비사업을 원활하게 추진하기 위해 이주비 대출 규제를 현실에 맞게 완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 바 있다.
현재 조합원 이주비 대출은 한도 6억원, 규제지역의 경우 LTV 40%가 적용된다. 앞으로는 6억원보다 많은 자금이 필요한 경우 시공사나 조합이 은행에서 자금을 빌린 뒤 조합원에게 다시 빌려줄 수 있도록 보증을 지원한다. 추가 이주비 대출의 보증 한도는 사업장별 예상 이주비 수요 등을 고려해 산정할 방침이다.
중소·중견 건설사의 정비사업 참여를 지원하기 위한 재개발·재건축 대출보증 상품도 신설한다. 해당 상품에는 일반 상품보다 0.1%포인트 낮은 보증료를 적용한다. 아울러 임대사업자가 주택 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주금공이 주택 가액의 최대 90%까지 보증하는 임대주택 운영자금 보증 상품도 새로 만든다. 장기·고정금리 자금 조달을 지원하기 위한 주택저당증권(MBS) 발행도 추진한다. 비아파트를 신축·매입하거나 기존 주택을 매입해 철거한 뒤 신규 주택을 공급하는 경우에는 일부 주택담보대출 규제의 예외를 허용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전문가들은 PF 금융지원 확대가 실제 주택 공급으로 이어지려면 사업장별 자금 수요를 정교하게 파악하고, 특히 수도권 착공을 앞당기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로봇청소기 꼴 날까 무섭다"…스멀스멀 세 넓히더...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실물 주택 공급이 먼저고 부동산 PF 같은 파이낸싱(금융) 공급은 그다음"이라며 "국토교통부가 공급할 주택과 관련된 브리지론, 본 PF 관련 지급액이 각각 얼마나 필요한지 정교하게 설계해 은행의 위험가중자산(RWA), 증권사 순자본비율(NCR) 상황에 맞는 자금이 적기에 조달되도록 유도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강경훈 동국대 경영학부 교수는 "부동산 PF 지원 확대 정책의 효과를 높이려면 수도권 주택 착공 시점을 당기는 것이 중요하다"며 "금융위가 자금 지원을 늘린다는 PF 정상 사업장은 수도권보다는 지방에 몰릴 가능성이 큰데, 수도권 실물 주택 공급 확대와 가격 인하에 직접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을 미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문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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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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