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포스탁데일리=박상철 기자] 13일 국내 주식시장 오전장은 글로벌 인공지능(AI) 및 반도체 밸류체인의 동반 하락과 대북 경제협력 테마 및 지역 개발 관련주의 선별적 상승세가 엇갈리고 있다. 지난밤 뉴욕증시에서 불거진 중국 반도체 기업의 기술 굴기 가시화와 미국 주요 핵심 반도체 기업 전현직 수장들의 인공지능 산업 과열 경고 발언이 투자 심리를 차갑게 얼어붙게 만들며 국내 증시의 관련 인프라 및 반도체 섹터에 강력한 하방 압력을 가하고 있다.
이날 오전장 하락세를 주도하는 핵심 진원지는 단연 반도체와 인공지능 인프라 밸류체인이다. 특히 중국 메모리 반도체의 선두 주자인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의 기술 약진 소식과 미국 반도체 업계 거물들의 비판적 전망이 맞물리며 시장의 펀더멘털 우려를 증폭시켰다. 차오칸위 CXMT 총재는 최근 열린 공식 행사에서 올해 연말까지 '4F스퀘어(4F²)' 구조를 채택한 차세대 서버용 메모리인 'DDR5 RDIMM'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전격 발표했다. 4F² 구조는 현재 범용으로 쓰이는 6F² 대비 칩 면적을 30%가량 줄이고 전력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어 차세대 메모리 공정의 핵심 기술로 꼽힌다.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메모리 대표 기업들 역시 4F² D램 상용화를 위한 초미세 공정 연구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에서, 만약 CXMT가 선제적으로 해당 제품을 양산하고 시장에 출시할 경우 차세대 메모리 경쟁에서 중국이 선도적 지위를 점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이는 단순히 개별 기업의 경쟁력 약화를 넘어 글로벌 첨단 반도체 공급망 내에서 중국의 입지가 대폭 강화될 수 있다는 구조적 리스크로 해석되며 국내 반도체 투톱을 비롯한 소부장 기업들의 주가를 짓누르고 있다.
여기에 더해 미국 반도체 핵심 기업 수장들의 잇따른 인공지능 산업 리스크 경고가 기관과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세를 자극하는 뇌관으로 작용했다. 혹 탄 브로드컴 최고경영자와 립부 탄 전 인텔 이사회 임원은 현재의 인공지능 산업이 직면한 최대 암초로 기술적 한계가 아닌 '자본 조달 비용'을 지목하며 시장의 맹목적인 낙관론에 강한 제동을 걸었다. 혹 탄 최고경영자는 인공지능 성장의 가장 큰 제약은 최첨단 메모리 칩의 부족이 아니라 천문학적인 자본 그 자체가 될 것이라며, 현재 시장의 과열 양상과 묻지마식 투자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수많은 투자자가 자신이 구체적으로 무엇에 투자하고 어떤 수익 모델을 기대할 수 있는지도 모른 채 과장된 기대치에만 의존해 베팅하고 있다며 이를 카지노 도박꾼의 맹목적 행태에 빗대어 경고했다. 립부 탄 전 최고경영자 역시 미국 기술 기업들이 인공지능 모델 개발 과정에서 인프라 구축 비용 통제에 실패할 경우 심각한 재무적 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딥시크, 문샷의 키미, 지푸의 GLM 등 중국발 오픈소스 기반 인공지능 모델들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이들 모델의 토큰당 처리 비용이 미국 경쟁사보다 월등히 낮으면서도 훌륭한 성능을 발휘해 글로벌 기업들의 채택이 매우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는 막대한 자본을 쏟아붓는 미국 주도의 인공지능 수익화 모델이 중국의 저가 고효율 전략에 의해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이러한 복합적인 악재들로 인해 지난밤 뉴욕증시에서는 인공지능 랠리의 대장주인 엔비디아가 1.29% 하락한 것을 비롯해 SK하이닉스 주식예탁증서(ADR)가 4.02%, 샌디스크를 보유한 웨스턴디지털 등 관련 기업들이 급락했고,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역시 3.88% 주저앉는 등 반도체 섹터 전반이 일제히 파란불을 켰다. 아울러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구축의 핵심 축을 담당하던 광통신 및 전력 인프라 관련주들도 직격탄을 맞았다. 루멘텀홀딩스가 9.78%, 코닝이 6.00% 폭락했으며, GE버노바(0.79%), 뉴스케일 파워(6.94%), 오클로(7.18%), 블룸에너지(6.50%) 등 소형모듈원전(SMR)과 연료전지 및 신에너지 관련주들도 일제히 큰 폭의 하락세를 기록하며 시장의 불안감을 고스란히 반영했다.
뉴욕발 충격파는 13일 국내 장중에도 여과 없이 전달되며 관련 종목들의 낙폭을 키우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외국인과 기관의 집중적인 매도 물량에 밀려 하락세를 주도하는 가운데, 삼성전기, 이수페타시스, 한미반도체, 동운아나텍, 피엠티, 티씨케이, 네패스아크, 네패스, 펨트론, 어보브반도체, DB하이텍 등 반도체 밸류체인 전반에 걸쳐 파란불이 켜졌다. 통신 및 전력 인프라 테마 역시 투심이 급격히 악화되며 티엠씨, RF머트리얼즈, RFHIC, 자람테크놀로지, 대한광통신, 라이콤 등 광통신 및 5G 통신장비주가 하락하고 있으며, LS마린솔루션, LS, 산일전기, HD현대일렉트릭, 효성중공업, 두산에너빌리티 등 전력설비와 전선, 원자력발전 테마도 동반 하락의 늪에 빠졌다. 미코, 서진시스템, 두산퓨얼셀, 한선엔지니어링 등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 수소에너지, 전력저장장치(ESS) 관련주 역시 일제히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증권정보 기업 인포스탁의 집계에 따르면 오전 10시 10분 기준 S7테마 지수는 7.99% 하락했고, 뉴로모픽 반도체와 반도체 대표주 테마 역시 각각 7.85%, 7.12% 급락하고 있다.
반면 이러한 첨단 기술주의 부진 속에서도 특정 정책 테마와 지역 개발 관련주들은 독자적인 상승 궤적을 그리고 있다. 전일부터 이어져 온 정부의 호남권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 속도전 강조 발언이 지속적인 호재로 작용하며 서산, HC보광산업, 강동씨앤엘이 포함된 일부 시멘트 및 레미콘 관련 테마가 강한 매수세를 동반하며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대규모 인프라 건설에 필수적인 기초 건자재 수요가 단기간에 급증할 것이라는 실적 개선 기대감이 주가에 선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동일 시간 기준 인포스탁 집계 시멘트 및 레미콘 테마 지수는 2.29%, 아스콘 테마 지수는 0.92% 상승하며 전체 시장의 하락세와 뚜렷한 대비를 보이고 있다.
박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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