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양받던 국장, 찬밥됐다…초고액자산가 돈 빼서 해외·안전자산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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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열 NH투자증권 WM사업부 대표
달러표시 브라질국채 부상
낙인 낮춘 ELS 조기상환 순항
236가문 자산 16조원 굴려
IB딜 그대로 담은 IMA 주목
“국내 주식에서 나온 돈이 미국 주식과 안정형 상품으로 갈아타고 있다. 주가연계증권(ELS)이나 채권형으로 분산하는 흐름도 나타난다.”
최근 매일경제와 만난 이재열 NH투자증권 WM사업부 대표는 초고액 자산가들의 자금 흐름을 이렇게 진단했다. 지난달 변동성 장세 국면에서 올해 상반기 벌었던 수익의 상당 부분을 반납한 고객이 많았던 뒤 나타난 변화다.
대안으로 떠오른 것은 절세 효과까지 챙길 수 있는 브라질 국채다. 이 대표는 “브라질이 금리 인하를 단행하는 국면이라 관심이 커졌다”며 “10년물을 사서 비과세 이자를 1~2년 받다가 환율과 채권 단가가 유리해지는 구간에서 파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특히 달러 표시 브라질 국채가 인기다. 헤알화 표시 국채는 매매 금리가 연 14% 수준이지만, 헤알화 가치가 떨어지면 원금이 깎인다. 달러 표시는 금리가 연 6~7%대로 낮은 대신 헤알화가 아닌 달러에 연동돼 달러가 강세면 환차익까지 얹힌다. 이 대표는 “이자까지 달러로 나오니 미국 주식 등으로 곧장 굴리 수 있어 초고액 자산가의 관심이 크다”고 말했다.
ELS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녹인(원금 손실) 구간을 기초자산 가격보다 한참 아래로 설정해 손실 구간에 닿을 위험을 낮춘 설계 덕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한 상품은 30%대 수익률로 조기 상환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채권형으로 분산하는 수요가 있긴 하지만 본격적인 회복은 하반기를 지나야 할 것”이라며 “지난해 미국 채권 투자로 손실이 났던 기억이 아직 남아 있는 영향”이라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의 패밀리오피스 가입 가문은 현재 236가문이다. 이들이 맡긴 자산만 16조원이 넘는다. 지난해 8월 가입 기준을 100억원에서 300억원으로 세 배 높인 뒤에도 가문 수가 늘고 있다.
자산가들의 관심이 쏠린 곳은 반도체다. 이 대표는 “최근 자산가 고객들 사이에서도 반도체와 인공지능(AI)이 계속 가느냐는 질문이 가장 많다”고 전했다. 환율과 로봇 산업도 단골 주제다. 이런 질문에 답하기 위해 세미나를 활용한다. 이 대표는 “자문사나 운용사 대표를 직접 모시고 가 크고 작은 세미나를 열고, 급한 경우 화상으로라도 진행한다”고 말했다.
올해 개시한 종합투자계좌(IMA)도 안정형으로 향한 수요를 받아내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상반기 1·2호 상품을 내놔 총 5000억원이 넘는 규모로 판매한 바 있다. 1100억원 규모의 2호 상품은 청약 첫날 30분 만에 완판됐을 정도로 관심이 쏠렸다. 기준 수익률은 연 4%를 제시했지만 실제 성과는 4%대 중반을 기록하고 있다. 오는 18일 내놓는 1200억원 규모 3호는 연 4.5% 안팎이 될 전망이다.
차별화 포인트는 편입 자산이다. 이 대표는 “인수금융이든 회사채든 기업금융(IB) 부서에서 직접 소싱(조달)한 자산을 고객 상품에 그대로 담는다”며 “60~70%를 자체 기업금융 자산으로 채워 안정성을 높였다”고 말했다.
지난달 취임한 그가 가장 먼저 손댄 것도 사업부 간 시너지다. 법인 고객의 자금 흐름을 IB와 자산관리(WM) 파트에서 함께 짚어가는 플로비즈니스가 그 축이다. 가업승계 컨설팅의 경우 특히 그렇다. 이 대표는 “가업승계는 IB 담당자와 변호사, 세무사, 프라이빗뱅커(PB) 네 명이 함께 들어가 원스톱으로 처리한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임기 내 목표로 ‘NH만의 색깔’을 꼽았다. 그는 “답은 결국 시너지에 있다”며 “플로비즈니스로 색깔을 입혀 고액 자산가라면 누구나 찾는 WM사업부를 만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