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장기성장률 5년마다 1%P 뚝 … 반도체 호황 착시 경계를"
매일경제-경제 · 2026-10-12 17:40
· #반도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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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어재단 정책 라운드테이블
추격형 성장모델 한계 봉착
2030년 이후엔 역성장 위험
총요소생산성 확대 위해선
새로운 지식 창출역량 중요
전국민 아이디어 등록제 제시
추격형 성장모델 한계 봉착
2030년 이후엔 역성장 위험
총요소생산성 확대 위해선
새로운 지식 창출역량 중요
전국민 아이디어 등록제 제시
특히 단기 부양책만으로는 장기성장률 하락을 되돌리기 어려운 만큼 교육개혁, 산업정책, AI 확산 전략을 하나의 장기 성장 전략으로 묶어야 한다는 진단이다.
12일 니어재단·한국개발연구원(KDI)·한국경제학회는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한국 경제: 지금 서 있는 곳, 가야 할 길'을 주제로 공동 경제정책 라운드 테이블을 열었다. 니어재단이 주관한 이날 토론회에는 KDI와 산업연구원, 한국조세재정연구원,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등 국책연구기관과 학계 석학들이 대거 참석해 한국 경제의 새 성장 전략을 논의했다.
정덕구 니어재단 이사장은 "한국 장기 생존 방정식의 상수와 변수에 급격한 변화와 함께 경고등이 켜지고 있다"며 "지정학적 변화가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는 만큼 기존 국제분업 방식의 생존 체제를 크게 조정해야 할 국면"이라고 진단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한국 경제에 구조적 위기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김미루 KDI 거시·금융정책연구부장은 한국 경제의 장기성장률이 5년마다 약 1%포인트씩 하락하는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 부장은 "우리나라의 실질 장기성장률은 지난 30년간 추세적으로 하락해왔다"며 "이 추세대로라면 2029~2030년쯤 성장이 거의 정체되고, 이후에는 마이너스 성장에 진입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김 부장은 잠재성장률 하락의 핵심 원인으로 총요소생산성 증가세 둔화를 꼽았다. 그는 "같은 노동과 자본으로 더 많은 부가가치를 만들어내는 능력의 개선 속도가 둔화되고 있다"며 "인적자본 축적의 제약도 생산성 향상과 국내 투자 수익성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말했다.
◆ 종전 산업공식으론 성장 못해
저성장 늪에서 벗어나기 위한 해법으로 한국 경제가 모방형 성장에서 창조형 성장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지식을 빠르게 습득하고 따라잡는 능력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해진 만큼 새로운 기술과 아이디어를 스스로 만들어내는 역량이 중요해졌다는 것이다.
김세직 KDI 원장은 "1960~1980년대에는 모방형 인적자본 축적으로 장기성장률 8% 이상 고성장이 가능했지만, 1990년대 이후에는 모방형 인적자본의 가치가 빠르게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아이디어를 등록해 권리를 보호하고 공공적 가치가 있으면 정부가 사들이는 '전 국민 아이디어 등록제'를 제안했다. 조덕상 KDI 거시·금융정책연구부 연구위원은 "좋은 아이디어는 외부성이 크기 때문에 이를 모아 한두 개라도 성공시킬 수 있다면 큰 결실을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 민간 초기 위험 정부 분담을
정부가 특정 산업을 선별해 자금을 집중 투입하던 '개발국가' 방식으로는 한국 경제가 더 이상 성장하기 어렵다는 진단도 나왔다. 강성진 한국경제학회장(고려대 경제학과 교수)은 "민간기업의 기술·투자 역량이 확대된 현재에는 정부가 산업과 자원 배분을 직접 지휘하는 방식보다 민간이 감당하기 어려운 혁신의 위험을 분담하고 새로운 기술과 시장 형성을 지원하는 기업가형 국가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반도체 호황에 가려진 산업 경쟁력 약화를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권남훈 산업연구원장은 "2026년 들어 수출과 기업 실적의 총량 지표가 반도체 덕분에 크게 개선됐지만 이를 산업 전반의 경쟁력 회복 신호로 보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실물 경제를 떠받치기 위해 경제안보 전략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정범 기자]